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커지고 애플 가세하고"…글로벌 OTT 각축전 예고

  • 송고 2019.04.15 05:56
  • 수정 2019.04.15 08:06
  •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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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11월 새 OTT '디즈니+' 출시 공식화

최근 진출 계획 밝힌 애플도 '애플TV+' 공개

국내는 넷플릭스가 주도권, 디즈니+ 도입에도 준비 태세

21세기 폭스와 인수합병(M&A)이 최종 확정된 디즈니가 연말께 새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출시를 공식화했다. 애플도 새롭게 OTT 시장에 가세하면서 넷플릭스가 촉발한 OTT 경쟁이 한층 격렬해질 전망이다.

15일 미디어 업계에 따르면 디즈니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버뱅크 본사에서 투자자의 날 행사를 열고 오는 11월 12일부터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플러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서비스 이용료는 월 6.99달러로 1년 구독료는 69달러다. 디즈니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위해 내년에 10억 달러(약 1조1400억원)를 투자하고 2024년 이를 20억 달러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2024년 말까지 6000만~90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디즈니플러스는 우선 미국에서 시작하고 출시 후 2년 내 전세계 주요지역에 진출한다는 목표다.

앞서 디즈니는 지난달 20일(현지시간) 21세기 폭스 인수가 효력을 발휘한다고 발표했으며 인수 가격은 710억 달러(약 81조원)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이번 합병으로 디즈니의 영화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말 기준 35.1%를 넘어섰으며 미디어 콘텐츠 업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기업으로 재탄생했다"고 평가했다.

콘텐츠를 제작하는 시작 단계부터 텔레비전이나 영화관, 스트리밍 서비스로 배급하는 최종 단계까지 전 과정에서도 지배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시청자 가입을 유도할 매력적인 콘텐츠 필요성이 배가되면서 디즈니는 OTT 서비스 '훌루' 지분 30%를 포함해 21세기 폭스가 소유한 영화 스튜디오, TV 프로그램 대다수를 흡수한다.

21세기 폭스 자산 중 미국 내 뉴스, 스포츠 채널 일부만 폭스 코퍼레이션에 그대로 남을 예정이다. 특히 올해부터 넷플릭스에 콘텐츠 공급을 중단했다.

미국 증권업계는 디즈니+ 플랫폼이 미국 내 4500만 가입자를 포함해 세계에서 1억6000만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세계 최대 OTT 사업자인 넷플릭스의 글로벌 가입자는 1억4000만명이다.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에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며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수성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디즈니, 애플 등도 자체 제작 콘텐츠를 강화하며 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특히 애플은 지난달 25일 애플TV+와 뉴스·게임·신용카드 등 신규 서비스를 발표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IT기기 중심에서 콘텐츠 사업을 강화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3분기 애플TV+를 공개할 예정이며 자사 제품 뿐 아니라 삼성, LG, 소니 등의 스마트TV와도 연동된다.

국내는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디즈니+ 도입을 위한 움직임도 벌어지고 있다.

이미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넷플릭스를 도입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1분기 실적발표에서 "신규 고객층이 확대됐고 오리지날 콘텐츠인 킹덤을 송출한 뒤 하루 유치 고객이 3배 이상 늘어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효과로 넷플릭스의 국내 가입자는 지난 2월 기준 약 240만명으로 1년 새 3배 증가했다.

넷플릭스 공세 강화로 대항마를 고민 중인 이통 3사가 디즈니+ 도입을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즈니는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 21세기 폭스 등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연합전선 구축을 통해 OTT 시장 입지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디즈니는 일본 이통사 NTT도코모와 계약을 맺는 등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해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이통사와 협업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의 디즈니+ 도입은 넷플릭스 제휴로 인해 쉽지 않은 반면 SK텔레콤과 KT와는 시너지 효과 등에서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해외 OTT 플랫폼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더욱 다양한 콘텐츠가 요구된다"며 "해외 콘텐츠 수급을 위해 글로벌 강자와 협력하는 등 다각적인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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