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규제 골머리 앓는 해운업계, 차세대 친환경 선박은?

  • 송고 2022.12.16 16:11
  • 수정 2022.12.17 11:25
  • EBN 박성호 기자 (psh@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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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적 대안은 액화수소 추진 선박…상용화는 멀어

"메탄올이 현실적인 차선책" 해운사 발주 잇따라


독일 함부르크항에서 하역 작업을 마치고 출항 준비중인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그단스크'호.ⓒHMM

독일 함부르크항에서 하역 작업을 마치고 출항 준비중인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그단스크'호.ⓒHMM

탄소중립이 전 세계 화두가 되자 해운업계 또한 친환경 선박을 확보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업계는 궁극적으로는 수소 추진 선박이 대안이라고 보고 있지만 기술적 한계로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해운사들은 저탄소 연료인 메탄올, 암모니아 등으로 추진되는 선박을 운용해 탄소중립 이슈에 대응할 방침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HMM 등 국내 해운사들은 메탄올, 암모니아 등 저탄소 친환경 연료로 추진하는 선박 발주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환경규제 대응 방식이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현재 97%의 선박은 황산화물을 배출하는 벙커씨유(고유황중유)를 연료로 운항한다. 황산화물은 주요 대기오염 물질 중 하나다. 업계는 저감장치인 스크러버를 설치해 대기오염을 줄이고 있다.


스크러버는 해수를 끌어올려 미세먼지 등의 유해물질을 세척한 뒤, 해수를 다시 바다에 버린다. 이 때문에 대기 오염은 적어도 바다가 오염되지 않느냐는 비판에 직면했다. HMM이 오는 2026년까지 120만TEU(1TEU=6m길이 컨테이너 1개)의 친환경 선대를 확보하겠다고 밝힌 이유다.


이외에도 업계는 궁극적으로는 액화수소 추진 선박이 국제해사기구(IMO), 유럽연합(EU), 미국 등의 탄소 관련 규제에도 부합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해당 규제들은 결국 탄소 배출량이 0에 달해야 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액화수소를 연료로 선박을 운용하면 탄소가 배출되지 않는다.


다만 액화수소 추진 선박 상용화는 먼 일이다. 수소를 액화하려면 -253℃를 유지해야 하는데 낮은 온도를 견딜 탱크 및 기술이 필수적이다. 현재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이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특허를 내는 등 힘 쏟고 있지만 실제 선박에 적용하기까진 시간이 필요하다.


무탄소 선박 기술 개발은 멀었지만 환경 규제는 거세진다. IMO는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연간 2%씩 탄소 배출을 감축할 것을 예고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국내 선박의 70%는 폐선 및 교체해야 한다. 특히 EU는 2024년부터 EU항만에 기항하는 5000GT(총톤수) 이상 선박에 온실가스배출권거래제(EU ETS)를 도입할 예정이다.


한국선급은 EU의 배출권 가격을 66유로(약 9만2000원)로 가정했을 때, 전 세계가 동일한 기준으로 배출권을 거래한다면 연간 82억2000만유로(약 11조46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는 저탄소 추진 선박 도입을 차선책으로 보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암모니아, 메탄올, 바이오디젤 등을 이용해 탄소를 저감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각 대안들은 장단점이 뚜렷하다. LNG는 당장 적용이 가능한 저탄소 연료지만 초기 투자비용이 높고 추가적인 환경규제가 있으면 대비가 어렵다.


암모니아 추진 선박은 무탄소 선박이지만 아직까지 독성에 대한 우려가 커 선사들이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디젤 추진 선박은 식물과 동물의 지방을 이용하기 때문에 윤리적 문제가 지적된 뒤로 개발 소식이 잠잠한 상황이다.


결국 메탈올 추진 방식이 당면 해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료 수급이 비교적 용이하며 건조 비용도 내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메탄올 생산량은 1억톤이며, 2050년에는 연간 생산량이 5억톤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LNG선은 벙커씨유 선박보다도 건조 비용이 약 20% 비싼데 비해 메탄올 추진 선박은 벙커씨유 선박보다도 10%가 싸다.


한국조선해양은 머스크와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19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하고 건조 중에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메탄올추진 선박을 건조해 KSS해운에 인수한 바 있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재 메탄올추진선에 대한 선호가 가장 높은 것은 맞는다"며 "다만 메탄올 수급이 쉽지 않다는 점 등의 이슈 때문에 선주사들의 선호가 메탄올추진선으로만 쏠리지는 않을 것이며, 다양한 타입의 발주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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