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여행객 증가세에도 '킹달러'에 발목

  • 송고 2022.10.06 15:56
  • 수정 2022.10.06 16:03
  • EBN 김창권 기자 (kimck2611@ebn.co.kr)
  • url
    복사

인천공항 여객수 일평균 7만131명으로 연초 대비 크게 상승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환손실 각각 4900억원, 3976억원 예상

붐비는 인천공항ⓒ연합뉴스

붐비는 인천공항ⓒ연합뉴스

최근 정부의 유전자증폭(PCR) 검사 해제와 함께 개천절 연휴가 시작되면서 국제 여행에 나서는 여행객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같은 여객 수요 증가에도 항공업계는 급등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로 인해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6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나흘간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한 승객이 28만52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일평균 7만131명에 달하는 것으로 올해 초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한 승객이 1만명 수준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상승한 것이다.


이는 입국 후 실시하던 PCR 검사가 해제되면서 해외여행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들었고, 개천절 등의 휴일이 늘면서 여객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인천국제공항 하루 이용객 수가 19만4986명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아직은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지만, 여객 수요가 지속 증가하는 점은 긍정적이다.


문제는 최근 급속하게 상승한 달러로 인해 여객 수요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이 환손실로 오히려 역주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항공사들은 항공유와 항공기 리스료 등의 비용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증가할수록 비용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대한항공은 약 35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약 284억원의 손실을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 3분기(7~9월)에만 원·달러 환율이 1298원에서 1439원으로 크게 올랐다. 이 기간 환손실을 단순 계산하면 대한항공은 약 490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약 3976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타이 후이 JP모건자산운용 수석전략가는 한 세미나에서 “원‧달러 환율이 연내 1500원을 돌파할 가능성은 유효하다”며 “미국 금리가 추가 인상되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일어나 원화 약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올 2분기 기준 자본금과 자본 총계는 각각 3720억원, 2046억원으로, 3분기에 영업이익이 크게 급등하지 않는 이상 환손실로 인한 적자가 자본총계를 넘어서며 완전 자본잠식에 빠지게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대형항공사들(FSC) 뿐만 아니라 저비용항공사(LCC) 역시 이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상반기 500억원대 환손실을 입었고,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각각 260억원, 224억원의 손실을 봤다.


여객 수요 회복으로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던 항공사들은 원‧달러 환율 상승을 대비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검토하거나 신규 취항을 통한 노선 확대로 영업이익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완화된 방역정책과 휴무일 증가로 여객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지만, 환율 리스크로 오히려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면서 “원·달러 상승을 대비하기 위한 헷지(위험회피) 등이 있었지만, 장기적으로 환율이 상승하는 상황이라 여러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