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이자이익 제동걸린 은행권, 펀드·IRP 유치에 '웃돈'

  • 송고 2021.04.08 15:17
  • 수정 2021.04.08 15:18
  • EBN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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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판매 수수료이익 신한은행 19%, 우리은행 40% 급감

금소법 시행으로 펀드 가입시간 길어져 유인 떨어질 우려

현금 이벤트로 고객들 모시기…ISA로 비이자이익 쌍끌이

KB국민은행 모델이 개인형IRP 이벤트를 알리고 있다.ⓒKB국민은행

KB국민은행 모델이 개인형IRP 이벤트를 알리고 있다.ⓒKB국민은행

저금리 고착화로 이자이익 내기 어려운 은행들이 비이자이익 부문까지 위기가 오자 펀드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에 상당한 웃돈을 던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지난해 펀드 판매 수수료이익은 885억원으로 1년 새 19% 감소했고, 우리은행의 경우 540억원으로 40%나 급감했다. 대규모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여파로 관련 시장이 크게 위축된데다 일부 상품은 판매가 제한된 영향이다.


올해에도 펀드 판매영업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달부터 소비자 권리 강화를 목적으로 한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되면서다. 투자 상품 가입 시 투자 성향 분석 문항 수는 7개에서 15개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고, 판매 녹취 의무가 부여됐다. 가입 시간이 크게 늘어난 만큼 소비자들의 펀드상품 유인 자체가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들은 비이자이익의 핵심인 수수료이익이 더욱 떨어지면 모기업인 금융지주 실적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비예금상품 내부통제 모범규준'을 마련하고, 사모펀드 상품 검증 및 판매 절차를 강화해 대대적인 자정노력을 펼치며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자 하고 있다.


더 나아가 펀드 가입고객에게는 현금을 지급하면서 적극적인 실적 방어에 나섰다.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 우리은행은 이달 말까지 모바일뱅킹 앱 원(WON)뱅킹 또는 인터넷뱅킹에서 처음으로 펀드에 가입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총 1만명에게 1만원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펼친다. 이 은행은 최근 원뱅킹의 고객 개개인별 맞춤 포트폴리오 추천 및 금융자산 분석 기능을 강화하기도 했다.


하나은행은 1000원이라는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잔돈펀드'를 출시하며 두 달간 선착순 5만명에게 가입 쿠폰 1000원을 제공했다. 또 쿠폰을 이용해 잔돈펀드에 가입하고 추가납입한 모든 고객에게 하나머니 1000원을 적립해 줬다.


이처럼 은행들이 대규모로 펀드고객에게 이벤트 혜택을 주는 것은 그만큼 올해 펀드상품 영업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는 방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은행권은 개인형 퇴직연금(IRP) 판매 확대로 비이자이익을 쌍끌이하려는 모습이다.


KB국민은행은 오는 6월 말까지 개인형IRP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2021 연금꽃길' 이벤트를 실시한다. KB국민은행과 KB증권에서 이벤트 참여 자산운용사의 펀드상품으로 10만원 이상 신규 가입하고 자동이체 10만원 이상을 1년 이상 등록하거나 100만원 이상 신규 가입한 고객 등에게 스타벅스 모바일 쿠폰을 전원 증정한다. 참여 고객을 추첨해 LG스타일러, 다이슨 무선청소기, 드롱기 커피머신 및 애플 에어팟프로 등의 경품도 제공한다.


마찬가지로 우리은행도 같은 기간 개인형IRP 10만원 이상 신규 및 자동이체 등록 고객 등에게 추첨을 통해 △다이슨 공기청정기(5명) △삼성전자 큐브 공기청정기(20명) △베스킨라빈스 5000원 모바일교환권(500명)을 제공하며 물량전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 저금리 환경이 지속하면서 은행의 핵심업무인 예대거래의 이익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며 "미국, 유럽 은행들의 경우 금융서비스 종류나 고객 분류에 따라 수수료를 세분화해 비이자이익을 중요한 수익원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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