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부진 항공업계, 환율·유가 동반 약세 “반갑다”

  • 송고 2020.11.02 16:28
  • 수정 2020.11.02 16:30
  • EBN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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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0월에만 30원 하락…"평균 2조5500억원 평가수익 기대"

국제유가는 사업계획 대비 반토막…배럴당 35~40달러 박스권

ⓒ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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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항공업계가 환율과 유가 약세에 반색하고 있다.


환율이 2년만에 최저점에 도달하면서 외화부채가 많은 항공업계의 부채 부담이 줄고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선이 붕괴하면서 비행기의 날갯짓이 가벼워질 것으로 보인다.


미 대선 이후 환율이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항공업계의 원가부담에 숨통을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환율은 1134.5원으로 지난해 3월 이후 1년 7개월 만에 최저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올해 고점(1달러당 1296원)보다는 161.5원 하락한 수치다.


3분기 배럴당 40~45달러의 박스권을 형성했던 국제유가는 유럽발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수요 전망이 악화하면서 하락했다. 10월 말 기준 배럴당 35~37달러에 머물러 있다.


항공사의 경우 환율 10원 변동에 약 850억원 평가 손익이 발생한다. 유가는 배럴당 80~100달러 기준으로 연간 사업 계획을 세우고 있다.


환율은 10월에만 30원 하락했는데 업계는 코로나19 변수를 고려해도 산술적으로 항공사가 10월에 평균 2조5500억원의 평가수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금흐름이 최악인 항공업계에 이번 환율과 국제유가 동반 하락은 반가운 소식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기를 직접 구매하지 않고 리스로 조달하는 업 특성상 해외부채만 줄여도 신용을 안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 항공사 6곳의 부채비율은 각각 1000%를 넘어섰다. 각 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1년 내 현금으로 쥘 수 있는 자산이 6조4000억원, 이 중 부채로 갚아야 할 금액은 14조9700억원에 달한다.


환율은 미 대선 이후 1100원 초반까지 하락할 것이란 시나리오가 최근 힘을 얻으면서 일부 항공사들은 4분기 수익 개선에 실낱같은 희망이 생겼다고 입을 모은다.


ⓒ진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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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하반기 환율과 국제유가 약세에 따른 수익 개선은 미미할 전망이다. 고수익인 국제선 수요가 회복되지 않아서다. 글로벌 경제활동이 재개했지만 올해 3분기 기준 국제선은 작년 대비 20% 운영에 그친다.


국내 항공사가 주력인 중국과 동남아 노선도 거의 막힌 상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낮고 유가가 역대 최저 수준이어도 기본 수익 자체가 나지 않기 때문에 부채도 소폭 감소일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로 홍콩, 타이완, 싱가포르 등 일부 노선이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되면 환율과 국제유가 약세에 따른 수익은 기대를 뛰어넘을 전망이다.


국내 항공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막혔지만 중국과 미국, 그리고 동남아 국가들이 경기 부양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미 대선 이후 경제가 어떻게 흘러갈 지 지켜보면서 노선도 조정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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