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희의 금융살롱] 금감원 종합검사 원하는 금융사…'왜'

  • 송고 2019.04.11 15:56
  • 수정 2019.04.11 15:56
  •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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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적검사·금융사 길들이기 논란을 받고 있는 금융감독원 종합검사를 오히려 반기는 곳이 있어 시선이 집중된다.ⓒEBN

표적검사·금융사 길들이기 논란을 받고 있는 금융감독원 종합검사를 오히려 반기는 곳이 있어 시선이 집중된다.ⓒEBN


표적검사·금융사 길들이기 논란을 받고 있는 금융감독원 종합검사를 오히려 반기는 곳이 있다. 시선이 쏠린다. 금감원 종합검사는 지난해 취임한 윤석헌 원장의 취임일성으로, 4년만에 부활하면서 일부에서는 부담스럽게 여기고 있다. 통상 종합검사는 수십명의 검사인력이 투입돼 4주 가량 진행된다.

하지만 추가 확인과 자료 요청 및 소명 등이 필요한 부분이 발견되면 수주일 가량 연장되는 경우도 다반사다. 금융사 입장에선 많은 인력들이 금감원의 종합검사를 지원해야 하고 종합검사로 발견된 문제에 대한 징계 부담 영향으로 금융사들은 종합검사 자체에 대한 불만이 높다.

금융사 입장에선 고충과 부담이 큰 종합검사에 대해 몇몇 금융사의 감사실에서는 내심 기대하는 바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 평상시에는 내부 직원들의 기강 확립 및 비위 감시에 주력하는 감시실의 역할이 종합검사 때 '발휘'되기 때문이다.

한 금융사 감사실 관계자는 "평소에는 현업부서의 업무 적법성 여부에 개입하는 감사실이 종합검사 때는 금감원 검사인력과 자사 사이의 다리가 돼 검사를 서포트한다"고 말했다. 감사실이 금감원 검사인력이 요구하는 자료 및 소명에 대해 나서면서도 본질적으로는 자사의 검사부담 완화 및 징계 수위를 최대한 낮추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 때문에 금감원 종합검사는 금융사 감사실·감사위원의 '남다른 존재감'을 입증할 기회로 받아들여진다. 일부 감사위원들에게는 연임을 위한 명분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아울러 일부 금융사 감사실에서는 종합검사를 통해 선제적 리스크관리와 회사내 축적된 악습 정리 차원에서 종합검사 대상이 되는 것을 반기는 분위기도 있다. 부실자산을 한 회계연도에 모두 반영해 위험요인을 일시에 제거하는 회계기법인 빅배스(big bath)와 같은 성격으로 종합검사를 활용한다는 얘기다. 빅배스는 '목욕을 철저히 해서 더러운 것을 씻어낸다'는 사전적 의미에서 유래됐다.

김남희 금융증권부 기자ⓒEBN

김남희 금융증권부 기자ⓒEBN

금융사 한 관계자는 "금융사를 샅샅이 살펴볼 수 있는 종합검사는 금감원이 피감기관에 행사할 수 있는 가장 크고 무서운 무기로 비유되지만, 종합검사를 기회로 삼으려는 금융사 감사실도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사 감사실 관계자는 "회사 부실 관리 및 내부 기강 확립을 위해 진정성 있게 임하는 감사 업무자는 얼마 없고, 자신의 영달을 꾀하려는데 집중하는 감사도 있다"고 했다.

한편 은행권에서는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물망에 올랐으며 보험업계에서는 한화생명, 메리츠화재, 삼성생명 등이 종합검사 대상으로 유력하다.

당초 금감원 검사시작 시점은 이달 말쯤으로 예상됐으나 유력대상으로 꼽히는 곳들은 아직 확정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통상 검사대상에게 2~4주 전에 사전통보를 하는 관행이 있는 만큼 본격적인 종합검사는 내달 초쯤 착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감원은 지배구조, 재무건전성, 내부통제 현황, 소비자보호 실태, 상시 감시지표 등을 항목별로 점검해 종합적으로 등급을 매긴 뒤 일정 기준에 미달하거나 점수가 낮은 곳을 위주로 선정한다. 또한 금감원은 검사역들이 준수해야 할 검사 태도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검사 후 피감기관을 통해 사후 점검에도 나설 방침이다. 아울러 종합검사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는 금융사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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