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추락 어디까지…적자·부채 확대에 유동성 '빨간 불'

  • 송고 2021.05.18 10:48
  • 수정 2022.10.20 17:39
  • EBN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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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부채비율 제주항공 705%…진에어 1793%

자본 줄고 부채 증가…연내 상환 차입금만 수천억원

정부 2000억원 자금지원 정책 추진 지지부진

제주항공은 올해 1분기 영업손실 873억원을 기록했다.

제주항공은 올해 1분기 영업손실 873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가 1년 넘게 지속되면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유동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화물 운송 등 자구안에도 올해 1분기 적자가 확대해 LCC들은 자본 확충에 골머리를 앓게 됐다.


18일 항공사 올해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 LCC 4사의 부채비율은 705~1793%를 기록했다. 많게는 자기자본의 18배에 가까운 부채를 떠안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항공은 자기자본이 1372억원, 총부채는 9668억원으로 705%에 달하는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1조원이 넘었던 총부채를 줄이는 데는 성공했지만 자기자본이 감소하면서 부채비율이 늘었다. 당시 제주항공 부채비율은 483%였다.


제주항공이 1년 이내 상환해야하는 차입금은 1762억원이다. 항공기 리스 등을 총합한 리스 부채도 1년 내 1247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당장 올해 안에 제주항공이 상환해야하는 총합하면 3618억원을 넘어선다.


제주항공은 자본금이 줄어드는 자본잠식에도 직면했지만 추가적인 자금 확보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자금을 확보하려면 결국 이익이 발생해야하는데 제주항공은 올해 1분기에 지난해 대비 약 220억원 적자가 악화한 873억원의 영업손실과 79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나마 정부에서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321억원을 지원받았고, 추후 유상증자를 실시하면 최대주주인 AK홀딩스에서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 최악의 상황은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1분기 454억원의 적자를 냈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1분기 454억원의 적자를 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1분기 352%였던 부채비율을 올해 1분기 886%로 확대했다. 자기자본은 1531억원에서 692억원으로 감소하고 총부채는 5397억원에서 6129억원으로 증가한 결과다.


3개월 이내 상환해야하는 단기차입금은 60억원, 1년 이내 상환해야하는 단기차입금은 437억원이다. 여기에 1년 이내 만기하는 리스부채 693억원까지 더하면 티웨이항공은 올해 1180억원을 상환해야한다.


티웨이항공은 다른 LCC보다도 유동성 위기가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총계가 자본금을 앞지르는 자본잠식이 임박해 현금 수혈이 시급한 실정이다. 올해 1분기에는 지난해보다 적자가 악화한 45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수익과 거리가 더 멀어졌다.


최근 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은 지난달 중대형 항공기 A330-300 항공기 도입을 위한 임대차 계약을 완료하면서 대부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에어 737-800

진에어 737-800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사정이 더 좋지 않지만 모기업에 기댈 여력이 있다.


진에어 부채비율은 1793%으로 LCC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부채가 5141억원에서 4646억원으로 줄었지만, 자기자본이 1432억원에서 259억원으로 급감했다. 단기차입금은 400억원, 리스부채는 2344억원으로 집계됐다.


진에어도 올해 1분기 매출 439억원과 60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다른 LCC와 마찬가지로 적자를 확대했다.


다만, 지난해 유상증자로 확보한 1050억원 중 절반은 예치금으로 남겨둔 상태며 지주사인 한진칼 지원도 기대할 수 있는만큼 자금 확보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에어부산 부채비율은 1750%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부채는 9428억원, 자기자본은 538억원으로 집계됐다. 에어부산의 차입금, 리스부채 등을 합한 부채는 5315억원이다.


지난 3월 아시아나항공은 무보증 사모 영구전환사채 형식으로 에어부산에 300억원을 수혈했다. 앞서 500억원 규모의 영구채 인수를 포함한 아시아나항공의 에어부산 지원금은 총 800억원에 달한다.


에어부산은 지난 1분기에 매출 720억원, 472억원의 영업손실로 전년 대비 적자폭을 100억원 이상 키웠다.


에어부산 항공기

에어부산 항공기

올해도 순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LCC들은 외부에서 현금을 유입해 유동성 위기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상증자를 상반기 중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올해 초 정부가 내놓은 2000억원 수준의 LCC 자금지원에는 아직 자금 지원을 위한 실사 등이 진행되지 않아 기대기 어려울 전망이다.


LCC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가 아니면 현금을 끌어올 뾰족한 수가 없다"며 "올해도 LCC들은 기안기금 신청이 어려운데 2000억원 자금지원 방침 추진도 지지부진해 조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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