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프리미엄 승부수 通...삼성 "반도체 감산·효율화 추진"

  • 송고 2023.04.07 15:13
  • 수정 2023.04.07 16:17
  • EBN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 url
    복사

올1분기 매출 20조4178억원·영업익 1조5천억원…삼성 추월

원자재 가격하락·수요 변동성 낮은 프리미엄 제품 전략 '승리'

삼성전자 이 기간 매출 63조·영업익 6천억원 역대급 '어닝쇼크'

삼성 정보기술 수요부진 이어져·반도체 침체 환경에 역풍 맞아

LG전자가 14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으로 삼성전자를 앞지른 데엔 치밀한 프리미엄 가전 전략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침체에 수요 변동성이 낮은 프리미엄 제품은 코로나19 이후 소비 패턴 변화에 부합해 실적 성장을 견인했고 글로벌 소비 격변기 틈을 타 약진했다. ⓒLG전자

LG전자가 14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으로 삼성전자를 앞지른 데엔 치밀한 프리미엄 가전 전략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침체에 수요 변동성이 낮은 프리미엄 제품은 코로나19 이후 소비 패턴 변화에 부합해 실적 성장을 견인했고 글로벌 소비 격변기 틈을 타 약진했다. ⓒLG전자

LG전자가 14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으로 삼성전자를 앞지른 데엔 치밀한 프리미엄 가전 전략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침체에 수요 변동성이 낮은 프리미엄 제품은 코로나19 이후 소비 패턴 변화에 부합해 실적 성장을 견인했고 글로벌 소비 격변기 틈을 타 약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물류비와 원자재 가격하락이 동반 작용하며 LG전자는 비용 절감 덕까지 봤다.


삼성전자가 정보기술(IT) 수요 부진 지속과 반도체 환경으로부터 역풍을 받은 것과 달리 LG전자는 비상경영 선포 후 강도 높은 재고 조정과 확연한 차별성을 둔 프리미엄 제품 전략으로 실적을 끌어냈다는 업계의 평가가 나온다.


LG전자, 경기침체에 변동성 낮은 프리미엄 전략·비상경영 통해


LG전자는 7일 올해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고 연결 기준 매출이 20조4178억원, 영업이익 1조497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6%, 22.9% 감소한 수치다. LG전자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 1조1149억원(에프앤가이드)를 상회했다.



ⓒLG전자

ⓒLG전자

이에 따라 LG전자는 2009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처음으로 14년 만에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앞지르게 됐다. 2009년 1분기 LG전자는 영업이익 5019억원을 기록하며, 삼성전자(4774억원)를 뛰어넘은 바 있다.


이같은 LG전자의 호실적은 지난해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워룸(War room·전시상황실)'을 가동해 본격화사업 구조 및 비용 절감 노력을 해온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흑자로 돌려세운 VS(전장)사업이 올해도 성장세를 지속 중이며 B2B 비중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실적 개선에 호재가 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주요 원자재 값과 물류비가 정상화되면서 비용 감소 규모도 예상을 상회하면서 LG전자는 비용 절감 덕도 톡톡히 본 셈이다.


특히,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수요 둔화에도사업 구조 개선하고 소비자 소비 패턴을 탐색한 것이 사업 성과로 가시화된 결과라고 LG전자 측은 설명했다


앞서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초 LG전자의 호실적을 예고한 바 있다. 김동원 연구원은 "올해 가전 (H&A)과 TV (HE) 부문 합산 영업이익 추정치를 2.2조원으로 기존대비 +22% 상향 조정한다"며 "가전 사업은 경기침체에 수요 변동성이 낮은 프리미엄 제품 비중 확대로 1분기부터 실적 성장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TV 부문도 유통재고 건전화 비용 반영이 소멸되며 지난 9개월간의 적자가 멈추겠다"면서 "이에 따라 LG전자는 올해 1분기부터 물류비와 원자재 가격하락에 따른 비용부담도 동반 감소하면서 전년대비 큰 폭의 이익 성장이 가능하다"고 호평했다.


삼성전자, 수요 부진 지속·반도체 침체 환경에 '역풍'


14년만에 LG전자가 추월한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1분기 잠정실적에서 어닝쇼크(실적충격)를 기록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 및 글로벌 경제 부진을 마주한 삼성전자는 지난 6개 분기 연속 70조원 넘겨온 기록을 멈추고 매출이 60조원대로 추락했다. 실적 주춧돌이었던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당초 예측보다 더 악화돼 반도체 부문에서 충격파가 컸던 것으로 풀이됐다. 영업이익이 6000억원으로 곤두박질 쳤는 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5.8% 급감한 수치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19% 떨어졌고, 영업이익은 95.8% 급감했다.


ⓒ연합

ⓒ연합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 밑으로 떨어진 건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0.59%, 영업이익은 86.08% 줄어들었다.


삼성전자는 잠정실적에서는 사업 부문별 세부 실적을 미공개했다. 시장에서는 그간 이어졌던 반도체 사업 불황으로 4조원 안팎에 달하는 적자가 전체 실적을 억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나마 지난 2월 출시한 갤럭시S23 스마트폰이 시장에 주목받으면서 모바일(MX) 부문이 반도체 손실을 일부 만회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측은 "IT 수요 부진 지속에 따라 부품 부문 위주로 실적이 나빠져 전사 실적이 전분기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메모리는 매크로(거시 경제) 상황과 고객 구매심리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및 다수 고객사의 재무 건전화 목적의 재고 조정이 지속되면서 전분기 대비 실적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시스템 반도체 및 삼성디스플레이도 경기 부진과 비수기 영향 등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반도체(DS) 부문은 전사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실적 주춧돌 역할을 했다. 하지만 현재는 메모리반도체의 산업 구조적인 부진으로 14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적자가 크게 불어난 것은 올 1분기 메모리 출하량과 가격이 동반 부진해서다. 고객사들이 누적된 재고를 소진하는 데 주력하면서 재고 자산 관리에 나서 메모리 주문량이 극미했고, 가격도 큰 폭 추락했다. 지난해 3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약 70% 폭락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실적 추락이 예정된 결과였다고 판단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업황 둔화에도 삼성전자의 감산 규모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이었다"면서 "업계 최고 생산능력과 공정 경쟁력에도 이익 둔화 폭이 SK하이닉스 등 경쟁사보다 컸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도 적자 전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모바일(MX) 부문이 반도체 손실을 일부 만회하면서 삼성전자 전사 적자는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과 가전 등 세트 사업을 총괄하는 DX부문은 1분기 4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DX 부문 내 스마트폰을 담당하는(MX) 사업부는 실적이 크게 올랐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월에 출고한 갤럭시S23 시리즈 출하량이 1000만대를 넘어서고 평균 판매 가격도 예상보다 상승하면서 실적이 예상치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일정부분 감산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추가로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감산 상황을 설명하면서 "중장기적인 투자는 지속해나간다는 성장 중심의 전략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시 참조, EBN 재구성

ⓒ공시 참조, EBN 재구성

ⓒ공시 참조, EBN 재구성

ⓒ공시 참조, EBN 재구성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