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식당' 문 연다…SK주유소 연료전지 전기생산 실증특례

  • 송고 2021.05.31 11:15
  • 수정 2021.05.31 10:52
  • EBN 손병문 기자 (moo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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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산업부 '샌드박스 심의委' 개최...혁신사업 15건 사업허가

재외국민 비대면 진료, 주류 자판기, 전기도둑 방지 콘센트 등 허가

나만의 방을 갖고 주방·욕실·카페를 공유하는 ‘공유주거 하우스’, 애완견에게 음식을 만들어주는 ‘반려동물 맞춤형 테이크아웃 식당’이 문을 연다. ‘재외국민 대상 비대면 진료서비스’와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자가진단’도 샌드박스를 통과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샌드박스지원센터와 산업통상자원부는 31일 서울 상의회관에서 ‘산업융합 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열고 ▲공유주거 하우스 ▲반려동물 맞춤형 테이크아웃 식당 ▲주유소 내 연료전지 구축 ▲인유두종 바이러스 유무확인 서비스 ▲재외국민 대상 비대면 진료 ▲자동차 전자제어장치 무선업데이트 ▲주류 자동판매기 ▲스마트 도전(盜電) 방지 콘센트 등 15건을 승인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공유경제부터 펫테크, 모빌리티, 에너지,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업종과 규모를 망라한 혁신사업이 샌드박스를 통과했다”며 “최태원 상의 회장이 지난 3월 첫 행보로 가진 ‘스타트업과 대화’에서 건의 받은 공유주거 하우스와 재외국민 비대면 진료도 사업허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MGRV가 신청한 ‘공유주거 하우스’ 임시허가가 눈에 띈다.


공유주거는 침실과 공부방을 겸한 개인 방을 갖고 주방·화장실·카페는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주거형태다. 런던 뉴욕 파리 홍콩 등 집값이 비싼 해외 대도시에는 청년 주거난 해결을 위해 2015년부터 도입했다. 하지만 국내법상 공유주거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었다. 유사한 형태인 원룸을 준용하더라도 세대별로 욕실·부엌을 설치해야 하고 세대 내 공간은 2개까지만 구성할 수 있었다.


심의위는 1인 청년가구를 위한 주택공급을 촉진하고 비가족 관계의 공유주거 확산 추세를 감안해 공유주거에 대한 임시허가를 부여했다. 세대 내 공간구성을 침실 3개까지 허용하고 개인공간은 최소 7m²를 충족하도록 했다. 국토교통부는 공유주거에 대한 세부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조강태 MGRV 대표는 “기존 원룸과 비교하면 나만의 공간은 작지만 대신 활용 가능한 공간은 늘어나는 셈”이라며 "공유주거 하우스가 공간구성 제약으로 온전한 사업이 불가능했는데 이번 샌드박스를 통해 보다 나은 주거 서비스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MGRV는 서울 신촌에 신축하는 공유주거 하우스 2호점부터 다양한 공간구성을 선보일 계획이다.


반려동물 맞춤형 피자 ⓒ

반려동물 맞춤형 피자 ⓒ

반려동물을 위한 맞춤형 사료를 만들어 판매하는 ‘반려동물 맞춤형 테이크아웃 식당’(신청기업: 올핀)도 샌드박스를 통과했다.


반려동물 주인이 스마트폰 앱에 반려동물의 종·성별·몸무게·진단결과 등 건강정보를 입력하면 올핀이 맞춤형 사료를 즉석에서 조리해 포장·배달 판매한다.


현행법 사료관리법상 반려동물이 먹는 음식 일체는 사료에 해당돼 양축용 사료 제조와 동일한 제조시설 기준을 갖춰 제조업으로 등록해야 한다. 또한 모든 성분을 시도지사에게 등록하도록 규정해 맞춤형 사료의 즉석 제조가 불가능했다.


심의위는 “반려동물 시장이 급성장하는 상황에서 반려동물 맞춤형 테이크아웃 식당은 대량생산 방식의 사료 제조와 달리 소규모로 조리과정이 단순해 기존 사료관리법의 시설기준과 검사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맞지 않는다”며 “음식 재료는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원료를 사용하고 6개월마다 자가품질검사를 하는 조건”으로 실증특례를 승인했다.


올핀은 광진구에 1호점을 연 후 향후 2년간 서울 내 총 3개 지점에서 반려동물 맞춤형 테이크아웃 식당을 운영할 예정이다.


SK에너지가 신청한 주유소 내 연료전지 설치를 통한 전기 생산도 실증특례를 승인받았다. 주유소 유휴공간에 소규모 연료전지를 설치하고 전기를 생산해 한전에 판매하는 사업이다. 발전된 전기를 주유소 내 전기차 충전설비로 직접 공급할 수도 있다.


현행 위험물안전관리법상 주유소에 설치할 수 있는 시설은 포지티브로 규정돼 연료전지 설치가 불가능했다. 심의위는 “연료전지 설치 자체의 위험성은 낮고 주유소 내 연료전지를 설치하면 도심 내 분산형 전원 확보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주유소를 에너지스테이션으로 전환할 수 있다"며 위험성 평가를 조건으로 서울 시내 1곳에서 운영 후 전국 10곳으로 확대 운영하는 실증특례를 부여했다.


비대면 진료도 허용됐다. 해외 코로나 사각지대에 놓인 재외국민을 대상으로 한국 의료진이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하이케어넷(舊 인성정보), 제이엘케이, 부민병원, 엠디스퀘어, 닥터나우(舊 닥터가이드), 비플러스랩 등이 임시허가를 받았다.


인유두종 바이러스 유무확인 서비스(신청기업: TCM생명과학)도 시장에 출시된다. 이용자가 자가채취키트로 검체를 채취한 뒤 검사기관에 보내면 전문의가 바이러스 유무를 확인해 이용자에게 이메일이나 어플로 전달한다.


스마트 도전 방지 콘센트ⓒ

스마트 도전 방지 콘센트ⓒ

주차장 내 전기 도둑을 막는 스마트 도전 방지 콘센트(신청기업: 레인써클)도 출시된다. 전기차 보급이 늘어나면서 전기를 훔치는 도둑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른바 도전(盜電)으로, 공용건물 콘센트에 비상용 충전기로 전기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이들이다.


레인써클의 스마트 도전 방지 콘센트는 주차장내 일반 전기콘센트에 설치해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제공한다. 레인써클은 서울과 제주도에서 2년간 총 1500개 제품에 대해 테스트할 계획이다.


이밖에 정비소 방문 없이 자동차 전자제어장치를 무선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는 OTA 서비스가 임시허가(신청기업: 볼보자동차코리아)를 받았다. OTA 샌드박스 승인은 지난해 6월 현대자동차가 최초로 승인을 받았었다. 무인 주류 자동판매기(신청기업: 일월정밀 등 3개사)도 실증특례를 받았다.


'샌드박스'는 혁신제품과 기술의 시장 출시를 위해 규제를 유예‧면제하는 제도다. 신속확인, 실증특례, 임시허가, 적극행정으로 나뉜다. 대한상의 샌드박스 지원센터는 국내 첫 샌드박스 민간 기구다. ICT융합, 산업융합, 금융혁신 샌드박스 등 전 산업분야에서 지원 가능하다. 지난해 5월 출범 이후 90건의 혁신제품과 서비스가 샌드박스 특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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