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인 산은채, 매력없는 KDB생명

  • 송고 2019.08.05 15:55
  • 수정 2019.08.05 17:05
  •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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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크레디트에 비해 부담많은 KDB생명 네임밸류

산업은행, KDB생명 네 번째 매각 해외에서 시동

KDB산업은행이 글로벌 시장에서 KDB생명 매각에 나선다. 산은의 공공기관 크레디트를 활용해 해외 자산가·투자사에 노크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에도 가격 문제가 매각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EBN

KDB산업은행이 글로벌 시장에서 KDB생명 매각에 나선다. 산은의 공공기관 크레디트를 활용해 해외 자산가·투자사에 노크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에도 가격 문제가 매각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EBN


KDB산업은행이 글로벌 시장에서 KDB생명 매각에 나선다. 산은의 공공기관 크레디트를 활용해 해외 자산가·투자사에 노크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에도 가격 문제가 매각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5일 인수·합병(M&A)업계에 따르면 이동걸 산은 회장은 이달말께 영국 런던지점 등을 방문해 글로벌 IB(기업금융)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특히 런던지점을 통해 계열사 KDB생명 매각 구체적인 방안 논의 및 글로벌 주관사 선정 검토 등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대주주 산은이 인수후보들에게 어느 정도의 가격을 내놓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이를 위한 투자안내서(Information Memorandom·IM)에 핵심 내용이 어떻게 담길지도 주된 관심사다. 이미 영국 및 유럽계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포함한 원매자들이 KDB생명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런 해외 방문에서 산은은 대한민국 국책은행인 산은의 신용도를 어필해 KDB생명을 부각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산은은 산금채(산업금융채권)라는 채권을 발행한다. 산금채란 국가 주요 산업의 재원조달을 목적으로 산은이 발행하는 특수채 일종이다. 기간산업 개발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한국산업은행에서 발행하는 채권이다.

특히 산금채는 국내외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서 인기다. 발행 자체도 대한민국 국회 동의를 얻어야 하고, 매년 발행량이 법에 의해 규제되며 무엇보다 우체국이 판매하는 예적금 및 보험상품처럼 국가가 지급을 보증하기 때문이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산금채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고액 자산가들이 많다"고 말했다.

문제는 모기업 산은이 갖고 있는 공신력에도 불구하고 매각 대상인 KDB생명의 매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산은은 2009년 말 금호아시아나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금호생명을 인수해 KDB생명으로 바꿨다.

인수 대금으로만 6500억원을 썼고, 이후 유상증자를 합치면 총 1조원 이상을 쏟아 부었다. 산업은행은 2014~2016년 세 차례 KDB생명 매각을 타진했지만 모두 불발해 10년째 떠안고 있다. 이번이 네 번째 매각이다.

KDB생명은 2017년 76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중소형 보험사다. 정재욱 사장 취임 이후인 지난해 64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올해 1분기에도 10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하지만 향후 성장 모멘텀을 갖지 못했다 게 약점이다. 그나마 최근 실적이 정상화되고 있어서 다행이다.

시장에서 통용되는 생명보험사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 0.5배를 적용하면 KDB생명 시장가는 5000억원대를 기록해 산은이 기대하고 있는 매각가 1조원대와 큰 갭을 보이고 있다.

KDB생명 매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KDB생명은 꾸준하게 채권을 발행을 하고 있는데 이것이 많은 해외 금융기관의 투자처이자 먹거리"라면서 "또한 회계제도 변화에 따라 KDB생명은 미래에 증자를 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산은이 KDB생명에 대한 증자를 결정했는데 이를 송두리째 날릴 수는 없고 국정감사 때 지적받을 수도 있어서 큰 폭의 가격 인하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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