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로 내집마련 내년도 힘들다…결국 청약이 답

  • 송고 2021.12.30 10:36
  • 수정 2022.10.19 13:56
  • EBN 이윤형 기자 (ybro@ebn.co.kr)
  • url
    복사

디딤돌 한도액 최대 3억1000만원

주택 매입 계획 69.1%→64.1% 감소

청약 계획 29.1%→32.7% 상승

내집마련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대출로는 여전히 쉽지 않아 내년에도 청약 열기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게티이미지뱅크

내집마련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대출로는 여전히 쉽지 않아 내년에도 청약 열기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게티이미지뱅크

다음주부터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재개하고 우대금리를 복원하고 정부는 서민·실수요자를 위한 금융 지원을 강화하지만 '내 집 마련'은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 하락세가 상당히 진행되고 있지만 집값은 이미 많이 올랐고 대출 문턱이 낮아지지만 규제 정도는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내년도 가계부채 증가율 관리를 올해 낮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주택 대출에 대한 차주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도 당장 다음 달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내집마련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대출로는 여전히 쉽지 않아 내년에도 청약 열기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30일 부동산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그동안 막아왔던 주담대를 다음 주부터 재개하고 우대금리도 다시 부여할 예정이다. 우대금리는 0.5%포인트에서 0.6%포인트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대출 총량규제가 새해가 되면서 재설정 된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무주택 실수요자를 지원하기 위한 대출 상품 한도 확대 방안도 마련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27일 발표한 '2022년 부동산 시장 안정 방안'에 따르면 디딤돌 대출 지원 금액이 확대된다.


현재 디딤돌 대출 한도액은 △일반 2억원 △신혼부부 2억2000만원 △다자녀 가구 2억6000만 원인데 내년 1월부터는 지원 한도가 5000만원씩 오른다. 각각 2억5000만원, 2억7000만원, 3억1000만원으로 오르는 것이다. 디딤돌 대출은 부부 합산 연 소득 6000만원 이하인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하며 5억원 이하 주택 구매 시 연 2%대 금리로 대출을 지원한다.


금융 지원 등 대출 환경은 나아졌지만 정부의 부채관리 수준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정부는 내년도 가계부채 증가율을 올해(5~6%)보다 낮은 4~5%대로 관리할 계획이다. 연초 총량규제 재설정으로 은행권 대출이 풀리지만 더 깐깐한 관리 수준에 대출 창구가 빠르게 닫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중이다.


주택 대출에 대한 차주단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40%로 규제된다. 가계대출 총액 2억원을 초과한 차주는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40%를 넘는 대출을 받을 수 없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연봉이 4000만원인 차주가 DSR 40% 규제를 적용받으면 연간 원리금 합계 1600만원까지만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 아파트 가격은 이미 많이 올랐다.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KB부동산 월간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 아파트 평균 평당 매매가는 올해 1월 4104만원에서 12월 4934만원으로 830만원(20.2%) 상승했다. 소형 평형인 59㎡(24평) 아파트를 매입하기 위해서는 1억1841만원은 필요한 셈이다. 대출만으로는 내집마련을 할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내집마련 수요가 커지고 있지만, 오른 집값에 대출 문제 등 실현 가능성이 멀어지면서 청약 희망 수요는 더 늘어나고 있다.


내년 주택 매입·매도 계획을 알아보기 위해 부동산 플랫폼 업체 직방이 어플리케이션 이용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기존 아파트 매입 수요는 줄어드는 반면 청약 희망 수요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직방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2042명 중 64.1%(1309명)가 내년에 주택을 매입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조사를 시작한 2020년 이후 매입 계획 응답 비율은 점차 줄어드는 중이다. 주택을 사겠다는 응답 비율은 2020년 71.2%, 2021년 69.1%로 나타났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실장은 "최근까지 이어진 주택가격 상승세 둔화 등 향후 가격이 조정되지 않을까 하는 관망 움직임이 커지면서 주택을 매입하려는 움직임도 예년에 비해 다소 주춤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택 매입 계획 응답자 중 매입 방식을 묻는 질문에는 기존 아파트를 매입하겠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지만 비율은 감소했다. 2020년 52%였던 응답 비율은 2021년 47%로 낮아졌고 내년은 37.7%로 크게 내려왔다. 반면 신규 아파트 청약 계획 응답 비율은 2020년 24.9%, 2021년 29.1%, 2022년에는 32.7%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오피스텔 청약 매입 응답 비율도 올해 1%대에서 내년 3.6%로 상승했다.


함 실장은 "내년에는 주택 매입 계획 수요가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준금리 인상과 DSR 등 규제 강화가 내년에도 이어질 예정으로 매수 관망 속에서 내 집 마련, 거주지나 면적 이동 목적의 실수요자 위주로 움직임이 나타날 전망이다. 다만 비아파트로의 수요 분산과 중저가 선호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이 줄어든 것도 청약 수요 확대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국토부 주택건설실적 통계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17만9307가구로 지난해보다 7.3% 줄었다.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18년 48만 가구로 정점을 찍은 후 2019년 40만1000가구, 2020년 37만3000가구 등 감소 추세를 보여왔으며 내년에도 감소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공급 부족은 청약 시장 열기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전국 청약 경쟁률은 18.8 대 1을 기록했으며 공급이 부족하다고 평가받는 서울의 경우 164.4 대 1의 경쟁률로 전년 대비 84.9% 상승한 바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청약 호조세는 연말을 거쳐 대선이 있는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라며 "대출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 공급량 확대 등의 변수에 따라 일부 지역 경쟁률은 낮아질 수 있다"고 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