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 기준금리 '선제적 인하'…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

  • 입력 2019.07.18 14:16
  • 수정 2019.07.18 14:18
  • 이윤형 기자 (y_bro_@ebn.co.kr)

수출 주춤, 일본 규제 엎친데 덮쳐

성장률 1% 하락 예상도 나와

국고채 3년물 1.399% "1차례 인하로 해결 안돼" 부동산 움직임에 가계빚 증가 문제는 부담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3년 만에 1.50%로 인하됐다. 오는 30일 열리는 미 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보다 앞선 선제적 인하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연준의 판단을 기다리지 않고 선제적으로 움직인 만큼 연내 한 차례 더 내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연합한국은행 기준금리가 3년 만에 1.50%로 인하됐다. 오는 30일 열리는 미 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보다 앞선 선제적 인하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연준의 판단을 기다리지 않고 선제적으로 움직인 만큼 연내 한 차례 더 내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연합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3년 만에 1.50%로 인하됐다. 오는 30일 열리는 미 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보다 앞선 선제적 인하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연준의 판단을 기다리지 않고 선제적으로 움직인 만큼 연내 한 차례 더 내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8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1.50%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1.50%에서 0.25%포인트 인상된 이후 8개월 만에 조정이며, 인하 결정은 2016년 6월 이후 3년1개월 만이다.

이날 금통위의 결정은 직전 기준금리가 1.75%로 낮아 여력이 크지 않은 데다 글로벌 무역 상황과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 등 대내외 변수들에 대한 관망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미중 무역분쟁 심화와 반도체 경기 부진에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까지 맞물리면서 경기 둔화가 최악의 상황으로 곤두박질 칠 것을 염두에 둔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미중 무역분쟁이 6월 말 양국 정상의 '휴전' 합의에도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인데다 우리나라 수출의 20%가량을 책임져온 반도체 시장의 부진이 연말까지 장기화할 것이란 관측이 강화되고 있다.

앞서 미국과 중국은 지난달 G20 정상회의에서 추가 관세 부과를 중단하고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지만, 추후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일본은 이달 한국을 상대로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종의 수출을 규제한 데 이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무역우대국)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준비하는 모양새다. 만약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되면 현재 수출 규제 품목으로 지정된 반도체 공정 주요소재인 불화수소 등 외에도 더 많은 품목을 지정할 가능성이 높다.

시장 일각에서는 일본 제재가 계속돼 반도체 수출이 추가로 타격을 받는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이 1%대로 크게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해 3분기 반도체 생산량이 10% 감소하는 경우 올해 성장률 2% 지키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경제 지표도 부진한 상황이다.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6월까지 7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내리막을 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 금액(잠정치)은 136억달러(15조996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줄었다. 5월 취업자수는 25만9000명 늘었지만 제조업이 아닌 서비스업을 통해 증가한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성장률 전망도 어둡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대를 간신히 턱걸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에 비해 0.4% 역성장한 데다 상반기 수출액은 전년 대비 8.5%나 감소했다.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평균 0.61%로 올 들어 0%대를 지속하고 있다.

한은도 이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2%로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는 0.1~0.2%포인트 내려갈 것이라는 기존 관측을 뛰어넘는 조정 폭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0.4%포인트 낮춘 0.7%로 하향 전망했다.

미국이 이달 말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한은 기준금리 인하의 배경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지난 10일 의회 증언에서 이달 말 금리 인하를 강하게 시사한 바 있다.

한은이 시장 예상보다 일찍 금리를 내리면서 연내 추가 금리 인하 기대도 강화되는 분위기다. 특히 이날 오후 발표될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가 종전보다 큰 폭으로 조정될 경우 한은이 연말까지 금리를 한 번 더 내릴 거란 관측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이와 관련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연저점을 갈아치우고 있는 만큼 기준금리도 시장의 압력을 받을 것이란 게 채권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금통위 전날인 지난 17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0.032%포인트 하락한 1.399%에 거래됐다. 이는 2016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국고채 금리가 금리 인하 기대를 선반영하고 있는 만큼 기준금리도 이 수준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고채 3년물 금리가 1.50%를 하회한 것은 두 차례 이상의 금리 인하 기대를 선반영한 수준"이라며 "한 차례 기준금리 인하로 풀릴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올해 8월, 10월, 11월 세 차례 금통위 회의를 남겨두고 있다.

다만, 최근 부동산 가격의 상승과 가계부채 문제는 추가 금리인하에 부담을 주는 요소다. 금리를 내리게 되면 대출이자 등 자금조달 비용이 줄고, 줄어든 부담은 부동산 투자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리인하가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자극하고 이는 결국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 등 부작용으로 번질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은 8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주간 단위로 아파트 매매가격 시황에서 지난 1일 서울 아파트값이 0.02% 오르며 지난해 10월 마지막주(0.02%) 이후 35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이후 지난 8일에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2%의 상승해 2주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여전히 하락 중이지만 서울이 오르면서 부동산 시장이 반등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가계신용(부채) 잔액은 1540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부터 집값 상승세가 멈추면서 가계부채 증가세가 올해 들어 주춤한 상태지만, 기준금리 인하에 부동산 시장이 다시 움직이면 가계부채도 덩달아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