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 만리장성 넘어 2년 연속 수주량 1위 차지할까?

  • 송고 2019.08.14 10:53
  • 수정 2019.08.14 10:53
  • 이돈주 기자 (likethat99@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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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5월부터 3달째 수주량 1위…중국과 격차도 한자릿수 대 진입

하반기 국내 조선사 강세 초대형 컨선 LNG선 대규모 발주 전망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액화천연가스(LNG)선 전경.ⓒ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액화천연가스(LNG)선 전경.ⓒ삼성중공업

한국 조선업계의 2년 연속 연간 선박 수주량 1위 등극에 청신호가 켜졌다. 상반기 큰 차이가 났던 중국과의 수주량 격차가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로 대폭 감소했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는 국내 조선업계가 강세를 보이는 액화천연가스(LNG)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대규모 프로젝트가 예고돼 있는 만큼 누적 수주량에서 중국을 무난히 제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 조선사들은 7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 55만CGT(25척) 중 절반인 27만CGT(10척)을 수주해 중국의 20만CGT(11척)을 제치고 세 달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이 수주물량에서는 밀렸지만 중국을 앞지를 수 있었던 것은 LNG선과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등 고부가가치 선박에서 중국보다 좋은 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CGT란 선박의 단순한 무게(GT)에 선박의 부가가치와 작업 난이도 등을 고려한 무게 단위로 부가가치가 높은 LNG선과 VLCC는 다른 선박들보다 높게 평가된다.

누적 수주량에서도 중국과의 격차를 크게 좁혔다.

앞서 중국은 금융지원을 통해 국외 선사들의 발주를 유도하며 수주물량을 확보했다. 이로 인해 한국은 중국에 밀려 지난 4월 기준 수주실적에서 중국과 17%p 가까이 차이가 났다. 하지만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를 통해 연이어 1위 자리를 차지한 결과 8%p 가량 격차를 좁혔다.

남은 하반기에도 국내 조선사들의 1위 자리 차지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강세를 보이는 LNG선과 초대형 컨선 등의 발주가 줄줄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발주가 예정된 선박은 대만선사인 에버그린의 2만3000TEU급 초대형 컨선 11척이다. 이 선박은 오는 9월에서 10월 중으로 발주가 시작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독일선사인 하팍로이드도 6척 규모의 2만3000TEU급 컨선 발주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상반기 발주된 24척의 선박 중 23척을 가져올 만큼 국내 조선사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대형 LNG선도 하반기 발주가 시작될 전망이다.

카타르 석유회사 카타르페트롤리엄(QP)은 노스필드 가스전 확장 사업(연간 생산량 7700만톤에서 1억1000만톤으로 증산)에 투입할 LNG선 40척 발주를 위한 초읽기에 들어갔다. 발주 규모만 80억달러(약 9조5000억원)에 달한다.

미국 에너지회사 아나다코도 아프리카 모잠비크 LNG 개발 프로젝트 최종 투자 계획을 확정했다. 아나다코는 연간 1288만톤의 LNG를 생산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올 하반기에 약 15척의 LNG선을 발주한다.

러시아 에너지회사 노바테크는 현재 대규모 LNG 개발 사업인 'ARCTIC LNG-2'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을 위해 필요한 LNG선은 최대 15척 이상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중국의 양에 밀려 한국 조선사들이 밀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점차 따라잡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기대하고 있는 초대형 프로젝트들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올해도 연간 수주량 1위는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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