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항공사 출범 후 ‘장거리 3파전’ 시대

  • 송고 2021.10.28 11:11
  • 수정 2022.10.20 21:10
  • EBN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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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항공사 100% 점유 노선 중 절반이 장거리

"공정위가 장거리 노선 중 운수권 배분할 것"

"고가 항공권은 통합항공사, 저가는 LCC가 점유"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절차를 밟고 있다.ⓒ대한항공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절차를 밟고 있다.ⓒ대한항공

통합항공사(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가 출범하면 장거리 노선을 두고 3파전 경쟁이 시작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통합항공사의 독과점 문제를 운수권 배분으로 풀어낼 수 있다는 전제에서다. 현재 장거리 노선을 운영 중인 곳이 국내 항공사 중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뿐이라 업계에서도 이같은 전개가 가장 가능성 높다고 보고 있다.


장거리 노선의 운수권을 따낼 수 있는 건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과 신생항공사 에어프레미아다. 향후 장거리 운항을 시작하면 양사가 중저가 항공권 포지션에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28일 항공업계 및 투자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할 전망이다. 양사 합병은 허가하되, 장거리 노선에서 독과점이 우려되니 운수권을 다른 항공사에게도 배분하는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2019년 공개된 노선별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100% 점유 중인 노선이 37개에 달한다. 이 중 절반인 19개 노선이 운항거리 5000km가 넘는 중장거리 노선이다. 양사가 100% 점유한 중장거리 노선은 인천발 미주(6개 노선), 유럽(8개), 아·태(5개) 등이다.


공정위는 1개 사업자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인 경우 경쟁을 제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공정위로서는 갈등 요소를 봉합해 책임 소지를 줄이려고 할 것"이라며 "공정위는 이 노선들 중 운수권을 배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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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연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승인 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 공교롭게도 장거리 취항을 준비 중인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가 운수권을 따내려고 하는 시기도 이와 맞물린다. 에어프레미아는 올해 싱가포르 취항을 시작으로 내년 중 미주 운항을 계획 중이다.


티웨이항공도 장거리 항공기를 인도 받는대로 장거리 운항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초부터 A330-300(항속거리 1만1300km) 3대를 순차 도입해 동유럽, 호주, 중앙아시아를 취항한다. 티웨이항공은 이와 관련해 최근 공정위에 운수권과 슬롯 재분배를 적극 고려해야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나민식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2018년부터 이미 LCC업체들의 국제선 점유율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단거리 항공운수 시장이 포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존재했었다"며 "통합항공사 출현 이후 장거리 노선 운수권이 배분되는 시나리오로 흘러간다면 이들 LCC에는 기회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합항공사 출범에 이어 티웨이항공, 에어프레미아가 장거리 시장에 뛰어들면 항공권 점유율에 변화가 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나 연구원은 "고가는 통합항공사가 점유하면서 중저가는 에어프레미아와 티웨이항공 항공권으로 채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항공업계 관계자는 "일본에서도 중장거리를 취항하는 LCC(집에어)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내년을 기점으로 단거리는 LCC, 장거리는 대형항공사가 담당한다는 구조가 깨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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