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실적쇼크에 尹 "반도체는 안보자산…직접 뛰겠다"

  • 송고 2023.02.02 06:00
  • 수정 2023.02.02 06:00
  • EBN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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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반도체 양대산맥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 쇼크'

반도체 산업 현장 방문한 尹 "산업에 힘 싣겠다" 약속

"반도체는 수출 20% 맡는 경제 버팀목·국가 안보자산"

전문가 "반도체 수요 회복 가시화 올해 3분기부터 시작"

윤석열 대통령이 1일 경상북도 구미시 SK 실트론을 방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실리콘 웨이퍼 생산시설을 시찰하고 있다.ⓒ연합

윤석열 대통령이 1일 경상북도 구미시 SK 실트론을 방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실리콘 웨이퍼 생산시설을 시찰하고 있다.ⓒ연합

해외순방 때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한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엔 실적쇼크에 빠진 반도체 기업 사업장을 방문해 사업 환경 개선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지난해부터 반도체 혹한기를 겪고 있는 우리 기업들에 대한 지원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전문가들도 올해 3분기부터 업황 개선이 예상되는 만큼 미래 준비에 집중할 것을 기대했다.


한국 반도체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 쇼크'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일 경상북도 구미의 반도체 소재 제조업체를 찾아 "한국 반도체 여건이 녹록하지 않지만, 정부와 기업이 함께 극복하자"고 격려했다.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 업체의 작년 4분기 실적이 줄줄이 악화한 가운데 현장을 찾아 이른바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을 중심으로 반도체 산업 육성에 재차 힘을 불어넣은 것이다.


국내 반도체 산업을 대표하는 재계 주요기업들은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급감으로 '반도체 한파'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4분기 1조7000억원에 달하는 영업 손실을 낸 SK하이닉스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추락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은 40% 넘게 줄었다.


삼성전자도 겨우 적자를 피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가 반도체로 벌어 들인 돈은 전년 대비 97% 급감한 2700억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이 처음으로 300조원을 넘어섰지만 삼성전자는 반도체 실적 부진에 영업이익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이 가운데 지난 1월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44.5% 급감하고 올해 반도체 산업 매출은 전년 대비 7% 역성장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처럼 한국 반도체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반도체 혹한기를 직면하자 대통령실이 마침내 반도체 산업 현장을 방문해 정책 하나하나를 통해 산업에 힘을 불어넣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尹 "반도체는 '국가 안보 자산'…정부와 기업 힘 합치자"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구미 산단에 위치한 SK실트론 투자 협약식에 참석해 격려사에서 "반도체 산업은 수출의 20%를 담당하는 경제 버팀목이자 국가 안보 자산"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 반도체가 처한 환경을 고려한 윤 대통령은 "소재, 부품, 장비 국산화를 위해 더 힘을 써야 하고 메모리 가격의 하락세,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약화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경쟁국들이 수출 규제, 보조금, 세액공제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우리의 반도체 산업을 위협하고 있다"며 "정부와 기업이 함께 힘을 합쳐 이를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산업 현장 사진. ⓒ연합

반도체 산업 현장 사진. ⓒ연합

윤 대통령은 또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를 하는 기업들에 모든 자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정부는 우리 미래 세대 일자리와 직결되는 국가 핵심 기술을 확보하는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SK실트론은 반도체칩의 핵심 소재인 실리콘웨이퍼 분야 생산업체다. 이번 투자협약을 통해 내년부터 3년간 총 1조2360억 원을 들여 구미3공단에 신규 생산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SK실트론은 반도체 소재 국산화와 공급망 확보는 물론 약 1000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해당 행사엔 윤 대통령을 비롯해 최태원 SK 회장, 장용호 SK실트론 사장,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장호 구미시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반도체 산업에 대해 국가적 차원에서 살펴보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내비쳤다. 윤 대통령은 특히 "경쟁국들이 수출 규제 보조금 세액공제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서 우리의 반도체 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정부와 기업이 함께 힘을 합쳐서 이를 극복해야 할 것"이라면서 "반도체를 '국가 안보 자산'으로 정의하고, 정부와 기업이 메모리 가격의 하락세,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약화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 이뤄진 투자 협약은 반도체 소재 국산화와 공급망 확보는 물론이거니와 약 2000여명의 고용 창출로 지역경제 활성화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정부는 멀리 내다보고 과감하게 선제적 투자를 하는 기업에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기업 투자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세액 공제를 대폭 높이고 정책적 노력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고 뒷받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미래 세대의 일자리와 직결되는 미래 먹거리 산업의 발전과 국가 핵심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우리 모두의 노력은 한순간도 멈춰서는 안 된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 반도체 산업을 대표하는 재계 주요기업들은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급감으로 '반도체 한파'의 직격탄을 맞았다. ⓒ연합

국내 반도체 산업을 대표하는 재계 주요기업들은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급감으로 '반도체 한파'의 직격탄을 맞았다. ⓒ연합

증권가 "반도체 수요 회복 가시화는 올 3분기부터"


문제는 반도체 수요가 단기간 회복되긴 어렵다는 점이다. 증권가에서는 올 1분기 적자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놓는다. NH투자증권은 "반도체 실적 부진은 고객사 재고 조정 여파로 1분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면서 실적 반등은 올 3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이라고 관측한다. 데이터센터 장비 교체 수요와 중국의 리오프닝 등으로 반도체 수요가 회복될 수 있어서다.


이와 관련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계절적 요인이 줄어들고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시차를 두고 일어나면 (반도체 관련한) 무역적자는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반도체 시장이 2030년 1조 달러(약 1231조원)까지 장기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긍정적인 장기 전망을 내놓았다. 메모리·낸드 분야 장비 매출도 내년에 각각 30%, 27%씩 큰 폭 반등할 것으로 관측했다.


글로벌 평가 기관은 한국 반도체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의 재무 건전성은 여전히 견조하다고 진단했다.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신용평가는 1일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어려운 경영환경이 최소 상반기까지 이어지겠지만 삼성전자는 탄탄한 재무구조와 견조한 현금흐름 창출 능력, 선도적 기술력을 기반으로 힘든 시기를 잘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의 사업 경쟁력과 재무 건전성은 여전히 견조하다"며 "삼성전자(AA-)의 신용도가 유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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