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價 1.6년래 최고치…철강사 ‘가격인상’ 시름 깊다

  • 송고 2023.12.27 12:55
  • 수정 2023.12.27 12:56
  • EBN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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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광석 톤당 140달러 근접·원가부담 한계

건설 수요부진, 후판 수입급증·가격인상 고민

“지금이 바닥” 내년 초 본격 가격반등 기대

현대제철이 생산한 열연 제품.[제공=현대제철]

현대제철이 생산한 열연 제품.[제공=현대제철]

철강사가 생산 원가부담 압박에 시달리며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철광석 가격이 30% 이상 오르고 전기요금도 인상됐기 때문이다.


건설 등 수요부진과 수입량 급증으로 인해 그동안 원자재가격 상승에도 가격 인상 주장에 힘을 싣지 못했다. 원가부담 한계치에 다다른 것. 여기에 중국과 일본 등 주요국 철강사의 가격 인상 움직임에 발맞춰 수익성 방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27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지난 22일 기준 톤당 136.32달러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중순 130달러선을 돌파한 철광석 가격은 상승세를 지속하며 이달 15일 135달러선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6월 10일(144.37달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철광석 가격은 올해 상반기만 해도 100~110달러선에서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8월 중순부터 반등하기 시작한 이후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지난 26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철광석 선물 가격은 톤당 140달러를 돌파했다.


상반기 대비 철광석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철강사들의 고민이 깊다. 원자재가격 상승분을 철강 제품에 반영해야 하나 수요둔화에 건설업종의 경우 계절적 비수기인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수요가 더욱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한전이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을 단행한 것도 철강사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조선업종의 경우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후판 가격은 오히려 내려야 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철강사들은 올해 하반기 조선향 후판을 톤당 90만원 중반 수준에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상반기 대비 약 3만원 인하된 것이다.


상반기 후판 협상이 진행되던 지난 5월 대비 철광석 가격이 30% 이상 올랐음에도 중국, 일본에서 수입되는 후판이 늘어남에 따라 철강사의 가격 인상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의 한반도 상륙으로 포항제철소가 침수됐다. 이후 늘어나기 시작한 후판은 올해도 중국과 일본에서 각각 100만톤 이상이 유입되며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가격인상 주장보다 ‘수급논리’가 힘을 받았다.


지난해 200만톤 이상 수입된 후판은 올해도 200만톤을 넘어섰다. 지난 2018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2021년 44만6000톤에 그쳤던 중국산 후판 수입량은 올해 3배 이상 늘어나며 130만톤을 넘긴 것.


내년에도 철강시황은 유의미한 반등을 보이기 어려울 전망이다.


세계철강협회는 내년 글로벌 철강수요가 올해 대비 1.9% 늘어나고 한국은 1.1% 증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의 경우 친환경차 판매 호조를 보이는 자동차업종과 선박 수주가 증가하고 있다. 조선업의 수요가 내년에도 견조한 반면 건설업종은 총선에 따른 SOC 투자 확대 외에 민간수요 회복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이를 감안하면 내년에는 올해를 저점으로 바닥을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 이상의 성장을 기대할 만한 모멘텀이 없다는 지적이다.


향후 전망이 긍정적이지 못한 상황이다. 원가부담이 한계에 달한 만큼 철강사들은 가격 인상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달 들어 형강 제품을 톤당 3만원 인상하키로 했다. 철근 제품에 대해서도 원칙마감 기조를 강화하며 유통가격 하락폭이 과도해지는 상황을 경계하고 있다.


포스코는 내년 1월 계약분부터 강관업체 등에 공급하는 실수요향 열연 가격을 톤당 5만원 인상하기로 했다. 이번 가격 결정은 철광석 가격 상승세와 중국, 미국 등 주요국 열연 가격동향을 고려해 이뤄졌다.


중국의 경우 내수용 열연 가격이 톤당 600달러선에 근접했다. 이는 500달러 초반이던 2개월 전에 비하면 60~70달러 오른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주 1만원 안팎의 하락세를 지속하던 철스크랩 가격이 바닥을 다지면서 철근 및 형강의 가격 인상에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 철강사들도 수익성 방어를 위해 열연 가격 인상에 나선만큼 내년 1월 말이나 2월부터 철강재 가격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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