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최강 한파 갤럭시S23 봄볕으로 선방

  • 송고 2023.04.07 10:08
  • 수정 2023.04.07 10:09
  • EBN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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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술 수요 부진 지속 따라 부품 부문 위주로 실적 악화

메모리, 거시경제·구매심리 둔화·고객사 재고조정 지속 여파

모바일 사업부문, 갤럭시S23 흥행에 반도체 손실 일부 만회

"메모리 생산량 하향 조정中…중장기적 인프라 투자는 지속"

지난 6개 분기 연속 70조원을 넘겨왔던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매출이 60조원대로 추락하면서 우려했던 어닝쇼크(실적충격)에 직면했다.ⓒ삼성전자, 연합뉴스

지난 6개 분기 연속 70조원을 넘겨왔던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매출이 60조원대로 추락하면서 우려했던 어닝쇼크(실적충격)에 직면했다.ⓒ삼성전자, 연합뉴스

지난 6개 분기 연속 70조원을 넘겨왔던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매출이 60조원대로 추락하면서 우려했던 어닝쇼크(실적충격)에 직면했다. 실적 ‘지지대’였던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당초 예측보다 더 악화돼 반도체 부문에서 충격파가 컸다. 영업이익이 6000억원으로 곤두박질쳤다.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 밑으로 떨어진 건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2월 출시한 갤럭시S23 스마트폰이 인기를 끌면서 모바일(MX) 부문이 그나마 반도체 손실을 일부 만회하는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잠정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63조원, 영업이익 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 떨어졌고, 영업이익은 95.8% 급감했다.


앞서 크게 하향 조정된 시장 기대치(매출 64조2012원, 영업이익 1조1억원)보다 훨씬 떨어지는 규모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0.59%, 영업이익은 86.08% 줄어들었다. <하단 표 참조>


삼성전자는 잠정실적에서는 사업 부문별 세부 실적을 미공개했다. 시장에서는 그간 이어졌던 반도체 사업 불황으로 4조원 안팎에 달하는 적자가 전체 실적을 끌어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나마 지난 2월 출시한 갤럭시S23 스마트폰이 시장에 주목받으면서 모바일(MX) 부문이 반도체 손실을 일부 만회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삼성전자 측은 "IT 수요 부진 지속에 따라 부품 부문 위주로 실적이 나빠져 전사 실적이 전분기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메모리는 매크로(거시 경제) 상황과 고객 구매심리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및 다수 고객사의 재무 건전화 목적의 재고 조정이 지속되면서 전분기 대비 실적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시스템 반도체 및 삼성디스플레이도 경기 부진과 비수기 영향 등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반도체(DS) 부문은 전사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실적 주춧돌 역할을 했으나, 메모리반도체의 산업 구조적인 부진으로 14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적자가 크게 불어난 것은 올 1분기 메모리 출하량과 가격이 동반 부진해서다. 고객사들이 누적된 재고를 소진하는 데 주력하면서 재고 자산 관리에 나서 메모리 주문량이 극미했고, 가격도 큰 폭 추락한 결과다. 지난해 3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약 70% 폭락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업황 둔화에도 삼성전자의 감산 규모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이었다"면서 "업계 최고 생산능력과 공정 경쟁력에도 이익 둔화 폭이 SK하이닉스 등 경쟁사보다 컸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도 적자 전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판단했다.


업계에서는 그나마 모바일(MX) 부문이 반도체 손실을 일부 만회하면서 삼성전자 전사 적자는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과 가전 등 세트 사업을 총괄하는 DX부문은 1분기 4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보인다. DX 부문 내 스마트폰을 담당하는(MX) 사업부는 실적이 크게 올랐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월에 출고한 갤럭시S23 시리즈 출하량이 1000만대를 넘어서고 평균 판매 가격도 예상보다 상승하면서 실적이 예상치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2분기에는 D램 반도체 가격이 바닥을 찍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실적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출하 부진과 가격 하락이 동시에 맞물리면서 재고평가손실이 늘어나 메모리 적자 확대를 피할 수 없다"며 "1분기 D램 가격은 24%, 낸드플래시는 16% 떨어진 것으로 추산되며, 최근 9개월간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각각 76%, 68% 하락한 것으로 판단돼 상반기 삼성전자의 실적부진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삼성전자 역시 이번 잠정실적 설명 자료를 통해 생산량을 줄일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하반기부터는 업황이 반등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삼성전자는 "그간 난이도가 높은 선단공정 및 DDR5, LPDDR5 전환 등에 따른 생산 빗그로스(B/G) 제약을 대비해 안정적인 공급력을 확보하는데 공을 들였다"면서 "이를 통해 특정 메모리 제품은 향후 수요 변동에 대응 가능한 물량을 확보했다.


이어 "이미 진행 중인 미래를 위한 라인 운영 최적화 및 엔지니어링 런 비중 확대 외 추가로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감산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중장기적인 투자는 지속해나간다는 성장 중심의 전략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측은 "단기 생산 계획은 하향 조정했으나 중장기적으로 견조한 수요가 예상되는 만큼 필수 클린룸 확보를 위한 인프라 투자는 이어가고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한 R&D 투자 비중도 키워나간다"면서 성장 중심의 전략을 강조했다.


ⓒ금감원 공시 참조 EBN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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