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업계, 원재료價 급등에 3분기 실적 우려

  • 송고 2019.07.29 13:49
  • 수정 2019.07.29 13:50
  •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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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니켈가격 25% 상승…주 생산지 인니 자연재해로 공급 차질

배터리 판매가 올리기 어려워…폐배터리 사용 등 대안 아직 미비

배터리(2차전지) 핵심 소재 중 하나인 니켈 가격 급등세가 배터리 생산기업의 원가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로 2분기 실적 하락 직격탄을 맞은 배터리업계에 3분기 원재료 가격 급등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9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니켈 가격은 올해 5월 톤당 1만1900달러를 기록한 후 줄곧 1만 2000달러를 하회하다 7월 셋째주 1만4000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7월에만 25% 정도 급등했다.

니켈 등 배터리 원자재는 희소해 생산지역 편중이 심한 편이다. 즉 생산 지역에서 조금이라도 생산 및 공급 차질이 생기면 가격이 크게 오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니켈 최대 생산지는 인도네시아와 호주다.

니켈 주요 생산지에서 발생한 자연재해가 니켈 가격을 끌어올렸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최근 홍수와 지진이 연이어 발생해 재고량이 크게 줄었다. 7월 둘째 주 기준 니켈 재고량은 15만 3000톤으로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한 중국의 니켈 수요 증가도 가격 상승의 기폭제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니켈은 스테인리스의 내식성을 높이기 위해 사용되는데, 중국은 내달부터 실내 수도배관에 들어가는 소재 중 구리와 스테인리스 사용 의무를 강화한다. 아울러 중국의 주요 철강그룹이 스테인리스 공장 신규 건설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들이 배터리 내 니켈함량을 높이고 있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대신증권은 수요 비중이 늘어나는 니켈의 경우 완만한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2025년 기준 배터리 원재료인 코발트-니켈-리튬 중 코발트와 리튬은 공급 강세가, 니켈은 수요 강세가 점쳐진다.

배터리 제조사들은 현재 NCM 622(니켈·코발트·망간 비율)에서 NCM 811로 니켈 함량을 높이고 있다. 니켈 함량을 높이면 배터리 사용시간이 늘어나 품질 강화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일부 제조사는 니켈 함량 90%를 목표로 하고 있다.

때문에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은 3분기 원가 부담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배터리 제조사들은 2분기 실적 하락으로 부담이 가중된 상황이다. LG화학은 전지부문에서 영업손실 1280억원을 기록했고,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사업부문에서 671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배터리 생산 비용에서 원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55% 수준으로 알려진다. 이 중에서 니켈이 사용되는 양극재 비중은 56%에 달한다. 2020년 유럽지역 전기차 공급 증가를 앞두고 배터리 가격을 높이는 것은 경쟁력 약화로 연결된다는 지적이다.

LG화학의 구미에서 연간 약 6만톤 규모의 양극재 생산 계획도 2024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폐배터리에서 니켈 등 원재료를 추출해 재사용하는 방안은 아직 연구 단계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10년 새 고정비 비중은 줄고 원자재 등 변동비 비중은 20%나 증가했다"며 "원재료 가격 변동이 배터리 제조사의 실적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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