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 탈출 노린다…이마트-롯데마트, 베트남 공략 강화

  • 송고 2019.08.20 15:10
  • 수정 2019.08.20 15:16
  • 구변경 기자 (bkkoo@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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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2021년까지 베트남 법인에 총 4600억원 투자

롯데마트, 내년까지 베트남 점포 31개까지 확대

이마트 베트남 1호점 '호찌민 고밥점' [사진=이마트]

이마트 베트남 1호점 '호찌민 고밥점' [사진=이마트]

마이너스 성장으로 빨간불이 켜진 국내 대형마트들이 해외 시장에서 부진 탈출을 노린다. 특히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베트남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베트남 마트 시장 개척의 주인공은 2008년 12월 남사이공에 1호점을 오픈한 롯데마트다. 국내 1위 마트 기업인 이마트는 7년 후인 2015년에 베트남에 첫발을 내디뎠다.

20일 이마트에 따르면 오는 2021년까지 베트남 법인에 총 46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올해 1400억원을 시작으로 2020년 1700억원, 2021년 1500억원을 순차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내년 베트남 호찌민에 2호점을 오픈하고, 중장기적으로는 4~5개 점포를 추가로 더 열 계획이다.

이마트는 현재 2015년 12월 베트남 첫 점포인 '호찌민 고밥점'을 열고 1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고밥점은 총 3200평 규모로, 매출은 오픈 당시 12억원에서 올 상반기 360억원까지 늘었다.

고밥점은 조선호텔 베이커리 출신의 제빵사가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빵을 개발해 선보이고, 가전 매장은 노래 부르기를 즐기는 베트남인의 특성을 반영해 가라오케 코너를 구성하는 등 철저한 현지화에 힘썼다. 또 300명가량의 점포 인력 가운데 점장을 비롯해 직원의 95% 이상을 현지인으로 채용했으며, 오토바이 이용률이 80%가 넘는 베트남 현지 사정을 고려해 오토바이 1500대, 자동차 150대를 주차할 수 있는 지역 최대 규모의 주차장도 마련했다.

이마트보다 앞서 베트남에 진출한 롯데마트는 2008년 12월 1호점인 '남사이공점'을 오픈한 이후 현재 14개까지 점포를 늘렸다. 남사이공점 역시 6200여평 규모의 대형 점포로 베트남 내에서 단일 점포로는 최고 매출을 기록 중이다. 남사이공점은 영화관, 문화센터, 볼링장 등 문화시설을 대폭 강화했고 라면·소주 등 한국의 인기 상품들을 선보이는 등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롯데마트의 베트남 매출은 2012년 670억원에서 지난해 2830억원까지 4배 이상 증가하며 순항 중이다. 롯데마트 역시 2020년까지 베트남 점포를 31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롯데마트는 최근 베트남에서 급성장 중인 중소형 마트도 준비중이며, 업계 최초 마트 내 가전 양판점 도입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인기를 얻고 있는 베트남 자체브랜드(PB) 상품 역시 강화할 방침이다. 실제 2017년에는 전체 매출 중 8.5%, 지난해는 9.4%를 PB 판매로 올렸다. 올해는 1600여개 PB상품을 취급해 전체 매출 중 11%의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대형마트가 베트남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이유는 국내 실적 부진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들은 올해 2분기 줄줄이 적자를 기록했다. 이마트는 2분기 연결 영업손실이 29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적자를 기록해 창사 이래 첫 분기 적자를 냈다. 롯데마트도 부동산세와 지급 수수료 등 판매관리비 증가로 33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홈플러스도 지난해(2018년 3월~2019년 2월) 영업이익이 반토막났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연결기준으로 각각 전년대비 3.67%, 57.59% 줄어든 7조6598억원과 1090억8602만원으로 집계됐다.

각종 규제와 이커머스와의 경쟁 심화 등으로 영업 환경이 녹록치 않은 국내보다 베트남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점도 대형마트 입장에선 매력적이다. 베트남 정부는 백화점, 마트 등 유통채널의 비중을 2020년까지 50% 확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베트남은 30대 이하의 인구 비중이 60% 이상으로 젊은 소비층을 보유하고 있어 시장 성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며, 국내총생산(GDP)의 70%를 내수 소비가 차지할 정도로 내수 비중이 높은 나라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형마트 업황이 좋지 않아 그 어느 때보다 해외사업 강화가 절박한 상황"이라며 "공통적으로 국내는 내실다지기, 해외는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해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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