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에 숨죽인 증권가, 미·중 갈등 봉합 기대에 '반색'

  • 송고 2019.06.19 11:08
  • 수정 2019.06.19 11:31
  • 이형선 기자 (leehy302@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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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美 연준 하반기 금리인하 단행 가능성 높아"

G20 미중 무역협상 재개로 관망세로 전환 가능성↑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연합뉴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스탠스에 대한 기대감을 일찌감치 반영한 후 숨을 죽이고 있던 증시가 미중 무역전쟁의 봉합 가능성에 '반색'했다. 전날 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G20 정상회의서 시진핑과 장시간 회담 가질 것"이라는 트윗이 시장의 기대감을 부추겼다. 랠리로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지난 4일 경기 확장을 위해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히면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주까지 확인된 낮은 물가와 부진한 5월의 고용지표 등도 금리인하 기대를 키웠다.

다만 일각에서는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 속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스탠스가 나올 경우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이달 말 열리는 G20회의에서 미중 무역협상이 전격 재개되는데 따라 연준이 극적인 스탠스 변화보다는 관망세를 취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업계의 중론은 당장 이번 달 열릴 FOMC 회의에서 전격적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물론 이번에 연준이 경제성장률이나 물가 전망 등을 낮춘다면 이는 향후 금리인하 신호탄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뒤따른다.

김성훈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은 미 기준금리가 연내 2회, 향후 1년 내 3회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며 "기대와 현실의 간극에 따라 금리 방향성이 결정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연준의 7월 인하 신호가 나타나면 한은은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경제전망 하향 조정으로 금리인하 신호를 보이고 8월 인하 기대가 커질 것"이라며 "연준이 9월에 금리를 인하하면 한은은 4분기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일반적으로 금리인하는 유동성 증가로 이어져 주식시장에서 호재로 인식된다. 이에 국내 증시가 강하게 반등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당장 이달 회의에서 나타날 연준의 스탠스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높아지고 있는 금리인하 기대감 속 연준이 덜 비둘기파적 스탠스를 제시하면, 단기적으로 차익시현 매물 등이 크게 나타나 금융시장 전반에 큰 파장을 미치게 될 수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금리인하 자체에 대한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우선 미국 경기침체 신호가 옅어지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달 미국의 산업생산·소매판매는 호조로 나타났고, 2분기 성장률 전망치는 1.5%에서 2.1%로 대폭 상향 조정됐다. 이처럼 경기가 확장 국면일 때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의 명분이 약해질 수밖에 없는 만큼 극적인 통화정책 변경 스탠스를 보일 가능성이 낮다는게 신중론의 근거다.

여기에 미국이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될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연준의 전격적인 '금리인하'보다는 금리동결 기조나 관망세로의 전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한국시간 기준 6월 18일 밤 10시 39분경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간 확장 정상회담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난항을 보이던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다시 재개될 수 있게 됐다"며 "G20 정상회의 이후 미중 정상회담이 개최될 예정으로, 정상회담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경우 금리인하의 원인이 해소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급격한 입장 변화로 미중 무역협상이 또다시 추가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시장 상황이 급반전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FOMC에서 연준은 성명서 상 문구 수정, 점도표 하향 등을 통해 완화적인 스탠스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그러나 주식시장에서는 해당 재료를 6월 현재(~18일)까지 상당부분 소화해나면서 추가 모멘텀이 부재해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예상보다 덜 비둘기파적인 스탠스를 제시하거나 G20 정상회담을 앞두고 다시 미중 무역협상 관련 추가 악재의 등장으로 향후 시장 상황이 재차 급반전할 소지가 있다"며 "G20 정상회담이 종료되기 직전까지는 위험관리 스탠스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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