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200원대…화학업계 영향은?

  • 송고 2019.08.07 13:30
  • 수정 2019.08.07 13:30
  •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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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강세 장기화시 원·달러 환율 1250원도 가능

영업이익 증가로 부진했던 실적 일부 상쇄 전망

장기화 국면 돌입시 원재료 구매 수천억원 부담

충남 대산석유화학단지

충남 대산석유화학단지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국내 산업계가 긴장하는 가운데 화학업계도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장 큰 영향은 없지만 환율상승이 장기화되면 원가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214원을 넘어섰다. 전날인 6일은 장중 1220원에 육박해 약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환율이 상승한 것은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렸고, 이를 이유로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미-중 무역분쟁, 일본 화이트리스트 제외도 환율 상승을 부추긴 요인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환율이 상승하면 국내 수출업종에는 유리하다. 수출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높아지고 환차익 효과까지도 반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기화 될 경우 원자재 수입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되레 수익성 악화를 불러올 수 있다.

생산제품의 대부분을 해외 시장에 내놓는 국내 화학사들은 이번 환율 상승이 달갑다는 입장이다.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은 NCC(납사크래커), PO(폴리올레핀), PVC(폴리비닐클로라이드), ABS(고기능 플라스틱)을 생산해 70%를 수출한다. LG화학과 1,2위를 다투는 롯데케미칼은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50%가 넘는다. 롯데케미칼은 NCC, PE(폴리에틸렌), PP(폴리프로필렌), PC(폴리카보네이트), PET를 만든다.

업계에 따르면 제품 수출에 따른 대금은 보통 3개월 후에 회수된다. 계약에 따라 이보다 앞당겨지는 경우도 있어 단기적으로 달러 강세에 따른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화학사들은 저조했던 2분기 실적을 이번 환율 상승으로 일부 상쇄 가능하다는 기대도 하고 있다.

앞서 올해 2분기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 화학사 빅2는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LG화학은 2분기 석유화학 부문 영업이익이 작년 2분기보다 42.3% 감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롯데케미칼도 50%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화학사들은 환율 상승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여 우려스럽다는 입장도 공존한다.

나프타를 사우디, 미국 등에서 들여오는 등 화학사들은 제품 생산의 원재료를 해외에서 수입하는데 결제 통화가 바로 달러이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환율 강세가 장기화된다면 달러당 원화값이 1250원까지도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화학사들은 많게는 수천억원까지도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원재료 구매시 유가 못지않게 영향을 많이 받는 요소가 환율이다.

국내 화학업계 관계자는 "2~3년 전에도 달러 강세로 화학사들이 고유가의 악영향을 상쇄한 적이 있다"며 "화학사들에게는 원화 약세인 지금이 다운스트림 업황에서 더 많은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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