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좁은문…신한·하나·농협 일부대출 판매 중단

  • 송고 2021.08.17 10:43
  • 수정 2022.10.18 17:54
  • EBN 이윤형 기자 (ybro@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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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 1%p 가까이 인상, 대출 한도 연봉 수준으로 낮아질 듯

일부 대출 판매 중단, 농협은 외부 수요 차단 "증가세 가장 높아"

하반기 대출 3~4% 관리, 전 은행권서 대출 조이기 계속될 듯

대출 증가 관리를 목적으로 은행권 대출 문이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연합

대출 증가 관리를 목적으로 은행권 대출 문이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연합

대출 증가 관리를 목적으로 은행권 대출 문이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금리 인상에 한도까지 줄어들고 있는데다, 일부 상품에는 판매 중단 결정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줄어들지 않자 은행들도 자체적으로 가계대출 관리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최근 대출금리 인상에 이어 한도를 조정하고, 일부 대출 상품에 대해서는 판매 중단까지 결정하고 있다.


앞서 은행들은 시중금리 상승에 따라 신용대출 금리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이 지난 6월 취급한 일반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2.81~3.53%였다. 1년 전 2.38~2.85%와 비교하면 0.6%포인트 가량 올랐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신용 대출도 오름세다.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해 6월 2.81%에서 1년새 3.95%로 1.14%포인트 높아졌다. 케이뱅크의 금리 평균 역시 3.86%로 5대 은행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은행들이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있는 것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주문에 따른 것이다. 올 초부터 은행들은 대출 한도를 줄이고 우대금리를 줄이는 식으로 '대출 조이기'에 나서고 있다.


추가 한도 축소도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3일 시중 은행 여신담당 임원들에게 개인의 은행 신용대출 한도를 지금보다 더 줄이도록 요청했다. 현재 연 소득의 1.5~2배 수준인 신용대출 한도를 1배 수준으로 대폭 낮춰달라는 주문이다.


일부 대출 상품의 판매 중단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목돈 안드는 드림 전세(집주인 담보대출)' 판매를 중지한 하나은행은 다음 달 1일부터 문화사랑대출, 청년창업대출 등 대출상품의 판매를 다음 달 1일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오는 30일부터 동행중소 기업대출, 비외감법인 성장지원대출, 두드림 자동차·조선 상생대출, 수요자금융, 외상매출채권대출, 성과공유형 사모전환사채인수, 외국환평형기금 외화대출, 한은 위안화 수입자금대출, 한은 통화스왑 외화대출 등 9개 대출 상품을 판매 중단한다.


시중은행은 상품 중단 이유를 수요 감소 및 대체상품의 출시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현재 판매하고 있는 여신상품의 종류가 현재 너무 많은데다가 최근에는 은행이 알아서 심사를 통해 금리와 한도를 맞춰주고 있기 때문에 굳이 상품을 구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대출 증가세를 억누르기 위한 중단도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20일부터는 연말까지 대출모집인을 통한 NH전세대출(서울보증, 주택도시보증공사, 주택금융공사)을 중단하기로 했다.


대출모집인은 대출신청 상담 및 접수 등 은행이 위탁(위임)한 업무를 모집법인 또는 상담사가 수행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를 중단하는 것은 일단 외부에서 들어오는 대출은 줄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농협은행이 대출 문을 닫는 것은 증가세가 타 은행보다 가파르기 때문이다. 농협은행의 올 상반기 가계대출 잔액은 133조6249억원이다. 지난해 말 126조3322억원과 비교해 5.8% 늘었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은 5~6% 수준인데, 이미 반기만에 채운 셈이다.


다른 은행들과 비교해도 농협은행의 대출 증가율은 두드러진다. KB국민은행 1.5%, 신한은행 1.7%, 우리은행 2.1%, 하나은행 3.4% 등이다. 농협은행이 많게는 4배 가량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다.


농협은행 뿐만아니라 은행권의 대출 증가율이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만큼, 대출 문은 더욱 좁아질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한도, 상품중단 등 모든 부문에서 관리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도 대출 수요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하반기 가계부채 증가율을 당국이 목표한 3~4% 수준에서 관리하기 위해 대출 문턱을 더욱 높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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