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순매도 전환 개미, 삼성전자 '손절'

  • 송고 2022.10.28 10:35
  • 수정 2022.10.28 10:35
  • EBN 최수진 기자 (csj890@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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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삼성전자 중심으로 증시서 2조원 넘게 순매도

분할매도 및 투자시장 불안감 가중에 은행으로 이동

10월 국내 증시가 반등한 상황에서도 개미(개인투자자)가 2조원대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국민주 삼성전자의 매도세가 거센 상황이다.ⓒ연합

10월 국내 증시가 반등한 상황에서도 개미(개인투자자)가 2조원대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국민주 삼성전자의 매도세가 거센 상황이다.ⓒ연합

국내증시를 떠받치던 개미(개인투자자)가 사라지고 있다. 10월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반등했음에도 개인 투자자들은 '국민주' 삼성전자를 팔아치우며 주식시장을 떠나는 모습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 들어 지난 27일까지 개인 투자자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2조3783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아직 10월이 끝나지 않았지만 올해 하반기 들어 개인이 하루 조단위의 순매수를 기록한 날이 단 하루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0월 개인 투자자들은 순매도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증시가 계속 부진한 상황에서도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을 꾸준히 매수해왔다. 지난 5월(-3875억원)과 7월(-785억원) 월 순매도를 기록하긴 했지만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개인 순매수 규모는 31조원을 넘어섰다.


더욱이 10월 코스피 지수가 6% 가량 반등했음에도 조단위의 개인 순매도가 이뤄졌다. 지난해 11월에도 개인은 2조원대 순매도를 기록했으나 당시 코스피 지수는 4% 이상 하락했다.


특히 국민주인 삼성전자를 대량 매도한 것이 눈에 띈다. 삼성전자는 올해 지수가 꾸준히 하락하는 와중에도 개인 투자자들의 최선호주였다. 지난 7월(-1163억원)을 제외하고 개인은 매달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그러나 10월 들어 개인은 삼성전자 주식 1조3787억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판 종목이 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10월 들어 지난 27일까지 12.05%나 반등했다.


개인 투자자들 매도 러시는 지난 9월 코스피 지수가 2150선까지 밀렸다가 10월 반등하면서 일부 수익을 거두기 위해 분할 매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7월에도 코스피 지수가 5.10% 올랐을 때 개인 순매도는 785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여기에 시장에 퍼진 공포심리도 개인 투자자들의 손절을 부채질했다는 평가다. 최근 강원도가 채무보증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최종 부도처리되면서 금융시장에 자금 경색 문제가 심화됐다.


정부가 50조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에 나서면서 채권시장 공포심리는 다소 진정됐으나 건설사·증권사 등이 줄도산으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우려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졌다. 실제로 은행 예금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수신 잔액은 8월 말 대비 36조4000억원 늘었다. 이 중 정기예금은 32조5000억원이 급증했다. 최근 정기예금 금리가 최대 6%까지 오른 만큼 은행으로 투자자금을 옮기는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 개인 투자자는 "코스피가 많이 떨어졌어도 장기적으로 오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컸었는데 최근 갑자기 '제2의 IMF가 올 수 있다', '대기업들도 자금 경색이 심각하다' 이런 소리를 듣다 보니 현금 비중을 높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금은 은행 예금도 5~6%대고 앞으로도 금리가 계속 높아질 가능성이 크니깐 불안한 주식보다 낫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내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예정돼 있어 기준금리는 또 뛸 전망이다. 금리가 오르면 유동성이 줄어드는 데다 경기 침체 우려까지 커져 증시는 위축된다.


다만 SK증권 안영진 연구원은 "11월 FOMC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어 큰 특징 없이 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실질적인 경기 턴어라운드는 멀었으나 긴축 강도 완화 기대는 경기 둔화 폭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기대와 같고, 이는 경기 베타가 높은 한국 증시에 유리한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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