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 쇼크에 수출기업 난감…해운업계 예의주시

  • 송고 2021.03.29 09:46
  • 수정 2021.03.29 09:57
  • EBN 이경은 기자 (veritas@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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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항 정상화까지 시간 걸릴 듯…SCFI 유럽노선 운임, 상승

글로벌 물류 차질·물동량 감소 우려…HMM, 4개 선박 희망봉 우회 결정

수에즈 운하에 좌초된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EverGiven)호ⓒ연합뉴스

수에즈 운하에 좌초된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EverGiven)호ⓒ연합뉴스

수에즈 운하 봉쇄 사고가 길어지면서 수출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해상운임 상승과 운송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해운업계도 수에즈 운하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책 마련에 나섰다.


29일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수에즈 운하를 지나지 못하고 대기 중인 선박이 지난 27일 기준 총 321척에 이른다.


이집트 당국이 28, 29일 이틀간 만조를 맞아 복구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지만 복구가 된다고 해도 운항 정상화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수에즈 운하 사고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수출기업도 난감해하고 있다. 수에즈 운하는 국제 해상운송의 중추 역할을 하는 곳으로 지난해 기준 약 1만9000척이 이용했다. 전 세계 해상 물동량의 13%를 차지하며 이번 사고로 매일 90억달러(약 10조1700억 원) 규모의 물동량이 타격을 받고 있다.


이미 높은 수준인 해상운임이 더 오를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수출기업들을 한숨짓게 하고 있다. 대표적인 해상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의 유럽노선 운임은 26일 1TEU(1TEU=6m 길이 컨테이너 1개)당 3742달러로 전주 대비 77달러 올랐다.


유럽노선 운임은 지난 1월 4413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이달 중순 3000달러대 중반까지 하락했으나, 수에즈 운하 사고 영향으로 5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운항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일시적인 컨테이너선 선복 부족에 따라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운임이 상승할 것"이라며 "운하 재개통 이후에도 선박이 몰리면서 유럽 항만 내 적체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해운업계도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발빠른 조치에 나섰다. HMM은 총 4척의 선박에 대해 희망봉 우회를 결정했다.


유럽에서 아시아로 오는 'HMM 로테르담호', 'HMM 더블린호', 'HMM 프레스티지호'와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HMM 스톡홀름호'가 희망봉으로 돈다.


수에즈 운하에 들어가지 못하고 며칠째 대기 중인 2만4000TEU급 'HMM 그단스크호'는 운하 개방을 기다리기로 했다. 그단스크호에는 기계, 목재, 냉동육류 등의 물품이 실려있다.


HMM이 운항하는 유럽~아시아 노선 선박이 희망봉으로 돌아가는 것은 약 45년 만이다. HMM은 현재 아시아-유럽 노선에 2만4000TEU급 12척, 1만6000TEU급 2척을 투입하고 있다.


희망봉으로 우회하면 수에즈 운하로 가는 기존 일정보다 일주일 가량이 더 소요된다. 연료비 부담도 증가한다.


또 사태가 장기화되면 운항 일정 지연뿐만 아니라 운송 차질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와 글로벌 물동량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HMM 관계자는 "복구가 완료돼 운항이 재개된다고 해도 현재 수에즈 운하에 발이 묶인 선박이 많기 때문에 한꺼번에 다 빠져나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운항 정상화를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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