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사태 NH…정영채 '고군분투'·김광수 은행硏행

  • 송고 2020.11.30 15:06
  • 수정 2020.12.01 06:56
  • EBN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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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5개월 남긴 김 회장, 은행연합회장에 내달 1일 취임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나홀로 최전선서 사태 수습

당국 "NH증권 비은행 실적에 의존한 금융지주 책임 필요"

"농협중앙회서 전무급인 금융지주 회장, 권한 크지 않아“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22개 은행을 대표하는 은행연합회장으로 선출되자 옵티머스 사태에 대한 책임 회피란 비판이 제기됐다. ⓒ연합뉴스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22개 은행을 대표하는 은행연합회장으로 선출되자 옵티머스 사태에 대한 책임 회피란 비판이 제기됐다. ⓒ연합뉴스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22개 은행을 대표하는 은행연합회장으로 선출되자 옵티머스 사태에 대한 책임 회피란 비판이 제기됐다.


임기 5개월을 남긴 김 회장은 지난 27일 선출됐고, 내달 1일 취임한다. NH농협금융지주는 그간 우등생 계열사로 NH투자증권을 지목하며 우수한 실적 역량에 대해 평가등급 S를 부여하는 등 확실하게 밀어줬다.


이같은 금융지주 수장은 옵티머스 사태에 대한 책임 의지 없이 새 자리를 향해 이동하고,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이 해당 사태 최전선에서 회사를 방어하는 '총알받이'가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30일 시민단체인 금융정의연대는 성명을 통해 “김광수 NH금융지주 회장은 무책임하게도 임기 5개월 이상을 남겨 놓고 상태에서 은행연합회장 후보에 출마했고, 이에 따라 정기주총까지 무려 5개월 동안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자리가 공석이 된다”고 질타했다.


금융정의연대는 “현재 옵티머스 사태에 연루된 농협은 조사를 받고 배상책임 및 재발방지에 최선을 다해야 함에도, 최종 책임자인 김광수 회장은 사태 정리는커녕 도망치듯 떠나 관피아의 길로 들어선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공공성을 지닌 은행 수장 자리의 의미와 앞서 발생한 초유의 펀드 사고에도 역할은 안중에 없이 자리에 연연하는 행태라는 지적이다.


그동안 농협금융은 다른 금융그룹들에 비해 은행과 비은행부문 포트폴리오가 잘 구성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올해 상반기 기준 농협금융지주는 총 852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동기 대비 30% 가량 불어난 수준이다.


이중 NH투자증권 당기순이익(2266억, 약 전체의 30%) 비중이 비은행 계열사중 가장 컸다. 이 기간 NH생명보험 483억원, NH손해보험 419억원, NH아문디자산운용 115억원, 농협은행 7223억원 기록했다.


NH금융지주로선 상대적으로 비은행으로서 실적 역량을 보유한 NH투자증권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지주에서 NH투자증권에 갖는 관심이 크다"면서 "특히 투자은행(IB) 역량에서 상품판매 역량까지 기대하면서 옵티머스 사태처럼 상품 과열 판매 현상이 비롯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김 회장이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마지막까지 책임지려는 자세가 아쉽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우선 금융당국 시선이 곱지 않다.


옵티머스 사태는 희대의 펀드 사기 사건이다. 회계법인의 보수적 측정에 따르면 자산 회수율이 많아야 11%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된다. NH투자증권 측은 19%대까지 회수 가능하다고 본다. NH투자의 옵티머스 펀드 판매액은 4327억원으로, 전체 환매 중단 금액의 84%에 달해 사실상 사고 펀드의 주판매사로 분류된다.


이에 금융당국 관계자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자산을 어디로 이관시킬지에 대한 협의체가 구성된 가운데 정상적으로 회수 가능한 자산 만이라도 펀드를 이관해 새로 관리해야 하는 데 이 부분에 대한 NH측의 능동적인 고민이 결여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같은 상황에서 NH투자증권의 최종 책임자인 NH금융지주의 수장은 옵티머스 사태 해결보다, 타업계로 이직하는 것에 관심이 더 많아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지난 7월 옵티머스 펀드 중간 검사 결과 발표 때도 '판매사 계열 자산운용사'로의 이관 방식을 공식 거론한 데 이어 최근 실사 결과 발표 때도 "상식적인 선에서 제일 많이 (펀드를) 판 곳이 제일 많이 고려해야 한다"며 기존 의견을 고수했다. 이는 옵티머스 펀드 자산을 넘겨받을 주체가 결정돼야 자산 회수 작업 및 옵티머스자산운용에 대한 등록 취소 등 제재 절차도 전개될 수 있어서다.


또 다른 금융당국자는 "금융지주 체제의 경영진들은 막강한 권한에 맞먹는 책임 제도가 결여돼 있다"면서 "금융지주의 일종의 재벌화로 경영진들은 견제를 받지 않으면서 파워와 연봉을 갖는 기형적 구도가 심화됐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NH투자증권 측은 김 회장과의 관련성에 선을 긋고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옵티머스 사태는 지주가 아닌 NH투자증권의 이슈이고, 앞으로 검찰조사 후 금융당국 검사결과(제재조치)만 남은 상황"이라고 항변했다.


일부에선 농협중앙회 임원 중 전무급으로 치부되는 농협금융지주 회장직은 과도한 책임과 무게감을 보유하지는 않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농협중앙회 입장에서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중요성은 크지 않을 수 있다"면서 "다만 NH투자증권은 사고 당사자로 사태 해결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옵티머스는 대형 사기사건이다. 5000억원대 시중의 투자금을 빨아들여 대부분의 자금이 공중분해됐다. 현재 약 11% 규모의 자산만 남았는데 이마저도 현금화가 가능할지 미지수이며 때문에 피해자 보상 방안 마련도 현재로선 요원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최전선에서 사고 경위를 설명하고 회사를 방어하는 데 나섰다. 지난달 정 대표는 정무위 국감에서 이미 한 차례 증인으로 출석한 데 이어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감 증인으로 출석해 강한 질문 공세를 받았다.


옵티머스 펀드 사기와 관련된 일련의 사안들이 권력과 연계된 대규모 비리로까지 연결될 조짐을 보이면서 여야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어 판매사인 NH투자증권에 대한 검증의 시선도 더욱 날카로워졌다.


한편 국정감사에서 정 대표는 자신을 포함해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에게도 상품 판매를 결정하는 권한은 없다고 항변했다. 정 대표는 "최종 결정은 상품위원회, 소위원회, 일반 승인을 통해 결정되기 때문에 경영진이 판매에 관여할 수 없는 구조로 제도화돼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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