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 중형조선소 허리띠 졸라멘다

  • 송고 2023.08.16 14:17
  • 수정 2023.08.16 14:18
  • EBN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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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J·대선, 상반기 800억원 중반대 손실 신고

원자재가격 상승 이전 수주한 선박 건조 영향

인력부족 문제 여전…인도지연 최소화가 관건

중형 조선소들이 건조한 선박. 제공=각사

중형 조선소들이 건조한 선박. 제공=각사

원자재가격 상승기 이전에 수주했던 선박들의 건조가 진행되면서 중형 조선소들의 올해 상반기 실적이 적자로 돌아섰다. 높은 선가에 수주한 선박들의 건조가 시작되는 연말부터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인력부족에 따른 선박 인도지연 부담은 여전해 향후 공정관리가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HJ중공업은 올해 상반기 매출 9064억원, 영업손실 863억원, 당기순손실 104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매출 7935억원, 영업이익 49억원, 당기순이익 232억원) 대비 14.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2분기에만 영업손실 752억원, 당기순손실 801억원을 기록한 것이 상반기 실적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자본총계는 2806억원으로 지난해말(3850억원)보다 1000억원 이상 급감했다. 자본금은 4164억원으로 자본잠식율은 32.6% 수준이다.


HJ중공업 관계자는 “원자재가격 및 인건비 상승이 조선업과 건설업 모두 영향을 미치면서 2분기에 상당한 규모의 충당금을 쌓은 것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며 “하반기 원자재가격 등이 안정을 찾게 되고 충당금도 일부 환입될 경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선조선도 2분기 대규모 손실을 신고하며 상반기 적자 폭이 크게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 매출 1499억원, 영업손실 858억원, 당기순손실 85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매출 1199억원, 영업이익 36억원, 당기순이익 51억원) 대비 2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상반기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의 대부분은 2분기(영업손실 760억원, 당기순손실 783억원)에 집중됐다. 손실폭이 확대되면서 상반기 말 기준 자본총계도 807억원으로 지난해 말(1664억원) 대비 51.5% 급감했다. 자본금이 1101억원인 대선조선은 실적악화에 따라 부분 자본잠식에 들어갔다.


케이조선도 올해 상반기 실적이 적자로 전환됐으나 HJ중공업과 대선조선에 비해서는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올해 상반기 매출 3243억원, 영업손실 54억원, 당기순이익 3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매출 2626억원, 영업이익 329억원, 당기순이익 310억원) 대비 26.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서고 당기순이익도 급감했다.


2분기에 71억원의 영업손실과 3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이 케이조선의 상반기 실적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케이조선 관계자는 “원자재가격 상승세가 본격화되기 전에 수주한 선박들이 올해 건조에 들어가면서 실적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며 “선박가격이 크게 오른 지난해 하반기 수주한 선박들이 강재절단과 함께 본격적인 건조에 들어가는 연말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원자재가격 상승과 인력부족으로 인한 공정지연 등이 중형 조선소들의 상반기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인력부족으로 인해 인건비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부족한 인력을 채우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가 크게 늘었다. 이들 노동자가 현장에 적응하고 선박 건조에 나서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교육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도 부담이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선박 인도가 지연되면서 늘어나는 지체배상금(LD, Liquidated Damage)도 고민거리다. STX중공업은 지난달 14일 대선조선이 발주한 선박용 엔진 계약 2건에 대한 종료일을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올해 7월 15일까지 납품할 예정이었던 엔진은 내년 7월 20일로, 올해 10월 31일까지 납품할 예정이었던 엔진은 내년 11월 13일로 연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선박 엔진의 납기가 미뤄졌다는 것은 그만큼 선박 인도가 지연되고 있다는 의미”라며 “인력부족으로 인한 공정관리 문제는 조선업계 전반의 고민거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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