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는 LNG 시황...바다 위 LNG터미널도 뜬다

  • 송고 2022.10.12 15:41
  • 수정 2022.10.12 15:44
  • EBN 이경은 기자 (veritas@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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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 전쟁으로 LNG 수입 수요 급증→LNG-FSRU 수요 '꿈틀'

고부가가치 설비로 조선 빅 3가 독과점…"발주 살아날 것"

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 2020년 인도한 17만입방미터급 LNG FSRU(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 2020년 인도한 17만입방미터급 LNG FSRU(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한국조선해양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이를 나르는 LNG운반선뿐만 아니라 바다 위 LNG터미널이라고 불리는 LNG-FSRU(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도 각광을 받고 있다. 이 설비는 LNG터미널보다 건설비용이 싸고 제작 기간도 짧아 LNG 수요가 갑자기 급증하는 곳이나 터미널 설치가 어려운 데 쓰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LNG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LNG-FSRU 발주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해운업계와 NH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LNG선 스팟운임은 32만6250달러로 전주보다 21% 급등했다.


유럽의 LNG 수요 급증이 LNG선 운임을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LNG운반선 수요를 더 촉진하고 있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이다. 지난 2020년 기준 EU는 천연가스의 41.1%를 러시아에서 수입한다.


그러나 이번 전쟁으로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수입이 사실상 막혀 다른 국가로 눈을 돌리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미국이다. 미국에서 유럽으로 천연가스를 수입하려면 바다를 건너 이를 운반할 LNG운반선이필수적이다.


LNG운반선으로 LNG를 실어왔다면 액체 상태인 LNG를 다시 기체로 바꿀 시설인 LNG터미널이 필요하다. LNG터미널에서 기화가 완료돼야 파이프라인으로 발전소나 가정으로 보낼 수 있다.


그러나 LNG터미널은 짓는 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건설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게 LNG-FSRU다. 이 설비는 바다 위에 떠있다가 LNG운반선이 LNG를 실어오면 기화해 육상의 파이프라인으로 바로 LNG를 보낼 수 있다.


LNG운반선에 재기화 설비를 탑재한 설비인 만큼 이동도 자유롭다. 육상에 LNG터미널이 없어도 LNG-FSRU가 있으면 LNG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LNG-FSRU 발주는 빛을 볼 전망이다. 갑자기 LNG 수입 수요가 급증, LNG터미널을 지을 여력이 부족한 유럽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LNG 수입량의 12% 가량이 FSRU를 통해 공급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LNG-FSRU 운영업체인 엑셀러레이트 에너지와 17만m³급 LNG-FSRU 1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액은 4757억원이다.


한국조선해양이 올 들어 전 세계에서 처음 수주해 물꼬를 튼 것으로 국내 조선업계의 새 먹거리가 될 전망이다. LNG-FSRU 건조는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국내 대형 조선 3사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LNG운반선보다 기술 난이도가 높아 진입장벽이 두껍다.


게다가 LNG-FSRU는 LNG운반선보다 수익성이 더 뛰어나다. 건조 기간이 2년6개월 이상으로 LNG운반선과 비슷하지만, 가격은17만㎥급 1척이3억3000만달러로 같은 체급의 LNG운반선보다 30% 이상 비싸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LNG-FSRU은 육상에 터미널을 짓는 것보다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수요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발주 시장이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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