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우족만보' 위기속 기회 만들어야"

  • 송고 2020.12.31 12:20
  • 수정 2020.12.31 12:22
  • EBN 이윤형 기자 (y_bro_@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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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은행연합회 회장이 2021년 신축년 새해 신년사를 통해

김광수 은행연합회 회장이 2021년 신축년 새해 신년사를 통해 "코로나19는 아직 현재 진행형이지만 위기는 반드시 극복될 것이며, 우리는 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언급했다.ⓒ은행연합회

김광수 은행연합회 회장이 2021년 신축년 새해 신년사를 통해 "코로나19는 아직 현재 진행형이지만 위기는 반드시 극복될 것이며, 우리는 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 회장은 "지난 한 해 코로나19로 촉발된 실물경제 충격에 대응해 전 금융권의 금융지원 협약과 금융 노사정 공동 선언 등으로 지원체계를 신속히 마련했지만, 여전히 코로나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김 회장은 금융산업을 둘러싼 환경은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변화해 가고 있다고 전망했다. 4차 산업 혁명의 큰 흐름으로 우리 사회의 생활패턴이 변화하면서 소비문화 전반에 비대면화가 일상화되는 등 비대면·디지털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그 변화 속도는 더욱 빨라져 언택트가 표준인 시대가 빠르게 도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코로나 사태 이후 미래 재난 대비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도 증가하여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고, 세계화의 후퇴도 나타나고 있다"며 "브렉시트,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뒷걸음친 세계화는 코로나의 확산으로 더욱 퇴보하여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 무역주의가 세계 곳곳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소득 불평등 확대에 대한 우려도 커진 상황입니다. 선진국과 신흥국간 위기 대응 능력, 재정여력 등 차이로 팬데믹 충격이 차별화하면서 국가 간 불균형이 확대되고 있으며, 국가 내에서도 취약계층과 대면업종에 매출·고용 충격이 집중되는 등 계층간, 부문간 불균형도 심화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코로나19는 아직 현재 진행형이지만 위기는 반드시 극복될 것이라며 2021년을 위기극복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만들어 가기 위해 금융인들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위기극복을 위해 ▲디지털 전환의 속도 확대 ▲탈세계화 시대에 적극적 대응 ▲ 기후변화 등에 대응한 친환경 패러다임 전환 ▲불평등 완화 ▲소비자 중심 경영 확산 통한 금융산업 신뢰 확대 등을 제시했다.


먼저 "금융산업은 디지털화가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라는 냉정한 현실 인식에서 출발하여, 철저한 고객 여정 분석을 통해 고객 경험을 개선하는 한편, 고객이 필요로 하는 순간에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과감한 자기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AI·빅데이터 등 새로운 기술에 기반한 디지털화는 팬데믹으로 더욱 압축적으로 진화하여 우리의 일상 속에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며 풍부한 데이터, 브랜드 인지도로 무장한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로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고 경쟁과 제휴 또한 전례 없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게 김 회장의 시각이다.


모바일 서비스의 보편화로 대면서비스 중심의 금융회사 점포망은 빠르게 축소되는 한편, 전자금융거래법, 전자서명법 등 법령 정비와 오픈뱅킹, 마이데이터 사업 등 인프라 구축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만큼 혁신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두 번째, 탈세계화 시대에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그는 "세계화는 신자유주의를 거치면서 정점에 달했으나, 코로나의 확산으로 국경봉쇄, 무역규제 강화 등 세계화의 되돌림이 진행되고 있다"며 "세계화의 후퇴는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 경제주체의 부채증가 등과 맞물리면서 신흥국의 경제 위기 등 거시경제 불확실성을 증폭시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산업은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및 기간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지속하는 한편, 경제 및 산업 지형 재편이 초래할 수 있는 불확실성에 대비하여 충당금 적립 등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후변화 등에 대응하여 친환경 패러다임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코로나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환경파괴가 지목되면서 국제사회 관심은 환경보호와 기후변화 대응 등 지속가능한 환경 구축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친환경, 사회적 책임, 투명한 지배구조를 핵심가치로 하는 ESG 경영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도 그린뉴딜 추진, 탄소중립 선언 등 저탄소·친환경 경제로의 대전환이 추진되고 있다"며 "국내 금융회사도 기후·환경리스크 관련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자금조달 및 대출 운용 전반을 재설계함으로써, 그린뉴딜, 친환경 에너지 분야로 우리 사회의 자원 공급이 확대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불평등 완화를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경제적 불평등 확대는 기술격차, 산업별 승자독식 현상 등에 의해 심화되어 왔으며, 코로나 사태 이후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21년까지 전 세계 극빈층이 1억5000만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경제·사회구조 전환과 노동시장 재편에 따른 양극화 우려에 대응하여 고용·사회 안전망을 강화하고, 미래형 인력양성 등 사람투자를 적극 확대해가고 있다.


김 회장은 "금융산업도 그간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지원, 고용 증대 등 사회적 책임 이행을 위해 적극 노력해 왔습니다. 그러나 불평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 대응하여 보다 심도 있는 고민을 통해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사회공헌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사람 중심의 따뜻한 금융을 실천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 중심 경영 확산을 통한 금융산업의 신뢰를 더욱 높일 것도 강조했다. 그는 "금융위기 이후 부각된 금융소비자보호의 중요성은 핀테크 발전, 인구 고령화 등으로 최근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금융소비자보호법이 2011년 처음 발의된 이래 수많은 논의 끝에 2020년 3월 국회를 통과하여 조만간 시행을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의 신뢰는 금융의 존립 기반이고 고객 신뢰의 기본은 두터운 소비자보호입니다. 금융회사는 소비자 중심의 금융상품 제조·판매·사후관리 시스템 마련, 내부통제제도 구축 등을 통해 소비자보호 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소비자 중심문화가 조직 전반에 뿌리 내릴 수 있도록 하여 금융산업이 국민으로부터 받는 사랑과 신뢰를 더욱 높여야 한다"고 했다.


그는 끝으로 소의 걸음이 느리기는 하지만 한 걸음씩 쉬지 않고 걸어서 만리를 간다는 우보만리(牛步萬里)를 인용하면서 "우리 경제가 아직은 코로나19라는 길고 어두운 터널 속에 있지만 우보만리의 자세로 당면한 과제들을 끈기 있게 해결해 나간다면 밝고 희망찬 내일을 준비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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