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금리·미분양, 인력·SOC는 축소…'사면초가' 건설업계

  • 송고 2022.09.16 10:50
  • 수정 2022.09.16 11:06
  • EBN 권한일 기자 (kw@ebn.co.kr)
  • url
    복사

주담대 금리 최대 6% 돌파·회사채 전년비 2.5배↑

분양 급랭·SOC축소…민간·공공 발주 위축 우려

"하반기 원가 지출 확대로 수익 감소 폭 커질 것"

ⓒ연합

ⓒ연합

건설업계가 숱한 악재에 몸살을 앓고 있다. 잇단 금리 인상으로 미분양이 늘고 부동산 경기 침체가 본격화된 가운데 기존 시공 현장에서는 원가 상승과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의 재정 긴축 기조로 사회간접자본(SOC)을 비롯한 공공 발주량도 감소할 전망이어서 건설사들의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4.53~6.31%로 상단금리가 6%를 넘어섰다. 현재 2.5%인 한국은행 기준 금리는 연말까지 추가 인상될 예정이다. 은행 수신금리의 영향을 받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와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잇따라 오를 전망이다.


실수요자들의 주택 구입 부담이 커지면서 건설사의 주요 자금 융통 창구인 청약·분양 열기도 급속히 식고 있다. 청약 순위 미달과 미분양이 속출하는 가운데 추가 금리 인상으로 올 4분기는 물론 내년 전망마저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채 3년물 금리는 3.770%(15일 오후 기준)를 기록해 전년 동기(1.492%)보다 2.5배 넘게 치솟았다. 회사채(무보증 3년물 AA-) 금리는 4.759%로 전년 동기(1.942%)대비 2.45배 뛰었다. 건설사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그만큼 커진 셈이다.


건설 업황 악화로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회사채 투자를 꺼리고 채권이나 기업어음(CP)을 받아줄 투자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면서 일부 건설사들은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발행을 통한 우회 조달을 시도하고 있다.


금융 악재뿐 아니라 고질적인 전문인력 부족과 관급 발주 감소도 우려를 낳고 있다. 매출 다각화를 추구하는 주요 건설사들의 사업 영역이 기존 대형 주택사업에서 리모델링·가로주택정비 등 소규모 정비사업까지 확대·세분화되면서 업체 간 경쟁 심화와 수익성 감소, 현장 인력 및 근로자 부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건설근로자공제회 집계를 보면 올해 국내 건설 현장의 근로자 부족 인원은 21만4609명에 달한다. 특히 건축배관·형틀목공·건축목공·강구조 등 전문 직종의 내국인 인력이 부족했다. 이같은 현장 인력 부족은 결국 공기 지연과 시공비용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정부가 내년 SOC 예산을 올해보다 10.2%(2조8470억원) 줄어든 25조1213억원으로 편성하면서 관급 토목 발주 물량 감소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고금리와 자잿값 인상으로 민간 발주 물량이 점차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공공 부문 발주마저 줄어 업체들의 수주잔고가 주저앉을 수 있다는 우려다.


지난 상반기 30대 상장 건설사 평균 수익이 작년보다 11% 가량 감소한 가운데 업계와 전문가들은 하반기와 내년에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감소 폭이 커지고 수주고도 줄어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연초부터 자잿값 상승과 가파른 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건설 경기 침체와 수익성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하반기 실적에는 원가 상승분과 금융 비용 지출이 더 크게 반영될 예정이어서 영업이익은 계속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반적인 자잿값이 평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당분간 기업들의 원가 지출은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미분양 증가에 따른 자금조달 어려움과 공공 부문 발주 감소는 업계에 또 다른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