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제품으로 버틴 라면업계, 하반기는 'K-라면'

  • 송고 2022.07.11 14:35
  • 수정 2022.10.21 14:44
  • EBN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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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라면시장 성장세 둔화

해외 연간 두자릿수 성장 전망

"미주·동남아 현지 반응 좋아"

농심은 이달 상반기 미국에 제2공장 준공을 마치고 생산라인 가동을 시작했다.ⓒ농심

농심은 이달 상반기 미국에 제2공장 준공을 마치고 생산라인 가동을 시작했다.ⓒ농심

라면업계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성장세가 둔화한 국내 대신 K-푸드 열풍을 타고 최근 빠르게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는 동남아시아, 미국 시장 등이 주 타깃이다. 업계는 국내와 해외 매출이 5대 5가 되는 것이 이상적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올해 미국과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강화한다. 미국에서는 일본을 제치고 라면 1위 자리에 오르는 것이 목표다. 미국은 현재 농심 해외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2년 전 영화 기생충으로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열풍이 미국 전역을 강타하면서 매출이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농심은 미국(LA), 중국(상해·심양·청도·연변), 일본(동경), 호주(시드니), 캐나다(토론토), 베트남(호치민) 등 6개국에서 해외법인을 운영 중으로 지난해까지만해도 중국이 가장 큰 고객이었다. 농심은 미국에 제1공장을 지은 지 17년 만인 올해 4월 제2공장(8100평) 가동을 시작하면서 남미 시장까지도 포섭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제2공장은 모두 고속 생산 라인으로, 이곳에서만 연간 약 3억5000개 라면을 더 생산할 수 있다. 기존 1공장 생산량을 합치면 농심은 연간 총 8억5000개 라면을 미주 시장에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중국과 최근 우리나라를 제치고 라면 소비 1위 국가로 오른 베트남의 성장세를 고려하면 농심의 해외 매출 비중은 국내와 맞먹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의 해외 매출을 지속적으로 성장시켜 2년 뒤 회사 전체 매출 중 해외 매출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기준 농심의 국내와 해외 매출 비중은 7:3으로 집계됐다.


올해 라면업계 해외 매출은 지난해보다 18% 정도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2016년에 2조원을 넘긴 이후로 성장세가 둔화됐지만 해외 시장은 미국 중부, 유럽 등 아직 개척할 수 있는 시장이 남아있어 해외 매출을 키우는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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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와 삼양식품도 해외 시장에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마찬가지로 미주와 중국에서 라면 해외 매출 대부분을 내고 있는 오뚜기는 올해 중국과 동남아 지역으로의 수출을 확대한다. 오뚜기는 2018년 베트남 하노이 인근에 공장을 준공하고 진라면, 열라면 등을 생산해 현지 시장에 판매 중이다. 오뚜기 베트남 라면 매출은 1년 만에 30% 증가하며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그간 국내보다 해외 매출을 더 키워둔 삼양식품은 올해 하반기 현지인 입맛을 겨냥한 신제품 출시에 중점을 둔다. 지난해 현지 법인을 출범한 일본에서는 현지 기업과의 컬래버레이션도 진행할 방침이다. 미국과 중국에서도 현지 법인을 통해 제품 판매를 늘려갈 구상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올해는 불닭볶음면 중국 진출 10주년"이라며 "관련 행사와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고, 중국 소비자 니즈에 맞는 제품을 리뉴얼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림

ⓒ하림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운 후발주자 하림은 올해 상반기 동남아 5개국(말레이시아, 홍콩, 싱가포르, 대만, 필리핀) 시장을 개척한 것을 시작으로 더미식 장인라면 수출량 늘리기에 주력한다. 하림 관계자는 "넷플릭스 오징어게임과 K-푸드가 큰 인기를 끌면서 '이정재 라면'으로 입소문이 났다"며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서도 발주 요청이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하림은 올해 하반기 북미, 호주, 유럽, 일본에도 장인라면 수출을 본격화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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