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늘리긴 하는데”…충전·재판매 고민 빠진 렌터카업계

  • 송고 2021.03.18 14:28
  • 수정 2021.03.18 14:38
  • EBN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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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속충전에 최대 8시간 소요…반짝 흥행 우려

중고차로 매각 시 가격 산정 기준 미비…주행거리 늘어난 신차 출시하면 기존 차량 평가 절하

현대자동차가 출시를 앞둔 전기차 아이오닉5. 렌터카업계는 아이오닉5 사전예약을 받고 있다.ⓒ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출시를 앞둔 전기차 아이오닉5. 렌터카업계는 아이오닉5 사전예약을 받고 있다.ⓒ현대자동차

대세인 전기차 다량 확보에 사활을 건 렌터카업계가 고심에 빠졌다. 현재 높은 사전예약률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충전난이 예상되면서 이러한 기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또한 장기계약이 끝난 중고차 매각도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내연기관차와 달리 전기차는 3~4년된 중고차 차격이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어서다. 아직 전기차 대수가 많지 않아 매각금에 대한 기준을 정하기도 어려워 향후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8일 렌터카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터카, SK렌터카는 올해 1000억원~2000억원 이상의 실탄을 투입해 전기차 4000대를 확보한다. 인기 모델인 테슬라 모델3(롱레인지),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기아 EV6 등이 주 라인업이다.


이렇게 확보한 전기차는 전량 장기렌터카용으로 나간다. 렌터카업계는 이달 사전예약을 시작, 일부 모델은 마감됐을 정도로 사전예약률이 높은 상황이다. 아이오닉5와 EV6 출고가 본격화되는 올해 2~3분기면 장기렌터카 고객들 대부분은 차량을 인도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렌터카업계 관계자는 "일부 차량은 라인업에서 디젤 대신 전기차로 전환하고 있을 정도로 변화하고 있어 전기차를 장기렌터카용부터 지속 확보할 계획"이라며 "현재 36~48개월 장기계약 비중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기아자동차의 EV6. 장기렌터카 예약 고객들은 오는 7~8월 중 EV6를 인도받을 전망이다.ⓒ기아자동차

기아자동차의 EV6. 장기렌터카 예약 고객들은 오는 7~8월 중 EV6를 인도받을 전망이다.ⓒ기아자동차

업계는 높은 예약률에 환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반짝 호황일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전기차 예약률이 중장기적으로 증가하는 데 이견이 없지만, 여전히 내연기관차에 비해 충전 시간이 오래 걸려 계약에 주저하는 고객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200km 주행 능력을 보유한 전기차를 완속충전(100%)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8시간 남짓이다. 급속충전(80%)은 40분~1시간이 걸린다.


지난해 500km 주행 기준으로 18분만에 80% 충전이 가능한 초고속 급속충전기가 나오기도 했으나 보편화 되기까지는 적어도 1~2년의 시간이 더 필요한 실정이다.


장기렌터카는 반납 후도 문제다. 계약 기간이 끝나 반납된 렌터카는 매각 수순을 밟게 된다. 3~4년 후면 중고차 시장에 전기차 매물이 쏟아지지만, 현재 중고차 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은 1% 수준에 그쳐 업계 평균으로 산정할만한 기준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일례로 전기차 배터리는 2~3년만 지나도 주행 습관에 따라 성능이 다소 차이가 난다. 3~4년이 지나도 연비에 큰 변화가 없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성능검사, 마모도 등을 일반화 할 별도의 기준이 필요한데 표본이 현저히 적어 애를 먹고 있는 실정이다.


기준이 세워진다고해도 추후 신차 출시에 따라 가격이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향후 800~1000km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가 나오면 200~500km 주행하는 전기차의 가격은 최상의 컨디션이라 할지라도 평가 절하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국내 렌터카업계 관계자는 "장기렌터카에서도 전기차 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만큼 관련 사업에서도 제도가 탄탄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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