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속충전에 최대 8시간 소요…반짝 흥행 우려
중고차로 매각 시 가격 산정 기준 미비…주행거리 늘어난 신차 출시하면 기존 차량 평가 절하
대세인 전기차 다량 확보에 사활을 건 렌터카업계가 고심에 빠졌다. 현재 높은 사전예약률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충전난이 예상되면서 이러한 기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또한 장기계약이 끝난 중고차 매각도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내연기관차와 달리 전기차는 3~4년된 중고차 차격이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어서다. 아직 전기차 대수가 많지 않아 매각금에 대한 기준을 정하기도 어려워 향후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8일 렌터카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터카, SK렌터카는 올해 1000억원~2000억원 이상의 실탄을 투입해 전기차 4000대를 확보한다. 인기 모델인 테슬라 모델3(롱레인지),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기아 EV6 등이 주 라인업이다.
이렇게 확보한 전기차는 전량 장기렌터카용으로 나간다. 렌터카업계는 이달 사전예약을 시작, 일부 모델은 마감됐을 정도로 사전예약률이 높은 상황이다. 아이오닉5와 EV6 출고가 본격화되는 올해 2~3분기면 장기렌터카 고객들 대부분은 차량을 인도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렌터카업계 관계자는 "일부 차량은 라인업에서 디젤 대신 전기차로 전환하고 있을 정도로 변화하고 있어 전기차를 장기렌터카용부터 지속 확보할 계획"이라며 "현재 36~48개월 장기계약 비중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업계는 높은 예약률에 환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반짝 호황일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전기차 예약률이 중장기적으로 증가하는 데 이견이 없지만, 여전히 내연기관차에 비해 충전 시간이 오래 걸려 계약에 주저하는 고객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200km 주행 능력을 보유한 전기차를 완속충전(100%)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8시간 남짓이다. 급속충전(80%)은 40분~1시간이 걸린다.
지난해 500km 주행 기준으로 18분만에 80% 충전이 가능한 초고속 급속충전기가 나오기도 했으나 보편화 되기까지는 적어도 1~2년의 시간이 더 필요한 실정이다.
장기렌터카는 반납 후도 문제다. 계약 기간이 끝나 반납된 렌터카는 매각 수순을 밟게 된다. 3~4년 후면 중고차 시장에 전기차 매물이 쏟아지지만, 현재 중고차 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은 1% 수준에 그쳐 업계 평균으로 산정할만한 기준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일례로 전기차 배터리는 2~3년만 지나도 주행 습관에 따라 성능이 다소 차이가 난다. 3~4년이 지나도 연비에 큰 변화가 없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성능검사, 마모도 등을 일반화 할 별도의 기준이 필요한데 표본이 현저히 적어 애를 먹고 있는 실정이다.
기준이 세워진다고해도 추후 신차 출시에 따라 가격이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향후 800~1000km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가 나오면 200~500km 주행하는 전기차의 가격은 최상의 컨디션이라 할지라도 평가 절하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국내 렌터카업계 관계자는 "장기렌터카에서도 전기차 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만큼 관련 사업에서도 제도가 탄탄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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