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무휴’ 쿠팡…배송업계는 또 ‘갑론을박’

  • 송고 2023.09.18 16:02
  • 수정 2023.09.18 16:03
  • EBN 이재아 기자 (leejaea555@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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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로사대책위 기자회견서 “쿠팡만 연휴 내내 물류 허브 가동”

쿠팡CLS “연휴기간 의무 배송, 강제 해고는 100% 가짜뉴스”

배송 경쟁 과열 막아야 vs 자체 시스템 존중…업계 의견 분분

쿠팡이 다가올 6일간의 추석 연휴동안 물류 허브 가동을 중단하지 않을 방침으로 알려지면서 배송업계 및 노동자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시작됐다. 픽사베이

쿠팡이 다가올 6일간의 추석 연휴동안 물류 허브 가동을 중단하지 않을 방침으로 알려지면서 배송업계 및 노동자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시작됐다. 픽사베이

쿠팡이 다가오는 6일간의 추석 연휴동안 물류 허브 가동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방침이 알려지면서 배송업계 및 노동자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시작됐다.


연휴 기간 운영되는 택배 시스템을 두고 노동자 단체와 쿠팡 측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업계 내에서도 배송 경쟁 과열을 우려하는 입장과 쿠팡의 선진화된 자체 물류 시스템을 존중한다는 입장 등으로 의견이 나뉘고 있어서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택배노동자 과로사대책위원회는 지난 12일 쿠팡의 물류배송 자회사 쿠팡CLS 상대로 기자회견 열었다. 쿠팡CLS가 추석 연휴 6일 내내 물류 허브를 가동할 예정이라며, 추석 당일 하루만이라도 노동자들이 제대로 쉴 수 있게 하라고 촉구한 것이다.


이들은 CJ대한통운, 한진, 로젠, 롯데 등 다른 택배 회사 대부분이 연휴 하루 전인 27일부터 10월 2일까지 6일 동안 물류 터미널 가동을 중단하고 택배 근로자들의 휴식을 보장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우선 쿠팡은 명절 연휴에 택배 근로자들을 무자비하게 혹사시킨다는 기자회견 내용들에 난감하단 입장이다. 쿠팡친구(옛 쿠팡맨)는 주5일 근무와 함께 연중 130일 원하는 날짜에 쉴 수 있으며, 쿠팡CLS 역시 ‘백업 기사’가 있을시 대체 기사 비용 부담 없이 쉴 수 있도록 시스템화했기 때문이다.


또 쿠팡은 그간 허브 가동 중단으로 인해 폭증한 배송 물량을 연휴 기간 이후 감당하도록 하는 게 택배 근로자들을 더 과로시키는 방법이라 판단하고 있다. 연휴 기간 전후로 증가한 배송 물량은 추가 인센티브를 원하는 근로자들로 대체 인력을 구비해 운영하기 때문에 문제없다는 입장이었다.


이들은 같은 맥락에서 업계가 지정한 ‘택배 없는 날’에도 동참하지 않고 있다.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 없이 인위적으로 지정한 휴무는 물량 폭증만 야기하고, 결국 택배 근로자들의 과로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이에 맞서는 택배 근로자 단체들의 입장도 있다. 일단 쿠팡CLS는 대리점주와 영업계약을 맺고, 택배 근로자들은 각 대리점에 속해 배송 업무를 수행한다. 쿠팡은 택배 근로자들의 휴무를 원할 시 용차(외부 화물차) 비용을 받지 않지만 이에 연결되는 대리점 측이 비용을 받고 있어, 결국 택배 근로자들의 자율 휴무 제도가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이었다.


여기엔 시스템상의 한계가 따랐다. 쿠팡CLS의 경우 각 대리점이 배송기사인 퀵플렉서로부터 용차 비용을 받지 않도록 하나 현행법상 개별 대리점들의 운영 방식에 개입할 수 없어서다. 결국 쿠팡이 당장 나서서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없지만, 근로자 단체들은 쿠팡이 이를 제대로 감리감독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탓하는 모습이 펼쳐지고 있다.


이에 쿠팡CLS 관계자는 “추석 연휴 6일 동안 의무적으로 배송을 해야 하고 하루라도 쉬면 해고를 당한다는 민노총 택배노조의 주장은 100% 가짜뉴스며, 추가 배송은 퀵플렉서는 본인의 희망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부 단체와 노동자들로부터 쿠팡이 모든 질타를 받는 듯 보이지만, 오히려 수면 아래에선 자체 배송망을 갖춰 연휴 때도 물류량 관리가 상대적으로 원활한 쿠팡을 따라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업체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명절 물량을 싹쓸이할까봐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게 사실이고, 이에 따라 명절마다 배송업체들의 경쟁 과열이 계속해서 심화될까봐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며 “이미 일부 업체들은 익일·추석 당일 배송까지 가능하도록 일부 서비스를 개편하고 있기도 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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