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7년 만에’ 글로벌 명차와 어깨…제네시스 美서 ‘5대 중 4대’ 팔렸다

  • 송고 2023.09.18 14:01
  • 수정 2023.09.18 14:02
  • EBN 박성호 기자 (psh@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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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 제네시스 출범 위해 직접 진두지휘

해외 31만8627대…24만5129대 미국서 팔려

타이거 우즈 교통사고 전화위복…GV70·GV80 인기

미국 현지 제네시스 생산 차종 늘리고 GV90도 출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제공=제네시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제공=제네시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주도해 만든 럭셔리 브랜드는 제네시스다. 정 회장은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려면 포드의 링컨, GM의 캐딜락, 토요타의 렉서스, 닛산자동차의 인피니티, 혼다의 아큐라 등과 같은 럭셔리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지난 2015년 출범 전까지 브랜드 기획 및 조직 개편 등 전 과정을 진두지휘했다. 또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최고창의책임자(CCO),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부사장) 등 글로벌 유명 디자이너를 직접 영입하며 제네시스 디자인 철학을 완성했다.


제네시스 글로벌 주요 판매처는 미국이다. 누적 판매 100만대 돌파 원동력 또한 북미다. 제네시스는 5대당 4대를 미국에서 판매해 글로벌 자동차 요충지에서 럭셔리 브랜드 입지를 다지는 데 성공했다. 향후 완공 예정인 현대자동차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에서 제네시스 라인업을 확대 생산하며 미국 시장 공략을 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18일 EBN 취재를 종합한 결과 제네시스 브랜드는 미국에서 24만5129대가 팔렸다. 제네시스의 해외 판매량이 31만8627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5대 중 4대가 미국에서 팔린 셈이다.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종은 G80(7만2921대)이었으며 G70(5만4046대), GV80(5만1046대), GV70(4만6652대) 등이 뒤를 이었다.


제네시스 미국 판매량이 시사하는 의미는 크다. 미국은 자타공인 글로벌 자동차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미국 판매량 상승은 곧 글로벌 경쟁력 입증으로 이어진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5만6410대를 판매, 인피니티(4만6616대)를 꺾으며 유의미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제네시스 엠블럼 [제공=제네시스]

제네시스 엠블럼 [제공=제네시스]


제네시스의 미국 데뷔는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2010년부터 제네시스(자동차명)와 제네시스 쿠페, 에쿠스 등 프리미엄 세단을 매년 3만대 가까이 판매하며 제네시스 브랜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에 2015년 제네시스 브랜드를 공식 출범하고 2016년 미국 시장에 G80과 G90을 공식 출시했다.


미국 출시 후 제네시스는 고전을 거듭했다. 론칭 첫해 2만6409대를 판매했으나 ▲2017년 2만740대 ▲2018년 1만312대 ▲2019년 2만1236대 ▲2020년 1만6384대를 기록하며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전의 계기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GV70과 GV80이 만들었다. 2021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차가 뒤집히는 교통사고를 겪은 것. 당시 우즈는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대회 참석을 위해 LA에 체류하며 GV80을 이용하고 있었다. 우즈가 운전한 GV80은 주행 도로에서 9m 이상 구르며 앞부분과 범퍼가 완전히 파괴됐지만, 차량 내부는 온전한 상태로 발견됐다.


당시 USA투데이는 “우즈가 미국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은 차량을 타고 있었다”면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고급 차 브랜드가 주목받았다”고 설명했다.


뜻하지 않게 안전성을 입증받은 이후 제네시스의 판매량은 급증했다. 2021년 4만9621대의 판매고를 기록했으며 GV80이 2만316대, 그해 출시한 GV70이 1만735대 팔려 세단의 인기를 앞질렀다.


2022년은 제네시스 브랜드 신기록을 경신한 해다. 반도체 수급난에도 불구하고 GV70 1만9141대, GV80 1만7521대 등 총 5만6410대를 판매하는데 성공했다.


올해도 신기록 경신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제네시스는 8월까지 미국에서 4만4017대를 팔았다. 단순 평균치로 환산한다면 제네시스는 올해 약 6만6000대의 판매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미국 내 포르쉐(7만36대), 랜드로버(5만9480대) 판매량과 비슷한 수준으로, 럭셔리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는 셈이다.


제네시스 GV80 [제공=제네시스]

제네시스 GV80 [제공=제네시스]


제네시스의 인기를 증명이라도 하듯, 제네시스의 미국 내 평가도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J.D. Power)사가 발표한 ‘2022년 신차품질조사(IQS)’에서 제네시스는 프리미엄 브랜드 1위를 기록했다. 해당 조사는 1987년부터 시작된 세계 최고 권위의 품질조사다. 제네시스는 2017년~2020년 4년 연속 1위, 2021년 2위에 이어 다시 1위에 오르며 최고의 품질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최근에는 제이디파워(J.D. Power)의 ‘2023 미국 기술 경험 지수 조사(TXI)’에서 경쟁 럭셔리 브랜드를 모두 제치고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제네시스는 미국 내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간다. 우선 현재 GV70 전동화 모델을 생산 중인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을 비롯해, 오는 2025년 완공 예정인 현대차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HMGMA)에서도 신규 플랫폼이 적용된 전용 전기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제네시스는 전기차 생산지를 다변화해 글로벌 전동화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규 플랫폼 적용된 전기차는 GV90이 될 것으로 보인다. GV90은 현재 현대차그룹이 사용 중인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아닌 차세대 플랫폼 ‘eM’을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 내 GV90의 양산은 2026년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송민규 제네시스사업본부장 부사장은 “제네시스는 출범 이후 고객을 위해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창조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왔으며, 그 여정 속에서 의미 있는 성장을 기록했다”며 “세상에 없던 제네시스만의 특별한 럭셔리 경험들을 계속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네시스 G90과 장재훈 사장 [제공=제네시스]

제네시스 G90과 장재훈 사장 [제공=제네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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