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에 빅스텝, 연말 기준금리 어디까지 오르나

  • 송고 2022.04.15 11:39
  • 수정 2022.04.15 11:43
  • EBN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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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중앙은행 긴축행보 가속…연말 2% 중후반까지 인상 전망

연준, 인플레 우려 가중되며 올해 두차례 이상 '빅스텝' 가능성도

한국은행 사옥(사진 왼쪽)과 미 연방준비제도 사옥(사진 오른쪽) 전경.ⓒEBN, 연준 페이스북

한국은행 사옥(사진 왼쪽)과 미 연방준비제도 사옥(사진 오른쪽) 전경.ⓒEBN, 연준 페이스북

미 연준의 '빅스텝'을 앞두고 한국은행도 총재가 공석인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며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긴축행보 대응에 적극 나서고 있다.


물가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강조한 한국은행은 연준의 연말 기준금리 수준이 2% 중반에 달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1.50%까지 끌어올린 기준금리의 추가적인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4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존 1.25%인 기준금리를 1.50%로 0.25%p 인상했다.


이번 결정으로 코로나19 이후 0.50%까지 내려갔던 기준금리는 지난해 8월 첫 인상을 단행한 이후 8개월간 1.00% 오르게 됐다.


통방회의를 앞두고 시장에서는 금리인상과 동결에 대한 전망이 팽팽하게 엇갈렸다.


지난 1998년 한국은행 총재가 금통위 의장을 겸임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총재가 공석인 상황에서 통방회의를 개최하는데다 올해 1월까지 세차례에 걸쳐 단행된 기준금리 인상의 파급효과를 좀 더 지켜볼 수도 있다는 것이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하는 이유였다.


반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를 넘어서는 등 물가오름세가 가팔라진데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Federal Reserve Board)가 오는 5월 초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0%p 인상하는 '빅스텝'이 기정사실화 된 것도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뒷받침했다.


금통위 의장 대행으로 통방회의를 주재한 주상영 위원은 이번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금리인상이 결정됐으며 그동안 금리동결 소수의견을 제시해왔던 본인도 금리인상에 손을 들었다고 밝혔다.


주상영 위원은 "의장 대행으로서 이번 회의에서 의견을 개진하진 않았으나 금리인상에는 찬성표를 던졌다"며 "우크라 사태 이후 물가상승압력이 가속화되고 근원인플레이션율도 상당기간 3%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 금리인상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연말까지 금통위가 최소 두 차례 이상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통위는 연간 물가상승률이 지난 2월 전망치인 3.1%를 큰 폭 상회해 4%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물가안정을 위한 금리인상 행보를 지속할 전망이다.


미 연준이 '빅스텝'을 비롯해 내년까지 지속적인 금리인상에 나선다는 점도 금통위로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시장 전망대로 5월 초 빅스텝이 단행될 경우 현재 0.25~0.50%인 미국의 기준금리는 상단이 1.00%까지 오르게 된다.


일각에서는 고용을 비롯한 미국의 경제지표가 탄탄한 반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달 8.5%까지 치솟는 등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고 있어 연말 미국의 기준금리가 2% 중반까지 오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제임스 불라드 미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준의 기준금리가 연말에는 3.5% 수준까지 높아져야 한다며 긴축행보를 재촉했다. 불라드 총재의 주장대로 연말 기준금리 상단이 3.5%까지 오르기 위해서는 올해 예정된 6번의 FOMC 정례회의에서 매번 0.5%p씩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해야 한다.


불라드 총재의 주장이 현실화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이나 연준이 올해 최소 두 차례 이상의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은 높아졌으며 현지 금융시장에서는 5월에 이어 6월 열리는 FOMC 정례회의에서도 0.5%p 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같은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연준의 기준금리 상단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와 동일한 수준까지 오르게 된다.


지속적인 금리인상으로 연준의 기준금리가 한국은행보다 높아지게 되면 환율 변동성과 외국인 자본의 유출 가능성이 확대될 수 있다.


주상영 금통위원은 "과거에도 한·미 금리역전 현상이 발생한 적 있으나 당시 채권자금은 오히려 순유입됐다"며 "경제 펀더멘털이 양호하기 때문에 대규모 유출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자료를 통해 우리나라가 미국 금리인상에 동조할 경우 기준금리는 2.86%까지 인상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경연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적정 기준금리 수준은 2.33%이며 최근 20년간 자료를 토대로 추정한 한·미간 적정 기준금리 차는 최소 0.53%p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적정 기준금리 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국은행이 올해 최소 3번은 더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미국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 예고로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해진 만큼 민간 일자리 확대를 통해 가계 등 민간의 취약한 금융방어력을 제고하고 금리인상 폭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기준금리 수준이 한국의 적정 기준금리 인상폭에 가장 중요하지만 원화가치 안정도 긴요하므로 무역수지 흑자 전환과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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