'시계 제로' 금호타이어 "내일 이후는 없다"

  • 송고 2018.03.29 14:51
  • 수정 2018.03.29 14:56
  • 이혜미 기자 (ashley@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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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여전히 국내기업 인수 주장…해외매각 철회 입장 고수

법정관리 앞 노노 갈등 심화…'노조 동의없이 강행' 주장도

지난 24일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금호타이어 해외 매각 철회 1차 범시도민대회서 참가자들이 '해외매각 철회'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4일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금호타이어 해외 매각 철회 1차 범시도민대회서 참가자들이 '해외매각 철회'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 돌입을 앞두고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시계 제로' 상태에 빠졌다.

국내기업 인수설이 고개를 들며 노조를 중심으로 공개 재입찰 요구가 제기된 가운데 노조와 일반직, 그리고 노조 내부의 갈등까지 더해지며 상황이 한층 악화되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노조는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더블스타 매각을 중단하고 국내기업 인수를 통해 정상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조삼수 대표지회장과 정송강 곡성지회장은 "인수 의사를 밝힌 복수의 국내 기업이 있는데도 채권단이 법정관리를 한다는 것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조측이 언급해온 인수 의사를 가진 국내기업이 지난 27일 인수할 수 없다는 최종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노조는 "채권단과 정부의 다양한 압박이 인수포기의 원인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국내 기업의 참여를 보장해 매각 재추진할 것을 산은측에 요구했다.

앞서 지난 27일 타이어유통업체인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 인수 추진을 공식화하자 그간 국내 기업의 인수 의사는 없다고 알려졌던 매각전은 혼돈에 빠졌다.

이어 28일에는 미국 S2C 캐피탈이 산업은행측에 공문을 보내 6억달러 규모의 재무적 투자 논의를 요청하며 나서기도 했다.

산은측은 S2C캐피탈의 투자제안에 대해 "공식적인 서명도 없고 형식상으로도 의미있는 투자 제안으로 볼 수 없다"며 "기관과 개인투자자가 보유한 모든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겠다는 것도 현실성이 결여된다"고 일축했다.

금호타이어 내부적으로도 노노(勞勞)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먼저 생산직 노조를 제외한 일반직 사원들로 구성관 일반직 대표단은 청산 절차로 이어질 수 있는 법정관리만은 피해야 한다며 회사 정상화를 위한 외부자본 유치에 찬성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노조는 30일 예정대로 총파업을 예고하며 "30일까지 완강하게 버텨야 해외매각을 철회하고 우리가 살 수 있다"고 조합원들을 독려했다.

노조는 "산은이 금호타이어 구성원을 벼랑 끝으로 몰아가는 공갈협박을 자행하고 있다"며 "산은이 30일이 지나서 법정관리를 선택하는지 당당하게 투쟁해 나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노조 내부에서도 잡음이 점차 거세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강성인 노조 집행부가 전체 조합원들과 소통없이 투쟁논리만을 강요하고 있다는 불만이 새나오고 있다.

데드라인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자 금호타이어 구성원 사이에서는 노조의 동의가 없어도 해외 매각을 강행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산은은 30일 기한을 넘기면 더이상의 시한 연장은 불가능하며 법정관리는 피할 수 없는 절차라고 최후통첩을 전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더블스타와의 계약이 무산되면 법정관리로 갈 수밖에 없는 기계적인 절차만이 남을 뿐"이라며 "기한을 넘겨 4월2일이 되면 어음이 몇백억원 도래하고 부도처리 과정을 밟게 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자율협약 종료 시한인 30일 이후에는 현실적으로 제 손을 떠나게 된다"며 "30일이 데드라인이며 더 미루고 싶어도 미룰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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