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7% 시대…상투 잡은 '영끌족' 비명

  • 송고 2022.06.16 10:50
  • 수정 2022.06.16 10:53
  • EBN 구변경 기자 (bkkoo@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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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주택 매수시 소득의 약 70% 상환해야

이자 부담에 집 팔고 싶어도 거래절벽 '난항'

"저리·대출 만기 연장 등 충격 완화 대책 필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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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7%대 시대가 열렸다. 시장의 예상보다 금리 상승 속도가 빨라지면서 연내 8%대 금리도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같은 움직임에 지난 2020년~2021년 부동산 급등 시기에 '영끌족'로 분류되는 이들의 충격이 커지고 있다.


16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비대면 주담대 상품인 '우리WON주택대출' 5년 고정형 기본금리가 7.08~7.10%를 기록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6% 후반대를 기록했지만 하루 만에 7%대를 돌파한 것이다. 물가가 치솟는 상황에서 대출이자도 빠르게 늘면서 대출부담이 가중되는 실정이다.


실제 주담대 금리 7%로 현실화 되면서 서울에서 주택을 매수한 가구는 매달 가처분 소득의 최대 70%인 약 291만원을 상환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직방의 시뮬레이션 결과 서울에서 전용 84㎡ 아파트를 소유한 경우 올해 평균 매매가 12억8582만원을 기준으로 했을 때 LTV 상한까지 주담대를 받으면 대출금은 4억3716만원이다. 이 때 금리가 7%이면 월 대출 상환액은 291만원이다. 지난해 기준 도시근로자 가구 가처분소득이 418만9000원임을 감안하면 월 주담대 상환액 비율은 69%로 가처분소득 70%에 육박한다.


연말까지 아파트 가격이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서울시 전체 면적 아파트에 대해 올 1월부터 현재까지 신고된 평균 매매가격은 10억6156만원이다. LTV 상한까지 주담대를 받을 때 필요한 자기자본은 6억6925만원, 대출금은 3억9231만원이다.


이 매매가격이 연말까지 유지되고 대출금리가 7%까지 오른 상황에서 오는 12월 기준 월 대출 상환액은 261만원으로 전망된다.


불어난 이자 부담으로 주택 매도에 나서려는 영끌족들의 상황도 여의치는 않다. 지속되는 금리인상 기조와 대출 규제, 집값 고점 인식 등 여파로 매수 심리가 위축되며 거래절벽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실제로 올해 1~6월 서울 아파트 거래건수는 6768건으로 전년동기(2만5870건) 대비 26%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 같은 거래절벽은 올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전문가들은 금리인상이 지속되면 영끌족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최악의 경우 내 집 마련을 위해 영끌에 나섰던 2030세대들이 '하우스푸어'로 내몰릴 수 있다는 관측에 따른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실장은 "아직 주담대 연체률이 낮은 상태지만 주담대 금리 상단이 높아지고 있고 금리인상에 따라 소득대비 상환능력에 문제가 생긴 한계 차주들이 생길 수 있는 만큼 그들에게 저리로 갈아타거나 대출 만기를 연장해 주는 방안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다만 정부자금이 투입된다는 점, 모럴헤저드를 방지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차주가 최대한 부채를 갚아나갈 수 있도록 하고 시장을 꾸준히 모니터링해 대환 대출은 한계 차주 위주로 검토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WM 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도 "영끌족의 경우 금리인상 시점에 받는 충격을 줄일 수 있도록 대출 상환 등에서 기한이익 상실 등을 일부 유예하는 정도로 고려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또 "매매 시장이 전반적으로 하방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하우스푸어 문제와 같은 우려도 있는 것은 맞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된 부동산 전문가 간담회에선 금리 인상에 따른 2030세대의 대출 이자 부담과 전·월세 문제, 공급 축소 우려 등이 주요한 부동산 문제로 다뤄졌다. 특히 전문가들은 2030세대의 영끌 부담은 이들 계층을 중심으로 가계 부채 부실화 위험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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