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美 법인 설립 박차 …신약개발 R&D 목표

  • 송고 2019.06.10 11:01
  • 수정 2019.06.10 11:02
  • 권영석 기자 (yskwo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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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강화·파이프라인 확대 등 노려

국내 주요 바이오제약사들이 미국 보스턴에 둥지를 틀고 있다. 글로벌 최대 시장인 미국에 해외법인을 세워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이뤄낸다는 복안이다.

특히 세계 핵심 의약품 시장인 미국 내 인프라를 최대한 이용,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협력 강화)에 집중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10일 제약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미국에 글로벌 이노베이션 센터를 열고 글로벌 신약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글로벌 이노베이션 센터는 임상개발, 중개의학 분야 전문가 등으로 구성돼 보스턴의 바이오 인프라를 활용한 혁신기술 도입 및 글로벌 신약개발의 교두보 역할을 맡게 된다.

초대 센터장은 홍성원 생명과학사업본부 신약연구센터장이 겸임할 예정이다. 올해 말까지 총 15명의 전문가를 현지 채용할 계획이다.

LG화학이 보스턴에 연구센터를 설립하게 된 것은 보스턴이 미국 최대 규모의 바이오 클러스터로 풍부한 현지 전문 인력과 바이오 벤처 및 연구기관들이 밀집되어 있기 때문이다.

실제 보스턴 지역에는 머크, 노바티스, 화이자 등 약 2,000개의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있다. 대학교 및 연구소는 물론 임상 진행이 가능한 다양한 대형 종합병원들이 밀집해 있다.

특히 바이오 분야의 종사자 수가 9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미국 전역에서 가장 많은 전문 인력이 거주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화학은 이러한 바이오 인프라를 활용해 자체 개발 및 외부 도입 신약과제의 글로벌 상업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우선 자체개발 신약과제인 통풍,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의 글로벌 임상 2상 진행을 위해 올해 말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 2상 시험계획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또 연구 및 비임상 단계인 당뇨, 비만, 지방간 치료 신약과제 등도 향후 임상 1상을 진행하고, 미국 ‘큐 바이오파마’ 등으로부터 도입해 온 항암 신약과제들도 파트너사와 협업을 통해 임상개발을 적극 추진한다.

LG화학은 이를 통해 현재 4개 수준인 임상단계 신약과제를 2025년까지 15개 이상 확보할 계획이다.

신학철 부회장은 "LG화학의 차세대 핵심 성장동력인 바이오 사업은 장기간의 안정적인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한 분야"라며 "이번 글로벌 이노베이션 센터의 운영을 시작으로 향후 더욱 적극적인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해 혁신신약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한양행 역시 올 초 미국 보스턴에 현지 사무소를 설립했다. 지난해 3월 샌디에이고에 '유한USA'를 설립한 후 두 번째다.

유한양행은 샌디에이고와 보스턴에 각각 설립한 법인과 사무소 등을 통해 외부에서 신약 후보물질과 원천기술을 발굴하는 등의 오픈이노베이션에 나설 예정이다. R&D 파이프라인을 다각화하는 한편 성공 가능성이 높은 후보물질이나 투자할 만한 회사를 적극적으로 찾는다는 전략이다.

삼양바이오팜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미국 보스턴에 '삼양바이오팜USA'를 설립한 바 있다. 삼양바이오팜은 미국 법인 설립을 계기로 다국적제약사, 연구소 등과의 네트워크를 구축, 외부 신약 후보물질과 기술을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제약 기업들이 앞다퉈 보스턴에 '거점'을 설립하는 이유는 보스턴이 말 그대로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 클러스터이기 때문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ilicon Valley Bank) 보고서(Trends in Healthcare Investments and Exits 2019)에 의하면 지난해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 업체들이 체결한 신약과제 라이선스 계약은 총 85건을 기록했다. 공개된 계약 규모만 42억달러(약 5조원)에 달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 바이오 시장의 상징적 거점인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는 글로벌 신약개발의 교두보로 삼기에 알맞고 혁신 신약을 지속적으로 출시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어 업체들에겐 매력적인 장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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