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차세대시스템 추진 지연?…SK(주) C&C "가처분 고려"

  • 송고 2016.04.20 19:01
  • 수정 2016.04.20 19:01
  • 박종진 기자 (truth@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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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세부내용 들여다보니 원하는 수준과 맞지 않아"

SK(주) C&C, 발주사 교보생명 갑질…"기술 문제 아니야"

교보생명 광화문 본사. ⓒ교보생명

교보생명 광화문 본사. ⓒ교보생명

교보생명의 차세대시스템 개발에 제동이 걸렸다. 우선협상대상자인 SK(주) C&C와의 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이다.

SK(주) C&C가 교보생명의 갑질이라며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보전과 계약체결 및 계약이행금지 가처분신청까지 고려하고 있어 교보생명의 차세대시스템 개발은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

20일 보험업계와 IT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과 SK(주) C&C가 차세대시스템 개발을 놓고 진행하던 협상이 결렬됐다. 지난 18일 교보생명이 우선협상기간 경과를 이유로 협상 결렬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세대시스템은 교보생명이 업무 효율화를 위해 IT시스템을 고도화하기 위해 추진 중인 사업으로, 프로젝트 기간은 30개월로 예상되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인 SK(주) C&C와 협상을 진행했지만 세부내용에서 원하는 수준과 차이가 있어서 결렬됐다"며 "당사가 원하는 개발 방향에 C&C의 기술력이 충족되지 않아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교보생명이 협상과정에서 제안요청서(RFP)에 명시되지 않은 부분을 협상 중에 요구하고,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IT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이 제안요청서에 명시하지 않은 개발방법론으로 LG CNS의 MDD방식을 요구한 것으로 안다"며 "어떤 회사에서 자사 기술을 두고 경쟁사의 방식을 채택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RFP 배포 이후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는 기간까지 통상 한 달이 걸리는데, 교보생명은 최초 발표 예정 시기에 자문단을 조직했고 발표는 그로부터 세 달 뒤에 했다"며 "1차 평가를 한 뒤 내부적으로 재평가를 통해 선정한 것으로, 분명 신중히 결정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SK(주) C&C는 교보생명이 우선협상대상 선발 시 '기술력 9:비용 1'의 비율로 평가했다며 결렬 사유는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SK(주) C&C 관계자는 "교보생명이 협상 과정에서 특정 회사가 갖고 있는 기술을 요구한 것, RFP 상에 명시되지 않은 것을 언급한 것 등이 문제의 발단"이라며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보전 등의 가처분신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2500억원이 투입되고 30개월의 기간이 걸리는 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당사가 요구하는 수준을 완벽히 충족시킬 수 있는 기업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제시한 요건이 맞지 않는 상황에서 우선협상대상이라고 계약을 체결할 순 없다"며 "다음 협상대상에게도 SK(주) C&C에 제시했던 똑같은 수준의 구현을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보생명의 새로운 협상대상자는 LG CNS가 될 것으로 보인다. LG CNS는 지난 2010년 당시 우선협상대상자였던 SK C&C(구.SK주식회사 C&C)대신 교보증권의 차세대시스템 '드림 2.0'을 수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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