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A "韓 재생에너지 확대 어려워"…에너지전환지수 최하위권

  • 송고 2021.07.06 06:00
  • 수정 2021.07.05 14:30
  • EBN 손병문 기자 (moo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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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간지형 · 높은 인구밀도 · 국가 간 전력계통 부재 지적

"면적대비 발전량 많고 탄소배출 거의 없는 원전 활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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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너지기구(IEA)가 "한국의 재생에너지 보급에 어려움이 크다"고 분석했다. 화석연료를 저탄소 에너지로 대체하는 에너지 전환 수준도 낮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전국경제인연합회는 6일 우리나라가 저탄소 에너지 비중을 효과적으로 늘리기 위해 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 원전 활용이 필수적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한국 석탄발전 비중 40.8%로 높아...에너지전환지수 선진국 31개국 중 29위


전경련이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에너지전환지수(ETI) 2021’을 분석한 결과 한국은 선진국 31개국 중 29위, 전체 115개국 중 49위로 나타났다. 한국의 ETI는 60.8점으로 선진국 평균(68.4점)보다 7.6점 낮고, 전체 평균(59.4점)보다 1.4점 높았다.


에너지전환지수(Energy Transition Index)는 화석연료를 저탄소 에너지로 대체하는 것에 대한 성과 및 준비도를 평가한 지표다.


주요 국가 ETI 점수 및 순위 ⓒWEF(2021)

주요 국가 ETI 점수 및 순위 ⓒWEF(2021)

한국이 취약한 분야는 지속가능성(45.2점)과 에너지 구조(43점)로 선진국 평균(65.4점, 63.8점)에 비해 각각 20.2점, 20.8점 낮았다. 이는 한국이 선진국에 비해 석탄발전 비중이 높고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낮은데다가 1인당 탄소 배출량도 많기 때문이다.


WEF에 따르면 한국의 석탄발전 비중은 2019년 기준 40.8%로 WEF가 선진국으로 분류한 31개국 평균(13%)보다 27.8%p 높았다. 반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5.5%로 선진국 평균(38.2%)보다 32.7%p 낮았다. 1인당 탄소 배출량은 11.7톤으로 선진국 평균(7.8톤)에 비해 3.9톤 높았다.


◆덴마크·핀란드·영국, 재생에너지 자원 풍부...에너지 전환 성공


선진국들은 석탄발전 비중을 줄이면서 탄소 배출량도 줄이는 추세다. 선진국의 평균 석탄발전 비중은 2010년 19.6%에서 2019년 13%로 기존 대비 1/3 가량 감소했다. 1인당 탄소 배출량도 9톤에서 7.8톤으로 줄였다.


반면 한국의 석탄발전 비중은 2010년 43.4%에서 2019년 40.8%로 2.6%p 감소하는데 그쳤다. 오히려 1인당 탄소 배출량은 10.2톤에서 11.7톤으로 1.5톤 증가했다.


WEF는 덴마크·핀란드·영국을 지난 10년간 상위 10개국 중 에너지 전환을 가장 많이 이뤄낸 국가로 꼽았다. 세 나라 모두 재생에너지 비중을 크게 늘리며 석탄발전 비중과 1인당 탄소 배출량을 줄였다. 이는 풍부한 재생에너지 자원이 있어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WEF(2021)

ⓒWEF(2021)

영국·덴마크를 포함한 북유럽 국가의 해상풍력 잠재량은 유럽 전체(5만TWh)의 2/3를 차지할 정도로 풍부하다. 이를 바탕으로 영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단지를 형성했다. 덴마크는 풍력발전을 늘리고 석탄발전을 줄였다. 핀란드의 경우 풍부한 산림을 기반으로 바이오매스를 전력발전에 사용해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렸다.


반면 한국은 산간지형과 높은 인구 밀도로 부지가 부족해 넓은 면적이 필요한 재생에너지 설비를 확대하기 어렵다. 재생에너지는 기상조건에 따라 발전량의 차이가 커 국가 간 전력 거래를 통해 전력 수급을 안정시킬 필요가 있는데, 한국은 국가 간 전력계통이 연결돼 있지 않아 안정적인 전력공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단기간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어려워, 탄소 배출 거의 없는 원전 활용해야"


한국이 에너지 전환 속도를 높이려면 석탄발전 비중을 줄여야 하지만 IEA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여건상 빠르게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2020년 2월 환경부에 제출된 ‘2050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 포럼 검토안’에 따르면 205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7년(7억1000만톤) 대비 50% 감축하려면 재생에너지 비중을 전체 발전량의 50%까지 확대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은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기 위한 입지와 설비가 충분치 않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재생에너지를 입지 문제없이 보급할 수 있는 최대설비는 155GW 규모다.


재생에너지가 전체 발전량의 50%를 충족하려면 212GW의 설비를 마련하므로 155GW를 크게 초과한다. 또한 재생에너지는 대부분 소규모로 분산 설치돼 이를 연결하기 위한 전선·변전소와 같은 대규모 계통보강도 필요하다.


전경련은 "한국이 저탄소 에너지 전환에 활용할 수 있는 대안 중 하나가 원자력발전"이라며 "원전은 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고 단위 면적 대비 발전효율이 높아 국토가 좁은 한국에 필요한 발전원"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기저 전원 역할을 하는 대형원전 뿐만 아니라 향후 안전성이 강화되고 유연한 입지선정과 출력 조정이 가능한 소형모듈원전(SMR)도 2030년경부터 상용화될 것이므로 원전 활용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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