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LCC, 무상감자에 매각까지…버티기 모드 총력

  • 송고 2021.03.12 14:30
  • 수정 2022.10.20 15:49
  • EBN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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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강원 67% 비율 무상감자…이후 200억원 규모 유상증자 추진

에어프레미아 650억원 투자 유치…여객 회복 전까지 화물 운송 가능성

에어로케이 유상증자…"추가 투자금 마련 방안도 찾아야"

플라이강원은 내달 무상감자를 실시, 자본금을 414억원에서 138억원으로 줄인다.ⓒ플라이강원

플라이강원은 내달 무상감자를 실시, 자본금을 414억원에서 138억원으로 줄인다.ⓒ플라이강원

정부에서 자금 지원을 받지 못한 플라이강원,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등 신생LCC 3사가 버티기 모드에 들어갔다. 수요 회복이 불투명한 사면초가 상황에서 자금줄 확보부터 취항 준비까지 어떻게든 살아남겠다는 전략이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플라이강원은 지난 9일 무상감자를 결정했다. 무상감자 비율은 67%로 감자 이후 주식수는 보통주는 349만4495주에서 116만4832주로, 기타주식은 479만107주에서 159만6702주로 각각 줄어든다.


무상감자는 부분 자본잠식을 벗어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무상감자를 실시하면 414억2300만원의 자본금은 138억760만원으로 감소, 자본총계가 줄어들면서 2019년 기준 49%에 달했던 자본잠식률이 축소될 전망이다. 앞서 플라이강원은 올해 자본총계를 363억원 확보해 369억원에 달했던 결손금을 올해 59억원으로 줄이겠다면서 자본잠식률 축소에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어 관리종목 지정위기까지 닥쳤던 아시아나항공이 3대 1 무상감자로 자본잠식률을 10% 아래로 줄인만큼 플라이강원도 이번 무상감자를 통해 자본잠식만 벗어나면 생존절벽에서 살아남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제 넘어야 할 산은 투자금 마련이다. 오는 31일 열리는 주주총회 이후 유상증자 규모를 확정하면 플라이강원은 이달말~내달초 사이 자금 마련에 나서게 된다. 유상증자 규모는 200억원~250억원 가량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난해 목표약 미달로 한 차례 유상증자 계획이 무산됐던만큼 대주주들의 지분 매각도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최근 65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다음달 초 보잉 787-9 1호기를 도입한다.ⓒ에어프레미아

에어프레미아는 최근 65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다음달 초 보잉 787-9 1호기를 도입한다.ⓒ에어프레미아

투자자도 없고 항공기 조달에도 애를 먹던 에어프레미아는 최근 투자 유치를 확정받았다. 사모펀드 운용사 JC파트너스와 물류회사인 코차이나 박봉철회장 등으로부터 최대 650억원 투자를 약속 받은 것. 현재 1차 투자금 150억원을 받았으며 이달 말 100억원을 추가로 쥐게 된다.


투자금 지급이 마무리되면 바닥을 보였던 에어프레미아 자본금은 1100억원까지 확대하게 된다. 신생LCC 중 유일하게 항공 운항을 개시하지 못한 에어프레미아는 해당 자금으로 항공기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이르면 다음달 초 보잉 787-9 1호기가 들어오며 2호기와 3호기도 연내 인도할 계획이다.


문제는 여객 수요 회복까지 최소 1~2년은 더 기다려야하는 상황에서 자본금을 계속 쌓아갈 수 있을 지다. 그나마 에어프레미아는 중대형기를 주력으로 하기 때문에 대형 항공사와 같이 화물 운송에서 실적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에어로케이도 유상증자를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운항증명(AOC) 발급이 늦어지면서 당초 480억원이었던 자본금을 거의 소진했기 때문이다. 첫 취항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수익이 들어오지 않는데 인건비와 운영비로는 월 평균 10억원씩 지출했다.


에어로케이는 올해 최대 50억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지만, 당장 여객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만큼 추가 투자금 마련을 위한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토부가 지금 신생LCC들에 대한 자금 지원을 검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유상증자나 투자자 유치 등의 작업이 연간 지속될 것"이라며 "항공업은 단기간에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길게는 5년까지도 출혈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로케이는 오는 4월 청주~제주 노선 운항에 나선다.ⓒ에어로케이

에어로케이는 오는 4월 청주~제주 노선 운항에 나선다.ⓒ에어로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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