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별세 조원태 체제 가속화…상속 아킬레스건 되나

  • 송고 2019.04.08 14:38
  • 수정 2019.04.08 16:07
  • 박용환 기자 (yhpark@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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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조 사장, 그룹경영 키 쥘 듯

하지만 상속세 50% 문제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 아킬레스건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대한항공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의 별세로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한진그룹을 지휘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조 회장의 지분 상속 여부에 따라 경영권 분쟁 소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한진그룹 경영권 향방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그동안 한진그룹의 경영현안을 직접 챙겨왔는데 지난달 27일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연임이 불발되면서 대한항공 대표이사직은 상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여전히 대한항공 회장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게 한진그룹의 입장이었다.

하지만 갑작스런 별세로 대한항공 경영은 조 사장 체제로의 전환이 급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6년 3월 대한항공 대표이사 총괄부사장으로 선임된 뒤 이듬해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조 사장은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대표이사도 맡고 있어 당장 조 회장의 부재로 그룹의 경영이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조 사장이 그룹을 이끌어나가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우호 지분 확보가 관건이다. 때문에 조 회장의 지분 승계 여부가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한진칼에 대한 조 회장 일가의 우호 지분은 28.95%다. 이중 조 회장이 17.84%를 보유하고 있다. 조 사장 2.34%, 장녀 조현아 2.31%, 조현민 2.30% 등으로 조 회장 자녀들의 지분은 미미한 수준이다.

몇 년간 자녀들의 구설수로 조 회장이 지분 이양을 통한 후계 구조가 안정화하지 않은 상황이다. 당장 조 회장의 지분 상속이 문제다. 50%의 상속세 납부가 관건인데 지분을 매각할 경우 그룹 경영에 있어 리더십을 발휘하기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상속세를 지분으로 내게 되면 조 회장의 지분이 절반으로 줄어 조 사장 자녀들 등의 우호지분은 20.03%로 낮아진다. 이 경우 한진칼 2대 주주인 사모펀드 KCGI와의 경영권 분쟁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진칼 2대 주주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는 지분을 늘리며 조 회장 일가를 견제하는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는 한진칼 지분을 기존 12.68%에서 8일까지 13.47%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민연급과 지분을 합하면 20.81%로 조 사장의 우호지분을 넘어서게 된다.

KCGI는 지난해 11월부터 한진칼 지분을 매입해 2대 주주로 올라서며 대주주의 횡포를 막겠다는 명분을 들어 조 회장과 자녀들을 견제하고 있다.

때문에 조 사장은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 조 회장의 지분을 그대로 상속받기 위한 해법이 절실한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상속 과정에서 지분 외에 담보대출 등을 통한 상속세 납부 등도 고려할 수 있겠지만 한진그룹에 대한 세간의 비난 여론은 조 사장의 상속 과정에서 운신의 폭을 좁힐 수도 있어 다양한 해법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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