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골치 아픈 수입차…보험료↑ 요인 '추가(?)'

  • 송고 2021.04.08 14:18
  • 수정 2021.04.08 14:25
  • EBN 신진주 기자 (newpearl@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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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종 대차 비용 지급해라" 판결에 손보업계 '당혹'

지난달 수입차 신규등록 2만7297대…전년比 34.4%↑

"수입차 늘며 전체적인 보험료 인상 가능성 있어"

수입차 비중이 늘어나면 수입차 간 교통사고도 증가할 수 있는데 이때 보험금 지급 규모는 5배 가량 뛸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픽사베이

수입차 비중이 늘어나면 수입차 간 교통사고도 증가할 수 있는데 이때 보험금 지급 규모는 5배 가량 뛸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픽사베이

고가 수입차의 국내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보험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고가 수입차의 교통사고 시 발생되는 각종 문제가 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법원이 수입 고가 차량의 교통사고 후 지원되는 렌트비(대차료)를 '동종차량'에 대해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와 손보업계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2월 부산지방법원은 수입차 차주에게 차량 수리 중 다른 수입차를 빌려준 렌터카 업체에 보험사가 수입차 렌트 비용을 주라고 판결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표준약관대로 '동급' 차량 대차비용만 주라고 판결했으나 2심은 '동종' 대차비용을 지급하는 것이 맞는다며 원고 렌터카 회사의 손을 들어줬다.


2심 재판부는 동종 차량 대차가 보험료 인상을 유발하는 등 부정적 측면이 있고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법률적 근거 없이 동급차량 대차료를 주지 않는 것은 자동차보험의 완전배상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시했다.


약관에 따라 동종이 아닌 동급차량 대차료를 지급해왔던 손보사들은 이번 판결에 우려감을 표했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보험료 인상, 사회적 정서, 현실적 부분 감안해 약관에 따라 동종이 아닌 동급 차량 대차료로 지급하는 것이 일종의 룰로 정해진 부분인데 이에 배치되는 판결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약관에 따라 산정 받는 것에 대한 신뢰도 부분에 타격이 있을 수 있다"며 "추후 수입차 대차 관련한 소비자 분쟁이 늘어날까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15년 금융위원회와 국토교통부는 '고가차량 관련 자동차보험 합리화 방안'을 마련했다. 고가 차량 관련한 자동차보험 제도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는 사회전반의 공감대가 형성되면서다.


고가차량과 교통사고 시 저가차량 차주의 과실이 적어도 결과적으로 더 많은 금액을 부담해야 함에 따른 불합리성 상존했다. 또 고가 차량의 과도한 수리비, 렌트비 등이 전체적인 보험료 인상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이에 현행 표준약관상 제공하도록 규정한 '동종의 차량'을 '동급의 차량'의 최저요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개선했다. 여기서 말하는 동급 차량은 배기량 및 연식이 유사한 차량을 의미한다. 일례로 BMW 520d 1995CC 사고 시 유사한 배기량을 가진 차량 제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된 고가 차량이 유발하는 각종 고비용 구조를 개선하고자 마련된 방안이었는데 결국 이렇게 되면 수입차로 인해 소비자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했다.


고가 차량이 야기하는 고비용의 보험금 누수로 일반차량 운전자의 자동차보험료 부담이 커지는 것이다. 수입차 비중이 늘어나면 수입차 간 교통사고도 증가할 수 있는데 이때 보험금 지급 규모는 5배 가량 뛸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문제는 수입차 비중이 2015년 당시보다 더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차 신규등록대수가 2만7297대로 전년(2만304대) 동기 대비 34.4% 증가했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억대의 고가 수입차들 국내 판매량도 늘고 있다. 억대 수입차가 전체 수입차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2017년 10.2% △2018년 10.1% △2019년 11.8% △2020년 15.9% 등으로 크게 늘었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최근 고가 수입차 부품 값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면서 "수입차 수리비가 국산차 대비 3배 이상 비싼데 이는 손해율 악화 요인이 된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손보사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85.7%로 전년보다 7.2%p 개선됐다. 그러나 자동차보험은 여전히 적자구조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말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합친 '합산비율'은 102.2%로 전년(110.7%) 대비 8.5%p 하락했지만, 여전히 100%를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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