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갈증' 쿠팡·컬리, 렌털로 '심폐소생술' 시도?

  • 송고 2021.10.20 11:19
  • 수정 2022.10.22 16:44
  • EBN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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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논의단계…현금흐름 보완책 검토에 시장선 "유의미"

ⓒEBN, 코웨이, 이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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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누적적자에 현금이 아쉬운 쿠팡과 컬리가 렌털업을 곁눈질 하고 있다. 매달 사용료가 유입되는 렌털업은 수신기능이 있는 일종의 금융업으로 간주된다.


이들 업체는 현재로선 사업 가능성만 열어뒀다. 렌털업을 통해 현금흐름에 활기를 불어넣으려고 시도했다는 측면에서 적자 해법이 새롭게 등장할 지 주목된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4월 정관을 변경해 사업목적에 '기타 개인 및 가정용품 임대업'(렌털업)을 추가했다. 마켓컬리도 5월~6월 사이 정관 상의 사업목적에 가정용품 임대업과 자동차 임대업(렌터카)을 추가로 반영했다. 쿠팡 측은 "검토 단계에 있고 확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고 컬리 측은 "렌털업이 컬리 사업 모델에 도움이 될지 신중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업체가 사업 검토 단계에서 선제적으로 사업목적에 렌털업을 미리 추가한 데에는 해당 사업이 갖고 있는 매력도가 높아서다.


렌털업은 물건을 빌려주고 월 사용료를 받는다는 측면에서 금융업과 유사한 현금흐름을 형성한다. 일종의 수신 기능을 보유한 만큼 이른바 현금출금기(ATM)로 활용할 수 있어서다. 비록 초기 투자비용과 관리가 만만찮지만 매달 렌탈 사용료가 유입된다는 측면에서 기업 가치에 호재로 작용한다.


ⓒ한국기업평가 재구성

ⓒ한국기업평가 재구성

코웨이, 청호나이스 등 기존 선발주자를 뒤쫓아 LG전자, SK매직, 쿠쿠홈시스 등 후발업체가 렌털업에 뛰어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KT경제연구소는 2020년 국내 렌탈시장 규모가 4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 개인 및 가정용품 렌탈시장 규모는 10.7조원으로 연평균 성장률(2016-2020) 18%의 고성장세를 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2025년에는 전체 렌털 시장이 100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쿠팡과 컬리가 렌털업 추진을 검토 중인 데에는 누적된 적자가 꼬리표처럼 따라붙어 시장의 야박한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렌털업을 통해 유입되는 현금흐름으로 자금 운용에 조금이나마 숨통을 틔우겠다는 의중이다. 쿠팡은 2010년 설립 이후 지난해 말까지 누적적자 4조8000억원을 기록했고 컬리는 5년간 누적적자 2700억원에 달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과 컬리가 렌털업에 크게 관심을 두고 있지는 않지만 새로운 현금흐름을 만들려고 노력한다는 점이 시장에 시그널을 준다"면서 "렌털업도 직매입처럼 초기 자본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의사 결정까지 부담감이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관에 '임대업'을 추가한 쿠팡과 컬리와 달리 오아시스는 '통신판매중개업자'로서 렌털업에 착수했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직접적인 임대업이 아닌 단순 중개업이다.


500여종에 이르는 가정용 렌털 상품을 마련했다는 오아시스는 자사 구독서비스 일환으로 해당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오픈마켓에서 선보인 업계 최저 수수료 기반의 가격 정책을 렌털 서비스에도 적용해 경쟁력 있는 가격을 내세운다는 방침이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가정 방문 없이 스스로 관리가 가능한 '셀프 관리 렌털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라면서 "자사 오픈마켓과 브랜드몰 간의 상생을 통해 수익성 확대에 나설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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