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찬물"…항공여객 살아나나 했더니 또 좌절

  • 송고 2023.01.06 02:00
  • 수정 2023.01.06 09:17
  • EBN 박성호 기자 (psh@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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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노선, 코로나19 이전 국제선 여객 20~28% 차지…"핵심 노선"

리오프닝 기대감 있었으나 찬물…화물 운임도 하락해 실적 감소 우려


아시아나항공 A330 항공기.ⓒ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A330 항공기.ⓒ아시아나항공

리오프닝(경제활동재개) 기대감으로 들떠 있던 대형 항공사들이 중국발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시름에 빠졌다. 코로나19 특수효과를 누렸던 항공화물 운임도 떨어지고 있어 올 상반기 실적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대형항공사(FSC)는 중국 본토 노선 증편 계획을 철회했다. 대한항공은 이번 달부터 중국 노선 운항 횟수를 주 15회로 확대할 예정이었으나 9회로 유지하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증편 계획을 철회하고 주 10회 운항을 유지한다.


정부가 중국발 코로나19 해외 유입을 대비하기 위해 방역을 강화하고 노선 증편을 잠정 중단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중국발 비행기는 인천공항을 통해서만 들어올 수 있게 했으며 단기 비자의 발급을 제한했다. 또한 중국발 항공편 모든 입국자는 탑승 시간 기준 48시간 이내 유전자 증폭 검사(PCR) 또는 24시간 이내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코로나19 발병 이전까지 중국 여객 노선은 FSC의 국제선 매출을 견인하는 노선 중 하나였다.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대한항공 국제선 이용객(약 2005만명) 중 중국 노선 여객(약 393만명)이 20%를 차지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약 1380만명의 국제선 여객 중 28%(약 391만명)가 중국발 승객이었다. 그러나 2021년에는 중국발 승객이 각 사 기준 약 8만명으로 급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빗장을 닫자 FSC는 화물 운송에서 먹거리를 찾았다. 전세계 공급망 차질의 영향으로 해운 운임뿐만 아니라 항공 화물 운송비도 크게 뛰었고, FSC는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 부품과 의약품 등 긴급성 특수화물을 실어 날랐다. 그 결과 대한항공과 2021년 영업이익은 1조4180억원으로 2020년 대비 무려 1221% 뛰었다. 아시아나항공 또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2년 하반기 들어서 FSC는 본업인 여객 사업에 주력할 채비를 했다. 각국이 빗장을 풀며 여객 수요가 증가했고, 화물 적체 현상이 해소됐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여객기 운항이 정상화되면서 벨리카고(여객기에 승객의 짐을 싣고 나서 남는 공간에 싣는 화물)가 늘어나자 공급망이 안정됐고 경기침체로 화물 수요도 줄었다"며 "화물 운임이 계속해 떨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정부가 오는 2월 말까지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 지침을 유지할 것으로 밝히면서 화물 운임 하락분을 중국발 노선 운항 매출로 메우려 했던 FSC의 실적은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병근 흥국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화물 운임은 전 분기보다 14.8% 내려갈 것"이라며 "화물 운임이 생각보다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 조치가 강화돼 당분간 중국 노선 매출 회복은 기대하기 힘들다"며 "경기 둔화로 비용 부담이 큰 미주·유럽 여행 수요는 강하지 않을 것이라서 여객 운임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국발 코로나19 확산 소식에도 아직은 중국 노선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 승객이 감소하진 않았다"라며 "다만 정부의 방역 강화로 중국발 노선 증편이 무산돼 아쉬운 건 맞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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