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지주, 아픈 손가락…농협생명·농협손보

  • 송고 2019.07.09 15:17
  • 수정 2019.07.09 16:13
  •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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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째 보험계리법인 밀리만 컨설팅 받고 있는 농협 계열보험사

업계 "혁신, 기존 이익 파괴하면서도 새로운 더 큰 이익 창출해"

NH농협보험(농협생명·손해보험)은 올 초부터 체질 개선을 위해 외부 컨설팅을 받고 있다. 1년간 경영 처방전을 받게될 농협보험이 어느 수준으로 변모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EBN

NH농협보험(농협생명·손해보험)은 올 초부터 체질 개선을 위해 외부 컨설팅을 받고 있다. 1년간 경영 처방전을 받게될 농협보험이 어느 수준으로 변모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EBN


비은행 강화가 금융지주 화두인 현재, NH농협보험(농협생명·손해보험)이 올 초부터 체질 개선을 위해 외부 컨설팅을 받고 있다. 1년간 경영 처방전을 받게될 농협보험이 어느 수준으로 변모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는 올 초 보험계리 자문사 밀리만(Milliman)과 계약을 맺고 계열사 농협보험에 대한 컨설팅을 맡겼다. 보험 산업 규제 변화를 앞둔 현재 기업 체질을 본질적으로 개선하고 보유자산 규모에 부합하는 이익 창출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다.

국내 금융지주 전반이 은행에 대한 이익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비은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2017년부터 현재까지 비은행 확충(오렌지라이프·아시아신탁 인수) 등 사업 라인 확보에 주력해 2018년 1위 금융그룹을 기록했다. 신생 금융지주인 우리금융도 올 한해 자산운용사, 부동산신탁사, 저축은행의 인수를 통해 비은행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농협금융도 비은행 강화를 고민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농협보험의 실적 반등은 목에 걸린 해결과제다. 농협보험이 공제 시절보다 자산을 몇배로 늘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에 비례한 이익 극대화 요구도 무시하기 어렵다. 하지만 농협생명과 농협손보 모두 수익성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농협생명은 올 1분기 순이익 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7% 넘게 줄어든 실적이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따라 보장성 보험 확대책을 전개하면서 기존 저축성보험 실적 비중이 줄어든 것이 순익 저하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됐다.

수익 저하에 더해 저성장·저금리 기조로 운용자산이익률이 낮아지면서 건전성 관리도 시급하다. 보험사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이 지난해 4분기부터 200% 수준을 하회해 올 1분기에도 193.4%를 기록했다.

농협손보도 처지가 비슷하다.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20억원으로 전년 동기 87억원 대비 77% 감소했다. 올 1분기 RBC는 175%다. 2분기에는 강원도 지역에 발생한 대형 화재로 인한 피해 보상이 반영될 것으로 보여 실적 우려가 더 커졌다.

자동차보험을 취급하지 않는 농협손해보험은 장기·일반·정책·농작물 보험이 두루두루 성장했다는 것이 강점이다. 다만 보장성 보험을 놓고 형님격인 농협생명과 경쟁하는 상황이 되면서 농협손보는 사람보험·장기 보장성 보험을 능동적으로 팔기 어려운 처지가 있다.

농협지주 관계자는 "은행과 증권업황이 좋지 않을 때는 보험계열사들이 이익을 메꿔주기도 했다"면서 "은행과 증권계열사보다 보험계열사의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이 부분에 대해 지주가 더 신경쓰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본질적인 보험업 경쟁력 강화에 대해 지주의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농협이란 조직이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 집단이다보니 컨설팅과 혁신에 대한 저항감이 존재하고 경영처방 흡수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는 이어서 "신한금융이 비은행 강화를 위해 과감하게 결단한 것처럼 혁신은 기존 이익을 파괴하면서도 새로운 더 큰 이익을 창출한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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