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문 연 카타르 프로젝트…"저가수주" vs "수익 난다"

  • 송고 2022.06.08 11:01
  • 수정 2022.06.08 11:07
  • EBN 이경은 기자 (veritas@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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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 카타르발 LNG선 6척 수주

척당 가격, 시가보다 150억원 싸…슬롯 계약보단 362억원 높아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액화천연가스(LNG)선 시운전 모습ⓒ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액화천연가스(LNG)선 시운전 모습ⓒ한국조선해양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발주가 예정돼 있는 카타르 프로젝트의 마수걸이 수주가 나왔지만 선박 가격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시장 가격보다 싼 가격에 체결된 계약금액에 '저가수주'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반면에 조선업계에서는 슬롯(선박 건조 공간) 계약 당시보다 비싼 가격에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수익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과 한국조선해양은 각각 4척, 2척의 LNG운반선을 수주했다고 지난 지난 7일 공시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 선박들이 옥포조선소에서 건조돼 오는 2025년 1분기까지 팬오션·SK해운으로 구성된 한국컨소시엄에 인도돼 카타르에너지의 노스필드 확장 프로젝트에 투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조선해양은 유럽 소재 선사와 계약을 체결했다고만 공시했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이 카타르 프로젝트 수주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수주는 대형 카타르 프로젝트의 첫 본계약이 마침내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앞서지난 2020년 6월 1일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인 카타르페트롤리엄(QP)는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국내 대형 조선 3사와 100척 규모의 LNG선 슬롯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은 향후 5년 동안 최대 100척의 LNG운반선이 발주되는 23조6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사업이다. 대우조선해양과 한국조선해양이 슬롯 계약 이후 2년 만에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한 것이다.


그러나 고대하던 대형 프로젝트의 첫발을 뗐음에도 불구하고 저가수주 논란이 일고 있다. 계약금액이 시장 가격보다 낮기 때문이다.


이번 계약은 척당 약 2억1500만달러(약 2687억원)에 체결됐다. 지난 5월 LNG선(17만4000m³ 이상) 가격이 2억2700만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1200만달러(약 150억원) 싸다. 후판 가격 상승을 비롯해 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팔아도 남는 게 없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으로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년 전 슬롯 계약을 맺었을 때 척당 계약금액은 1억8600만달러였다. 실제 계약은 이보다 2900만달러(약 362억원) 높은 2억1500만달러에 이뤄져서다.


이는 카타르 LNG선 본계약이 시황 변동을 반영해 체결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슬롯 계약 당시 설정한 기본 가격을 토대로 원자재 가격 변동과 환율 변화 등을 정해진 공식에 따라 반영해 최종 계약금액을 정한다는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이번 계약금액이 시장 가격보다 낮다고 하나 손익분기점은 넘길 것으로 본다"며 "원자재 가격 변동 등이 반영됐고 여러 척을 연속 건조하는 것이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 효과가 있다. 1척만 설계하면 나머지는 이미 나온 설계도에 따라 계속 만들면 된다"고 말했다.


조선업계는 이번 수주를 시작으로 카타르 LNG선 수주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선가 상승세와 꽉 채운 도크를 바탕으로 앞으로 협상도 긍정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5월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60.07로 2020년 12월 이후 18개월 연속 상승했다. 2009년 2월(160.36)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이기도 하다. 또한 대형 조선 3사는 작년부터 이어진 수주 훈풍으로 이미 2년6개월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카타르 LNG선 추가 수주계약도 협상에 따라 진행되는데 이 또한 원자재 가격 변동 등 시황과 시장 가격이 논의된다"며 "선가가 당분간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이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LNG선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시황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조선 3사가 도크를 다 채웠기 때문에 지금 발주하는 LNG선은 납기가 오는 2026년"이라며 "LNG선을 빨리 사용하려는 선주라면 발주를 서두르는 것을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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