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첫주 아파트 가격·매수심리 하락세

  • 송고 2022.05.16 11:28
  • 수정 2022.10.19 18:32
  • EBN 이윤형 기자 (ybro@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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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거래 매물 적체, 시장 혼란 우려

정책발현 시 물량 상황 달라질 수도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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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출범과 함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가 유예되면서 주택 매물이 늘어나고 있지만 매수세는 반대로 줄어들고 있다. 아파트 매수 심리는 지난 3월 이후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가 한 주 만에 위축됐다.


가격 상승폭도 줄어들면서 시장 안정화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정책 불확실성 등 시장 관망세에 따른 거래 없는 물량 증가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발표되면 주택 거래 시장에 혼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과도한 양도세와 보유세 부담으로 고민하던 다주택자들의 움직임으로 아파트 급매물이 늘어나는 추세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 통계를 보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1년 유예 조치가 확정된 지난달 11일과 비교해 이날 기준 아파트 매물은 서울 12.4%, 경기 13.6%, 인천 14.2% 각각 증가했다.


매물이 늘어나면서 가격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KB부동산이 발표한 주간KB주택시장동향(9일 기준)을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0.04%의 낮은 상승률로 잠잠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 경기도 역시 전주 대비 0.04% 올랐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도 지난주 수도권 아파트값은 0.02% 하락했다. 전주 13주 연속 이어온 하락세를 멈추고 보합 전환했으나 1주 만에 다시 떨어진 것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윤석열 정부 출범과 동시에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세가 1년 유예되면서 주택 매도 물량이 늘어나는 분위기"라며 "다만 보유세 개편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정부가 앞으로 민간임대사업자에게는 인센티브를 부여할 계획이어서 핵심지에서 매물이 늘어나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매물이 늘어나고 가격은 안정화되고 있지만 거래는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둘째주(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주 전보다 0.1포인트 하락한 91.0으로 집계됐다. 수급지수는 0~100 사이면 매도세가 100~200 사이면 매수세가 더 크다는 의미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3월 첫째주 87.0로 상승 전환한 뒤 7주 연속 상승했지만 4월 마지막 주 90.5로 하락했다. 수도권 매매수급지수도 91.7로 지난주(92.3) 대비 0.6포인트 하락했다. 경기는 92.4에서 91.6로 0.8포인트 하락했고 인천은 95.0에서 93.8로 1.2포인트 떨어졌다.


입주경기도 낮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매수세는 당분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입주경기실사지수(HOSI) 자료에 따르면 아파트 입주전망치는 전달 대비 6.3포인트 하락한 85.4를 기록했다. 수도권은 3.7포인트 내린 99.4, 광역시는 7.1포인트 내린 86.1에 그쳤다. 기타지역도 6.6포인트 하락한 79.6를 기록했다. 기준선 100을 밑돈다는 것은 입주 실적이 안좋을 것이라고 응답한 사업자가 더 많다는 의미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공급 확대와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4월 전망치가 크게 상승해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이라며 "금리 인상으로 인한 비용부담, 매매 거래 감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입주율 하락 우려 등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거래 없는 물량 증가는 과도한 매물 적체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고 쌓인 매물이 정책 변화 이후 거래로 이어질 경우 급격한 가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주택 매물이 쌓이면서 가격 하락을 이끌고 있지만 향후 거래 유도 등 부동산 정책이 나올 경우 쌓인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급격하게 가격 상승을 이끌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매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도 전망된다. 윤지해 연구원은 "6월 1일 지방선거에서 다양한 지역 개발 공약이 나올 전망이고 과세 기준점이 지나면서 일부 매물은 잠길 가능성도 높다"고 우려했다.


이어 "특히 서민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어렵게 했던 대출 규제 완화 시점에 따라 시장 흐름이 다시금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며 "당분간 전세가격의 상승 흐름 속에 매매가격은 중과세 완화에 따른 다주택자의 차익 실현 매물 증가로 지역에 따라 혼조된 모습을 나타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산연은 "입주율 저하를 막기 위해 무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 완화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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