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3년간 못한 대우조선 기업결합, 한화는 3개월 만에?

  • 송고 2022.12.21 11:12
  • 수정 2022.12.21 11:18
  • EBN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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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EU 등 주요국 경쟁당국 대상 내년 3월까지 승인 획득 목표

가스선 독과점 문제로 무산된 현대重과 달라 내년 상반기 마무리 전망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쇄빙LNG선 모습.ⓒ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쇄빙LNG선 모습.ⓒ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한화가 인수절차의 마지막 관문인 기업결합 승인 심사에 나선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3년에 걸친 노력에도 기업결합 승인을 받지 못하며 실패했으나 한화는 동종업계 결합에 따른 독과점 우려가 제기되지 않는 만큼 내년 3월 완료를 목표로 주요국 경쟁당국에 승인을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본계약 체결에 이어 기업결합 승인 획득을 마무리한다는 목표 아래 관련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내년 3월까지 기업결합 승인 절차를 마친다는 계획"이라며 "기업결합 승인이 무난히 진행되면 남은 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 중 대우조선 인수 작업을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기업결합 심사는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해 중국, 일본, EU 경쟁당국의 승인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무기시스템을 제작하는 한화와 함정을 건조하는 대우조선의 결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업계는 주요국 기업결합 승인 심사에서 가장 큰 걸림돌인 독과점 이슈가 제기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 인수로 한화가 글로벌 방산시장에서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이 크게 변하는 것은 아니고 대우조선이 글로벌 함정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 변화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종사인 현대중공업의 기업결합 심사와 상황은 많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한·중·일·EU 경쟁당국의 심사를 받는 것은 동일하겠지만 이를 제외하면 기업결합 승인을 요청해야 하는 국가는 일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난 11월말 기준 대우조선의 수주잔량 중 방산을 포함한 특수선 부문은 55억5000만달러로 전체(314억2000만달러)의 약 17.7%를 차지하고 있다.


1998년 방글라데시 호위함 수주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잠수함 신조사업 등 현재까지 총 15척의 함정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등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나 글로벌 시장에서 대우조선의 방산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다.


지난 2019년 1월 대우조선 인수에 나섰던 현대중공업의 경우 기업결합시 글로벌 가스선 시장에서 독과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EU 경쟁당국의 요구조건을 해결하지 못하면서 3년이 지난 올해 1월 기업결합 불승인 통보를 받았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업체인 클락슨(Clarkson)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LNG선 발주량은 총 78척인데 이 중 국내 조선업계가 수주한 선박은 68척이었으며 한국조선해양(32척)과 대우조선(15척)이 수주한 LNG선은 47척으로 글로벌 발주량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 인수에 적극 나섰으나 EU 경쟁당국이 코로나19 상황을 핑계로 기업결합 심사를 장기간 미루면서 지루한 기다림이 이어졌다"며 "가스선 사업부문을 축소하라는 EU 경쟁당국의 요구는 유럽에 위치한 주요 선사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으로 비춰졌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결합 승인을 획득하면 남은 것은 인수대금 납입, 주주총회 승인 등 물리적인 절차 뿐인 만큼 기업결합 승인이 언제 이뤄지느냐에 따라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 작업도 마무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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