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에너지 위기 "韓, 탈석탄·탈원전 능사 아니다"

  • 송고 2021.11.04 06:00
  • 수정 2021.11.04 07:06
  • EBN 손병문 기자 (moo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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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력수요 13% 증가 반면 석탄생산 5.5% 증가 그쳐 전력난 발생

유럽, 연초 대비 전력요금 獨 2.4배·英 2.8배·佛 3.1배·스페인 3.4배 ↑

"탄소중립 과정서 에너지 공백 보완 위해 원자력 발전 더 활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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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에너지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원자력발전을 기저에너지로 활용하고, 석탄발전도 속도도 조절하며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4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에너지 수급 불균형으로 에너지 위기를 겪고 있는 중국·EU 등 해외 각국의 현황을 분석했다.


◆석탄 부족·탄소중립 정책으로 전략난 겪는 중국


중국은 경기회복에 따른 전력 수요를 석탄발전 위주의 전력공급이 따라가지 못해 전력난이 발생했다. 올해 1월~8월간 중국의 전력 사용량은 전년대비 13% 증가했다.


반면 발전 비중의 60% 이상 차지하는 석탄 생산량은 같은 기간 5.5% 증가하는데 그쳤다. 석탄 부족으로 인해 석탄 가격은 연초보다 50% 상승했다. 이에 더해 중국 주요 탄광지인 산시성에서 발생한 홍수로 석탄 생산이 차질을 빚으며 전력난 심화를 부추겼다.


ⓒ중국국가통계국, 전경련

ⓒ중국국가통계국, 전경련

석탄 생산이 정체된데는 중국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도 영향을 끼쳤다. 전력부족으로 인해 장쑤성·광동성 등 중국 공업지역에서는 전기 공급이 중단돼 철강업체 등 다수의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이에 따라 중국 산업생산성 수치는 하락세다.


◆풍력 발전 감소로 전기요금 급상승한 EU도 일부 공장 생산 차질


EU의 경우 이상기후에 따라 바람세기가 약해지면서 풍력발전이 감소했다. 대체연료인 천연가스 가격은 올랐다. 9월 기준 유럽의 풍력발전 비중은 9.3%로 작년 9월(11.6%)대비 비해 2.3%p 줄었다.


또한 유럽 내 천연가스 가격은 연초대비 3.6배 이상 증가(네덜란드 TTF-유럽 천연가스 지표물 기준)했다. 전기요금은 독일 2.4배, 영국 2.8배, 프랑스 3.1배, 스페인 3.4배 증가했다. 전력요금이 오르면서 철강·비료 등 에너지 다소비업체에서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등 산업계 피해도 불거졌다.


EU가 사용하는 천연가스의 35% 이상을 러시아로부터 수입하는데 따른 정치지정학적 문제도 EU 에너지 위기에 영향을 끼쳤다. 미국도 연초대비 휘발유와 석탄 가격이 40% 오르면서 다가오는 동절기 에너지 수급 방안을 고민중이다.


◆주요국, 에너지위기 극복 위해 원자력·석탁발전 지속 추진


중국과 유럽연합 각국은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석탄·원자력 발전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전력난을 겪고 있는 중국 정부는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및 신규 광산개발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오는 2025년까지 원자로 20기를 신규 건설할 계획도 내놨다.


ⓒ전경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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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는 소형모듈원전(SMR) 등 대규모 원자력발전 프로젝트 예산을 지원할 계획이다. 프랑스도 소형모듈원전 등에 10억 유로(1조3500억원)를 투자할 방침이다. 프랑스 등 유럽 10개국 경제·에너지 담당 장관들은 공동명의로 “유럽에는 저렴하고 안정적이고 독립적인 에너지원인 원자력 발전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기고문을 지난 달 프랑스 피가로紙에 게재했다.


이 외에도 미국 국가정보국장실은 소형모듈원전을 미래에너지 기술의 핵심으로 지목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고, 일리노이 주의회는 패쇄 예정인 원전의 수명연장 법안을 의결했다.


전경련 유환익 기업정책실장은 “에너지 위기를 맞은 중국·영국 등 주요국이 신재생에너지 발전과 함께 원자력·석탄발전을 계속 추진한다는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에너지 공백을 방지하기 위해 원자력발전을 기저에너지로 활용하고 석탄발전도 급격히 축소하기보단 점진적으로 감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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