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여분 만에 끝난 미중 무역협상…외환시장 '들썩'

  • 송고 2019.05.10 11:04
  • 수정 2019.05.10 11:08
  • 이형선 기자 (leehy302@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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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전날(9일) 하루 새 10원↑…1180원 근접

협상 결렬시 양국 관세전쟁 발발…"환율강세 우위 전망"

국내 외환시장에 환율 전쟁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세를 진정시켜줄 미·중 무역협상의 종결 시한이 임박했음에도 관세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이견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어서다.ⓒ연합뉴스

국내 외환시장에 환율 전쟁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세를 진정시켜줄 미·중 무역협상의 종결 시한이 임박했음에도 관세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이견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어서다.ⓒ연합뉴스

국내 외환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세를 진정시켜줄 미·중 무역협상의 종결 시한이 임박했음에도 관세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이견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어서다. 무역전쟁 종결에 대한 비관론이 또다시 확산되는 가운데 환율의 상승 탄력이 더욱 강해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9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0.4원 오른 1179.8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2년 4개월 만에 최고치다.

환율 급등 배경에는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될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자리했다. 이날 외신들은 미국과 중국이 미국 워싱턴DC에서 첫날 무역협상을 마무리했다고 보도했다.

90여분 만에 끝난 이날 협상은 10일(현지시간) 하루 더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무역협상의 합의 또는 결렬과 같은 결론이 일단 연기됐다.

협상은 결론이 나지 않았지만 미국은 예고했던 대로 10일(현지시간) 오전 0시 1분부터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하는 조치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 세관 당국자가 10일 오전 0시1분 이전에 미국을 향해 출발한 중국 화물에 대해서는 기존대로 10%의 관세를 적용한다고 밝히면서 실제 인상된 관세 적용시기는 다소 늦춰지게 됐다. 미중 무역협상이 현재 진행 중인만큼 결과에 따른 관세적용의 유동성을 남겨 둔 셈이다.

앞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8일(현지시간) 연방관보 사이트에 "2000억 달러(약 234조원) 규모 대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일부터 10%에서 25%로 올릴 것"이라고 통지했다. USTR는 "이 문서는 9일 발행될 예정이며 이전까지는 PDF 버전을 내려 받을 수 있다"며 "이해당사자들이 일부 제품에 대해 관세인상 예외를 요청할 수 있는 절차를 구축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날 유세에서 "중국이 미국과 무역협상에서 합의를 깼다"며 "중국이 높은 관세를 물게 될 것"이라며 중국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였다.

이에 중국 상무부도 "미국이 관세를 인상하면 필요한 대응조치(countermeasures)를 취해야만 할 것"이라며 보복조치를 경고했다. 미·중 무역전쟁 재점화에 따른 파장이 또다시 글로벌 외환시장을 강타할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협상 결렬 시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업계 역시 10일 무역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 추가적인 환율 상승 가능성을 점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국내 수출 환경 악화 및 경기 침체 악재들이 해소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는다.

허정인 NH선물 연구원은 "미중 교역 갈등이 장기전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인식과 대중 관세 상향이 한국 시장의 펀더멘털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부정적 우려가 증가했다"며 "이에 원·달러 환율은 강세 우위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의 미사일 도발 역시 대북관계의 변화로 인식되며 원·달러 환율 상승에 일조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시장의 예상과 달리 양측이 원만한 합의에 이른다면 글로벌 교역 및 경기 회복 기대감 상승, 그에 따른 기업 실적 전망 상향으로 환율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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